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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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부산에 쩔쩔맨 이유는?

기사입력 2008.09.01 09:09 / 기사수정 2008.09.01 09:09

문용선 기자



[엑스포츠뉴스=문용선 기자] 패배는 면했다. 그러나 져도 할 말이 없던 경기였다.

수원은 K-리그 17라운드에서 부산을 맞아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전반 종료 직전, 부산의 스트라이커 정성훈이 프리킥을 수원 골문에 꽂아 넣으며 수원을 벼랑 끝에 몰았다.

전반기에 비해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던 수원은 후반전에도 부산의 튼실한 수비력에 막히며 이렇다 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후반 추가 시간에 수원의 베테랑 김대의가 날린 슈팅이 골망을 흔들며 패배의 수렁에서 팀을 구해냈지만, 수원의 차범근 감독과 팬들에게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임에 틀림이 없다. 왜 수원은 부산에 고전해야 했을까?

3백 전환이 불러온 측면 누수

수원은 기존의 포백라인 대신 스리백 체제로 전환하며 부산과의 경기에 임했다. 마토-김성근-곽희주로 이어지는 '플랫 3' 를 구축한 것. 여기에 김대의와 송종국이 좌우 윙백을 맡으며 측면을 맡았다. 지난 인천전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양상민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3백으로 바뀐 수원 수비의 틈을 부산은 금세 찾아냈다. 바로 수원의 왼쪽 측면 공간이 상대적으로 많이 비는 것을 알아차리고 집요하게 파고든 것. 우측면의 곽희주와 송종국은 비교적 부산의 공격을 침착하게 방어했지만, 좌측의 마토와 김대의는 그러지 못했다.

김대의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열심히 뛰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독이 됐고, 마토의 느린 발은 부산에 더 많은 공간을 열어주었다. 결국, 부산은 한정화를 앞세워 수원의 좌측면을 물고 늘어졌고, 이 같은 현상은 후반전 다시 4-4-2로 전환하며 포백라인을 회복할 때까지 계속 됐다.

스트라이커들의 계속되는 침묵

수원의 스트라이커들은 오늘도 침묵했다. 워낙 부산이 준비를 잘하고 나왔고, 새롭게 영입된 '외국인 수비수' 파비오가 좋은 활약을 보이며 부산수비가 좋았던 점도 있다. 하지만, 몇 경기째 기존 공격수들이 골을 넣지 못한다는 것은 감독에게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수원은 최전방에 에두와 루카스, 두 외국인 선수를 배치하며 경기를 시작했다. 에두는 기존처럼 좌우 측면을 오가며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무너트리려 했고, 루카스는 후방에서 날아오는 공중볼을 따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에두의 움직임은 철저한 대비를 하고 나온 부산 수비수들에게 쉽게 읽혔고, 크게 위협을 주지 못했다. 루카스 또한 부산 중앙수비수 김유진과 파비오와의 공중볼싸움에서 역부족인 모습을 보였다. 전방의 두 선수가 힘을 쓰지 못하자 수원의 공격은 단조로운 패턴을 보이며 더욱 답답한 경기를 해야 했다.

후반전 교체로 들어온 서동현과 이천수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반기에 침착한 마무리 능력을 선보이며 득점 행진을 이어갔던 서동현은 최근 들어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득점포 가동을 멈춘 상태다.

지난 인천전 결승골의 주인공 이천수도 독기를 품은 부산 수비진의 끈질김에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여기에 황선홍 부산 감독이 수비 라인을 전진시키지 않고, 수비 뒷공간을 최소화시켰던 것도 이천수의 위력을 약화시키는데 주효했다. 반대로 수원 선수들은 후반 몇 차례나 이천수에게 공중볼 경합을 하게 하는 높은 공중 패스를 연결하며 스스로 기회를 잃게 하였다. 이천수는 분명히 좋은 선수임이 틀림없지만, 중원에서 공중볼 경합을 강요하는 것은 올바른 활용법이 아니었다.

수원은 부산에 천신만고 끝에 1-1무승부를 기록하며 2주간의 짧은 휴식기를 갖게 되었다. 3점차로 성남에 다시 쫓기게 된 수원은 이 기간에 팀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노출된 문제점을 반드시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돌파에 실패하며 넘어지는 이천수 (C) 엑스포츠뉴스 강창우 기자]
[사진 = 돌파에 실패하며 넘어지는 이천수 (C) 엑스포츠뉴스 강창우 기자]



문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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