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13경기에 나서 8승 2패. 명실상부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로 거듭난 박세웅이 이미 지난해의 성적을 넘어 새로운 '커리어하이'를 작성해가고 있다.
박세웅은 2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wiz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지난 13일 KIA전에서 6⅓이닝 6실점 5자책을 기록했으나, 두 번의 부진은 없었다. 곧바로 에이스의 면모를 회복한 박세웅은 타선의 든든한 득점 지원 속에서 제 역할을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타조화를 앞세워 롯데는 6연패를 끊고 승리를 챙겼다.
이제 시즌 시작한지 3개월도 지나지 않았지만 박세웅은 이미 지난해의 자신을 뛰어넘었다. 이닝소화력, 평균자책점, 위기관리능력 등 모든 면에서 진일보한 모습을 보였다. 롯데 팬들에게 박세웅 선발 등판 경기는 지난 시즌과는 차원이 다른 안정감으로 다가올 정도다.
달라진 점 첫 번째는 올 시즌 박세웅이 고르게 많은 이닝을 소화한다는 것이다. 2016 시즌 박세웅은 많으면 8이닝, 적으면 3회를 다 마치지 못하고 내려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이번 시즌 최소 이닝이 5이닝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도 선발 투수로서의 역할은 늘 해냈다. KIA전 선발로 나섰을 때도 6실점으로 많은 점수를 내줬지만, 7회까지 마운드에 오르며 불펜에 미칠 과부하를 최소화했다. 20일 경기가 끝나고 박세웅은 "올해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고, 목표를 그대로 이행하는 중이다.
이닝 소화가 늘며 동시에 실점은 줄었다. 이번 시즌 박세웅은 KIA전 6실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3실점 이하로 마운드를 지켰다. 비자책점 경기 2번, 1자책점 경기가 6번이었다. 자연스럽게 평균자책점은 하락했다. 5월까지 굳건히 1점대 방어율을 지키던 박세웅은 6월 들어 실점이 다소 늘어났지만, 2.03의 평균자책점으로 리그 3위에 올라있다. 국내 선수로만 범위를 좁히자면 임기영(1위, ERA 1.82)에 이어 두 번째다.
한 순간 마운드에서 무너지던 '붕괴' 현상도 많이 사라졌다. 시범경기부터 호투를 펼쳤던 박세웅에 대해 롯데 조원우 감독은 "마운드에서 생각이 많은 편이다. (마음을) 비우고 던진다면 리그 최고의 에이스가 될 수 있는 재목"이라고 칭찬한 바 있다. 잡념이 사라지자 투구는 더욱 강해졌다. 박세웅은 20일 경기에서도 매 이닝 주자를 출루시켰으나, 실점까지 허용했던 경우는 단 한 번 뿐이었다. 위기관리능력이 생기며 더 오래 던질 수 있게 됐다.
지난해 6월까지 좋은 성적을 유지하며 6승을 거뒀으나, 7월 21일 7번째 승리 이후 박세웅은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쳤다. 후반기에 가까워질 수록 체력은 부족해진다. 박세웅은 같은 아쉬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시즌 전부터 웨이트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체력 없이는 기복 없는 꾸준한 성적도 없다고 생각해서다.
성적 측면에서도 발전이 뚜렷한 박세웅이지만 선발 투수, 에이스로서의 책임감도 늘었다. 20일 kt전을 마친 후 박세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얻은 승리여서 기분이 좋다. 부담감도 있었지만 책임감을 안고 던졌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러면서도 "나 혼자의 승리가 아닌, 야수 선배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승리였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이미 지난해의 자신을 뛰어넘은 박세웅이 이번 시즌 자신의 커리어하이를 어디까지 높일 수 있을까. 믿음직스러운 영건의 성장에 야구팬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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