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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국내 공격수 활약 살아나기 시작

기사입력 2005.02.15 04:15 / 기사수정 2005.02.15 04:15

이상규 기자
두터운 선수층과 더불어 젊은 선수들 기량을 향상 시키는데 능하기로 잘 알려진 수원. 타팀에 비해 좋은 선수층을 갖추었고, 약 10년간 K리그와 아시아 무대에서 통산 16번의 우승을 차지한 K리그의 명문 구단이다.

그동안 수원의 전력을 높인 선수들이 많이 배출 되었다. 우선 고종수, 김진우, 박건하 등과 같은 1990년대 중반과 후반에 핵심 선수로 자리 잡은 선수들이 있다. 2000년대 초반과 중반에는 김두현, 조성환, 곽희주 등을 꼽을 수 있다. 비록 타팀 소속이지만 조병국, 권집, 손대호, 남궁웅 등도 수원에서 맹활약 펼친 경력이 있는 젊은 선수들이다.

특히 수비수와 미드필더에서 유능한 국내 선수들이 많이 배출 되었다. 골키퍼에는 현재 이운재, 김대환, 박호진 같은 선방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포진했다. 그런데 박건하 이후, 유능한 국내 공격수들이 그동안 배출되지 못하거나,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들어 다시 빛을 볼 수 있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수원을 빛낼 국내 공격수를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용병 공격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기근과 함께 수원 창단 초기에 팀 공력력을 높인 1996년 신인왕 박건하는 1990년대 중후반까지 수원 공격력을 높였지만, 샤샤와 비탈리에게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주로 조커로 활약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오면서 활약도가 점점 침체되더니, 2002년 정규리그 도중에 포지션을 수비수로 전환했다.(박건하는 이랜드에서 맹활약 펼쳤지만, 프로팀이 아닌 실업팀 소속 이었다.)

▲ 나드손
ⓒ2005 A3 챔피언스컵
박건하 이후, 주전 공격수로서 그동안 수원의 공격력을 높여왔던 선수들은 이렇다. 샤샤, 비탈리, 산드로, 데니스(이성남), 뚜따, 나드손, 마르셀 같은 용병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1990년대 후반에 동유럽 출신 샤샤 등이 있었고, 2000년대 초반과 중반에는 산드로 등과 같은 브라질 출신 선수들이 있었다. 2000년대 초반에는 러시아 국적(현 한국 국적)의 윙어 데니스가 공격수로 활약했다.

한국 최고 공격수 계보에 포함된 황선홍은 2000년에 수원에서 잠시 뛰었으나, 단 1경기만 출전했다. 당시 그라운드의 악동으로 꼽혀왔던 데니스 와의 불화가 없었다면, 수원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간이 길었을 것이다.

고졸 출신으로 수원에 입단한 조재진은 2000~2001년에 산드로 등과 같은 용병 공격수들에 의해 주전 경쟁에서 밀린데다, 부상까지 얻으며 2년간 8경기만 출전했다. 상무에서 제대하여 팀에 복귀한 2004년에는 나드손과 마르셀에게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현 소속팀 시미즈에서 맹활약 펼치고 있는데다 국가대표를 맡고 있지만, 수원에서의 활약이 부진했던 대표적인 국내 공격수다.

청소년대표 윤화평은 작년말에 경찰청에서 제대했지만, 프로 첫 해를 보낸 2002년에 단 1경기 출전에 그쳤다. 윤화평과 함께 청소년대표 경력이 있으나 작년에 상무에 입대한 정윤성은 프로 첫 해를 보낸 2003년에 부상 등으로 11경기 출전 1골 1도움에 그쳤고, 2004년에는 출전 경력이 없다. 2003년에는 주로 오른쪽 윙으로 출전했으나, 기복이 심한 활약을 펼쳤다.

서정원은 2002년 11월 17일 부천전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하여 해트트릭을 달성했지만, 실제 포지션은 윙어다. 수원 공격력의 침체기를 겪은 2003년 초반에는 수비수까지 겸하는 손대호와 손승준이 공격수로 출전했다. 심지어 2002년 정규리그 도중에 수비수로 전환한 박건하가, 2003년 5월 18일 안양전에서 주전 최전방 공격수로 다시 출전했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김동현

박건하가 공격수로서 2000년대 들어 침체에 빠진 이후, 조재진 등과 같은 사례를 통해 봤듯이 지금까지 유능한 국내 공격수가 배출되지 못하거나 활약상이 부족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박건하를 이을 유능한 국내 공격수가 다시 탄생할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 김동현
ⓒ2005 A3 챔피언스컵
그 중심에는 차범근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21세의 젊은 공격수 김동현이 있다. K리그에서 첫 해를 보낸 2004년에는 26경기에 출전하여 4골 2도움을 기록했다. 주로 조커로 출전하고 있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이 풍부한 공격수다. 작년 후기리그 중반부터 급상승 타기 시작하더니, K리그 정상급 조커로 도약했다. 마르셀의 주전 자리를 위협할 정도로, 팀내 입지까지 상승했다.

상대 수비진을 제압하기 위해 육중한 체격(188cm, 85kg)과 특유의 대담함을 앞세워, 체력과 힘을 소모 시킬 수 있는 공격수다. 제공권 장악능력과 몸싸움, 파워 등이 강한 거친 타입이다. 예전에 단점으로 꼽혀왔던 둔한 움직임이 대담함을 통하여 많이 개선 되었고, 드리블을 통하여 상대 수비진을 끌고 다니면서 흔드는데 능하다.

근래들어 수원에 입단한 젊은 공격수들은, 입단 초기에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는 김동현 또한 마찬가지였다. 시즌 내내 많은 경기에 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후기리그 초반까지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러나 기량이 점차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경기력이 상승했고, 결국 실전에서 뛰어난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김동현의 2005년 등번호는 27번에서 10번으로 바뀌었다. 등번호 10번은 팀에서 맹활약 펼치는 선수가 다는 경우가 많은데다, 다른 번호에 비해 상징성이 크다. 팀의 핵심적인 선수로 성장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앞으로 팀의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잡거나, 거의 매 경기마다 기복없이 자신의 뛰어난 기량을 유감없이 뽐낼 경우, 박건하를 이을 수원 공격력을 높이는 국내 공격수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안효연 등도 가능성이 있다

차범근 감독이 2003년 가을에 수원 사령탑으로 내정된 이후, 2004년의 김동현을 통하여 수원 소속 국내 공격수의 활약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차범근 감독은 한국 최고 공격수 계보에 포함된 경력이 있다. 2005년에는 공격수 안효연, 윤화평이 수원 공격을 이끌어가는 국내 공격수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 또 유망주 신영록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 안효연
ⓒ2005 A3 챔피언스컵
이미 2004년에 부산 소속으로서 맹활약 펼쳤지만, 올해초 수원으로 이적한 안효연의 활약이 기대되는 2005년이다. A3 챔피언스컵 선전전에서 주전 공격수로 출전한 안효연은, 빠른발과 위협적인 돌파력을 통하여 팀의 기동력을 높일 수 있는 공격수다. 동료 선수를 향한 볼 배급까지 정확한데다, 공격 기회까지 잘 만들 수 있다. 발 빠른 선수 등을 선호하는 차범근 감독 스타일에 잘 맞는 선수다.

작년말에 경찰청에서 제대한 윤화평은, 작년 FA컵 2경기에서 2골을 넣었다. 올해초 연습경기에서도 골을 넣으며, 골 감각을 끌어 올리고 있다. 2005년에 주전으로 출전할 가능성이 낮으나, 수원이 타팀에 비해 더 많은 대회에 출전하기 때문에, 주전으로 출전할 기회가 생겼다. 주어진 출전 기회를 잘 이용하여 맹활약 펼칠 경우, 윤화평 또한 수원 공격력을 높이는 공격수로 자리 잡을 수 있다.

16세인 2003년에 프로 첫 해를 보낸 유망주 신영록도 올해 빛을 볼 가능성이 크다. 현 U-20 청소년 대표팀에서 박주영 등과 함께 팀 공격력을 이끌고 있는 신영록은, 위협적인 돌파력과 부지런한 움직임 등이 뛰어난 공격수다. 2003~2004년에 각각 3경기와 6경기 출전한 신영록은, 앞으로는 출전 기회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8세의 나이에 K리그 최연소 골을 기록할 가능성이 큰 공격수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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