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8.25 16:49 / 기사수정 2008.08.25 16:49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17일 동안 전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2008 베이징 올림픽이 24일 벌어진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올림픽이 무엇보다 값진 것은 한국선수단이 금메달 13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로 종합 7위를 기록해 역대 올림픽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다는 것이다.
애초, 베이징에 도착하기 전에 금메달 10개로 10위권 진입을 노렸던 한국선수단은 이 목표가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편파판정이 무엇보다 우려됐으며 양궁과 태권도 등 한국 팀이 강세를 보이는 종목에 홈팀인 중국이 떠오르는 점이 한국선수단의 걱정거리이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선수단은 어느 경기에서도 중국의 기세에 밀리지 않았으며 모든 종목에 걸쳐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기존의 훈련 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새롭고 과학적인 원리를 받아들인 창의성과 실전에 임해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들의 땀과 눈물이 오늘날의 결실을 완성했다.
기초 종목의 성장, 과학적인 훈련방식이 불러온 쾌거
지난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한국선수단이 메달을 획득한 종목은 12개였다. 이번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는 14개의 종목에서 고르게 메달을 수확했으며 특히, 그동안 한국 선수들이 활기를 치지 못했던 기초종목에서 선전을 보인 것은 무엇보다 값진 결과였다.
한국 수영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정상을 차지한 박태환(19, 단국대)은 과학의 힘이 만들어낸 성과였다. 노민상 수영대표팀 감독은 '생리학'에 대해 깊숙이 연구하면서 박태환이 가진 신체적인 장점과 문제점을 철저하게 분석해내, 체계적인 훈련법을 완성시켰다.
또한, 값비싼 장비를 도입해서 박태환의 몸을 세밀하게 체크하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과학적인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서 부상을 방지시키고 모든 구간에서 최대의 스퍼트를 낼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 냈다. 이러한 노력은 동양선수들이 넘볼 수 없다고 여겼던 남자 자유형에서 값진 금메달과 은메달로 나타났다.
박태환과 비슷한 예는 여자역도 무제한급에서 세계신기록을 수립한 '역도 여제' 장미란(25, 고양시청)에게서도 볼 수 있다. 장미란도 바벨을 들어올리는 데에 밸런스를 유지하고 흔들림이 없는 '최상의 자세'를 완성하기 위해 과학의 힘을 빌렸다.
좌우 근육 밸런스를 잡기 위한 프로그램이 장미란의 압도적인 기량과 세계신기록을 완성해 내는데 큰 일조를 했다. 여기에 신중하기로 소문난 장미란의 자기 컨트롤도 한 몫 더해졌다.
그리고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남녀 양궁 팀은 대한양궁협회의 든든한 지원 아래, 양궁경기가 벌어지는 베이징 그린경기장 현지 분위기에 적응하기 위한 프로그램에 힘입어 각각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어느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된 자세를 완성했고 한발로 인해 승부가 가려지는 양궁의 특성상 '강심장'을 만들기 위해 힘든 군사훈련도 받으면서 강한 정신력을 길러왔다.
경기장에 들어서면 어느 나라의 선수들보다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모습
한국대표선수들의 엄청난 양의 훈련은 종목에 따라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특히 여자 핸드볼 팀의 훈련량은 태릉에서도 자자했다. 강인한 체력을 기르기 위해 매일 '지옥 훈련'을 감행했던 여자 핸드볼 팀은 서른이 훌쩍 넘은 노장들이 주축이 되었지만 후반에 들어서도 지치지 않는 '강철 체력'을 보여줬다.
비록 준결승전에서 어이없는 심판 오심으로 노르웨이에게 패배해 통한의 눈물을 흘렸지만 상상을 초월한 훈련으로 다져진 여자핸드볼 선수들의 의지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3, 4위전에서 헝가리를 물리치고 소중한 동메달을 목에 건 여자 핸드볼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은 모든 선수들의 모범이 되기에 충분했다.
프로종목들이 늘어나면서 예전처럼 국가대표의 명분이 줄어드는 추세의 한국스포츠는 점차 선수들의 정신력이 떨어져 간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하지만 한국야구대표팀은 '올림픽 메달을 향해 목숨을 거는 프로선수'들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프로야구선수들은 아마추어 경기인 올림픽에서 부상을 당하면 비싼 연봉을 받고 뛰는 프로야구 정규리그에서 자칫 손해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야구대표팀선수들은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아닌 올림픽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를 거듭했다. 또한, 스타플레이어들이 가지는 우월감은 어느 부분에서도 느낄 수 없었으며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팀플레이'는 한국야구팀을 전승으로 이끌었다.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극적으로 이기고 눈물을 흘리는 야구선수들의 모습은 매 경기마다 이들이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가 여실히 나타나는 부분이었다. 억대의 연봉을 받는 프로선수들이 호텔이 아닌 좁은 선수촌에서 고생하면서 일구어낸 '금메달'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이었다.
이외에 역도 69kg급에서 '부상 투혼'을 발휘해 전 세계인들을 감동시킨 이배영(29, 경북개발공사)과 협회의 문제로 인해 훈련 부족을 겪었음에도 남녀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탁구팀, 그리고 메달 권에는 못 들었지만 한국 신기록과 국제대회 참가 중, 최상의 성적을 기록한 선수들은 태릉에서 흘린 '땀'과 '눈물'을 승화시킨 이들이다.
[사진 = 손태진 (C) 이석재 기자, 박성현 (C) 대한양궁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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