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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FC 정철수 단장 "지차제의 후원이 있어야 K3가 산다"

기사입력 2008.08.22 14:02 / 기사수정 2008.08.22 14:02

취재편집실 기자

[엑스포츠뉴스/풋볼코리아닷컴=최영민] <'동네축구' K3리그 이야기>에서는 좀 더 K3리그가 일반 축구 팬들에게 친밀해 질 수 있는 섹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 체육의 만남'을 추구하는 K3리그를 적극 조명함으로써 K리그, 내셔널리그와 함께 K-3리그의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합니다.

천안FC 정철수 단장 작년 K3리그 원년 4강 플레이오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바로 천안FC와 서울 유나이티드의 경기이다.

천안은 이날 경기에서 아깝게 패하기는 했지만 리그 강호라고 불리는 서울과의 경기에서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 앞으로의 리그에서도 만만치 않은 전력으로 분류되고 있다. 천안FC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정철수 단장은 K3리그 운영위원도 겸하고 있다. 정 단장은 경기인 출신으로 후배 선수나 다름없는 천안FC 선수들에게 때로는 엄한 아버지처럼, 때로는 다정한 친형처럼 대하며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7월 21일 오후 정철수 단장을 만나 팀을 이끌어가면서 어려운 점과, 앞으로 남은 시즌에 대한 계획, 그리고 천안FC의 중․장기적인 계획에 대하여 들어보았다.

◇ 천안FC는 어떻게 창단되게 되었는가?

= 안창영 구단주와 함덕규 前단장 등 천안FC창단에 뜻을 모은 사람들이 모여서 오갈 곳 없는 선수들을 불러 모아서 2005년에 팀을 만들었다. 그리고 지역 축구발전에 기여하자는 목적으로 유소년 클럽을 육성, 운영하고 있다. 우리가 운영하고 있는 유소년 클럽은 특별히 선수 양성을 목적으로 하기 보다는, 유소년들이 축구를 통해 올바른 인성을 함양하고 좋은 교우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있다.

성인 선수들은 솔직히 지금 우리나라 축구 현실에서 학원축구선수에서 프로(K리그)나 실업(내셔널리그)쪽으로 갈 수 있는 비율은 10%정도라고 보면 되는데 10%이외의 선수들 중에도 분명 여건이 안되서 직업선수가 못되는 선수들이 많이 있다. 천안FC는 그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특례업체를 통해 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있다. 구단에서 지역 특례업체를 선수들에게 주선해주고 있기 때문에 지금 있는 선수들 중에도 특례업체에서 군복무를 대체하면서 선수로 뛰고 있는 수도 상당하다.

◇ 작년 후기리그 우승으로 4강 플레이오프까지 올랐는데, 그때 당시의 팀과 지금의 팀을 비교하자면?

= 작년같은 경우에는 선수들이 승부욕이나 자부심 등이 상당히 강했다. 그래서 전기리그에는 중위권에 머물렀지만 나이가 있는 선수들을 주축으로 ‘한번 해보자’라는 뜻이 강해 후기리그도 우승했고, 서울 유나이티드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만만치 않은 경기를 보여준거라고 생각한다.지금의 선수들도 작년 맴버들 못지않은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연령층이 젊은 선수들 주축으로 짜여졌기 때문에 많이 낮아졌고 그에 따라 자기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K3리그는 프로나 내셔널리그와는 다르게 많이 열악하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않으면 이 리그에서 살아남기는 어렵다. 그러한 면이 전기리그에서 약간 부진한 모습을 보인 이유인 것 같다. 하지만 팀의 전체적인 실력은 분명 작년과 마찬가지로 리그 중상위권의 전력이라는 것은 자신할 수 있다.

◇ 내셔널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같은 연고의 천안시청팀과도 올 초 FA컵 예선을 치를 때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 그땐 정말 선수들이 해보자는 의욕이 강했다. 우리가 천안시청보다는 냉정하게 보면 같은 지역연고지만 약자의 입장 아닌가. 그래서인지 시청팀과 경기를 하면 우리 선수들이 자신감이 붙어서 꼭 이겨보겠다는 열의가 강하다. 빗대어 말하자면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지금이나 예전이나 항상 최강팀이었지만, 같은 연고의 맨체스터 시티 팀에게는 특출나게 뛰어난 성적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아마 지난 시즌에 맨체스터 시티가 맨유를 한번 잡은걸로 기억하는데, 상대적으로 약자로 평가되는 팀이라 강팀을 꺾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맨유와의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인 것 같다. 우리팀도 그와 같은 맥락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 임규혁, 조윤서, 허성, 강주완 등 K3무대에선 손꼽히는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천안인데, 올시즌 전기리그엔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이유를 꼽자면?

= 솔직히 말하자면 임규혁이나 허성, 강주완 같은 선수들은 프로에서도 충분히 통하는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다. 다만 여러 가지 여건이 맞지 않아 프로로 가는 것이 좌절된 선수들인데 실력으로 보자면 강주완 같은 선수는 작년 시범리그로 치러진 원년 K3리그 수비상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

전기리그에서는 아까도 언급했듯이 팀 연령이 작년과 상대적으로 많이 낮아졌기 때문에 선수들의 정신력이 흐트러진 면이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절대 선수들의 책임이 아니다. 나를 비롯한 구단 프런트들, 지역 축구인들이 선수들이 운동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을 해줬어야 하는데 그런 뒷받침들이 부족했다.

그런 면에서는 단장으로써 선수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 미안한 마음에 선수들에게 형 같은 심정으로 다그치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선수들이 성적이 안좋아서 미워서 그랬던 것은 절대 아니다. 선수들이나 구단 프런트간의 상호간 신뢰가 부족했던 면도 있다. 선수들이 열심히 뛴 만큼 그에 따른 보상도 바라기 마련이다. 그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나를 비롯한 프런트들은 그것들을 잘 해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면에서도 상당히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어서 빨리 구단의 재정이 좀 안정이 되어야 만이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될 것 같다. 문제는 역시 돈이다.

◇ 후기리그에 보강된 선수는 몇 명이고, 그들의 실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 이번에 보강된 선수는 10명 안팎이다. 사실, 이번에 선수들을 영입하는 과정에서도 이적동의서 문제, 여러 가지 조건 문제 등 어려웠던 일이 많았다. 내셔널리그 구단이나 다른 K3리그 구단이 선수들을 놓아주지 않으려고 이적동의서를 발급해주지 않으려는 구단들이 많아서 애를 좀 먹었다. 설득하고 또 설득해서 데려온 선수들이 10명 안팎이다.

내가 지금 K3리그 단장 중 유일하게 경기인 출신이다 보니 플러스 요인이 되는 점도 있지만 반대로 마이너스 요인이 되는 점도 말할 수 없을 만큼 많다. 이번에 영입한 선수들의 기량은 우리가 그동안 취약했던 수비나 수비형 미드필더 부문 쪽에서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 실제로 후기리그 1라운드 때 처음으로 새로 영입한 선수 몇 명을 투입시켰는데 수비 쪽에서 괜찮은 활약을 보여 단장인 나로써도 앞으로가 기대되고 있다.

◇ 현재 천안에 연고를 두고 있지만 천안시 자체에서는 지원이 경기가 있는날 경기장을 임대해주는 것 이외에는 전무한 것으로 아는데, 이 때문에 어려운 점은 없는가?

= 천안시의 입장도 많이 바뀐걸로 안다. 지난 번 안창영 구단주께서 천안시장님과 면담을 가졌는데, 그 때 많은 좋은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알고 있다. 천안FC가 아주 나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도 아니고, 리그에서도 중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또 올 초 FA컵 예선때도 시청팀과 만만치 않은 경기력도 보여줬다. 그리고 우리 프런트들도 시와 그동안 많이 접촉하면서 우리에 대한 시의 인식을 많이 바꿔놓았다.

따지고 보면 천안시청팀이 천안시가 낳은 첫째 자식이라면, 천안FC는 ‘배다른 자식’ 아닌가. 똑같은 부모 밑에 있는 자식들인데 똑같이는 아니더라도 조금이라도 보듬어줘야 한다고 본다. 내년쯤에는 아마도 천안시와 연고협약에 준하는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아직 많은 협의와 논의가 필요하다.

◇ 서울 유나이티드 같은 큰 팀의 경우, 구단 자체도 법인화 하였고 스폰서쉽으로도 상당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데, 천안FC 같은 경우 재정적인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는가?

= K3리그 구단 대부분이 그렇듯 지역의 ‘개미군단’이라고 불리는 후원하시는 분들의 도움으로 꾸려가고 있다. 지역의 Local Sponsor를 많이 유치하고 우리도 구단 홈페이지나 경기장 A보드 광고를 통해 지역의 기업들을 광고하면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안창영 구단주가 스폰서를 유치하는데 많은 역할을 했다.

물론 서유(서울 유나이티드)나 부천 등의 부자구단들을 보면 부러운 점이 많지만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고 또 그렇게 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결국 천안FC의 목적은 지역민과 함께하는 구단이기 때문에 서로 상부상조 하면서 어렵지만 그래도 즐겁게 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 일부 부자구단을 제외한 K3리그 구단 대부분이 영세하고, 뚜렷한 수익창출 모델이 없어보이는게 지금의 현실이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연고 지자체의 후원이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후원이 있어야만이 그 지역의 주민들도 같이 호응해주기 마련이다. 부천을 예로 들 수 있겠는데, 물론 옛 부천SK 서포터스들이 주축이 되서 만든 구단이지만 부천시도 부천 축구팀을 부활시키는데 큰 힘을 쓴걸로 알고 있다.

지금 부천 단장을 맡고 있는 배기선 단장님도 부천 원미구 국회의원을 지낸걸로 알고 있다. 부천은 또 지역의 Local Sponsor가 하나씩 늘어가면서 구단에도 도움이 되고 스폰서를 하고 있는 지역의 조그만 상점들도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렇듯 지자체에서 관심을 가져주면 부천처럼 팬들도 많아지고 그에 따라 기업들이 스폰서를 하겠다고 너나 할 것 없이 달려들 것이기 때문에 연고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자체의 후원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 축구팬들 사이에서 내셔널리그와 K3리그의 승강제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종종 나오고 있는데 직접 구단을 이끄는 입장에서 본인의 생각은?

= K리그와 내셔널리그의 승강제도가 무산된 적이 있다. 내셔널리그와 K3리그의 승강제 얘기가 나온다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일 일수도 있다. 하지만 프로와 아마추어 승강제의 무산의 이유와 지금 얘기가 나오고 있는 내셔널리그와 K3리그의 승강제가 안되는 이유는 같다고 할 수 있다. 내셔널리그팀들이 프로에 못 올라가는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돈이다.

축구 선진국의 승강제 같은 경우는 하부리그 팀들이 상위리그에 올라가면 오히려 더 수입이 증대되는데, 우리나라는 한해 예산에 가까운 돈을 연맹 가입비 목적으로 지불하면서 올라가야 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프로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정력이 약한 내셔널리그 팀들은 당연히 그런 돈을 낼 여력이 없어 프로에 올라갈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이제 내셔널리그와 K3리그 얘기로 넘어가보자. 이 두 리그의 이유도 마찬가지다. K3리그는 현재 자체 연맹이 없다.(대한축구협회 경기국 K3리그 운영팀에서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팀들의 재정력 또한 일부 극소수 팀을 제외하고는 실업연맹에 연맹가입금을 낼만한 여력이 되지 않는다.

또 한가지 이유는 이제 내셔널리그가 프로2부격으로 높아지면서 그들도 이제 프로선수라는 것이다. 그럼 당연히 상위 연맹에서 지불하라고 하는 돈의 액수는 높아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볼 때 아직 우리나라 전체 리그로 봐서 승강제도는 시기상조라고 할 수 있다.

◇ 앞으로 천안FC가 중․장기적으로 나아갈 길은 어디라고 보는가?

= 가장 큰 목표는 시민구단화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부터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지역민들에게 천안FC를 인식시키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일 것이고, 그 다음으로 여러 가지 수익사업을 통해 구단의 재정을 차근차근 늘려가는 것이 두 번째일 것이다. 시민구단을 만들어서 결국에는 K리그로 가는 것이 천안FC의 장기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겠다.

◇ K3리그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했으면 하는가?

= 지금 팀 수가 16개 팀이지만 앞으로 더 늘 것으로 보인다. 내년시즌엔 아마도 20개팀 이상이 참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렇게 팀 수가 많아지면 이동거리 등 불편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래서 K3리그가 앞으로 발전하려면 각 지역권역별로 팀을 나누어서 권역별 리그를 치룬 후 그 리그의 상위권 팀들이 우승을 놓고 토너먼트 형식으로 겨루는 리그 방식이 가장 적당하다고 본다.

또한 K3리그 팀들이 자신들의 연고지역을 알릴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천안이라고 하면 천안의 특산물인 호두과자나 배, 거봉포도 등을 유니폼광고나 구단 홈페이지 등 많은 방법으로 홍보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천안이라는 도시를 모르던 사람들도 천안FC라는 팀을 통해서 천안이라는 도시를 알게 되고 그로인해 천안의 도시브랜드 가치도 함께 상승하는 작용을 하게 될 것이다. K리그 팀들이 대부분 기업들의 홍보수단이라면 천안FC같은 K3리그 팀들은 각 연고지역의 홍보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철수 단장과의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정 단장의 축구단을 운영하는 철학과 선수생활을 몇 년 더 먼저 했던 선배로서 후배 선수들을 대하는 모습에서 그의 열정적인 모습과 인간다운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보강된 선수들로 한층 더 향상된 전력을 보유한 천안FC, 후기리그 2라운드가 진행된 현재 1승 1패를 기록하고 있는 천안FC의 앞으로의 후기리그 행보가 주목된다.

최영민 명예기자 (ymchoi@footballc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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