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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엑츠 올림픽와이드 - 상] 신수지, '자신감 리본'에 주문을 걸어라

기사입력 2008.08.21 02:50 / 기사수정 2008.08.21 02:5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리듬 체조를 부모나 타인의 권유가 아닌 스스로 선택해서 하게 된 소녀가 드디어 자신이 꿈꾸던 무대인 올림픽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TV 브라운관을 통해서 나타나는 리듬체조 선수들의 동작을 따라하며 부모님에게 저 운동을 배우게 해달라고 조른 신수지(17, 세종고)는 마침내 자신의 첫 꿈을 실현했습니다.

신수지는 동양권 선수로서는 유일하게 이번 올림픽에 참가했습니다. 아무리 유연하고 우아한 연기를 펼친다고 해도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의 선수들의 장벽은 너무나 높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리듬체조는 아직도 생소하기만 한 종목입니다. 오죽하면 태릉선수촌에 리듬체조 연습장이 없을 정도입니다. 신수지는 세종고의 체육관에서 각종 기구를 가지고 자신과 씨름을 했습니다.

워낙 열악한 환경 탓에 겨울에는 난방도 되지 않는 체육관에서 옷을 몇 겹이나 끼어 입고 손에 입김을 불어가며 훈련에 임했습니다. 또한, 리듬체조 선수들의 먹는 양은 어느 종목의 선수들 보다 가혹하리만큼 적습니다.

매일 같이 아주 적은 양의 식사와 과일만 먹고 물만 마셔야했지만 그래도 신수지는 너무나 좋았던 리듬체조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재능을 인정받아 러시아로 전지훈련까지 다녀온 신수지는 꾸준하게 노력한 결과, 작년 9월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번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을 따냈습니다. 아시아 선수로서는 유일한 성과였습니다.

신수지는 베이징에 도착하고 난 뒤, 리듬체조 최강국인 러시아 선수들을 비롯한 쟁쟁한 선수들의 연기를 보며 주눅이 들기보단 오히려 더욱 자신감을 가졌습니다. 바로 자신에겐 무한한 '가능성'과 '미래'가 있기 때문입니다.

리듬체조선수들은 기계체조 선수들이나 피겨스케이팅 선수들보다 오히려 평균연령이 높습니다. 세계정상권에 있는 선수들의 평균연령은 25세에 이르고 있습니다. 올해로 17세인 신수지는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 중, 최연소 선수입니다.

오랜 경험이 중요한 리듬체조는 수많은 대회에 참가하며 많은 경험을 축적해야만 비로소 능숙하고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칠 수 있습니다. 리듬체조를 구성하는 기술 요소만을 따지면 신수지는 세계 정상권에 있습니다.

단지, 경험이 부족하고 연기가 능숙하지 않아서 이러한 요소를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해 내는 능력이 아직 모자를 뿐입니다. 신수지는 이번 올림픽에서 결선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기량이 물이 오를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메달 권에 드는 것이 신수지의 꿈입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한 박태환(19, 단국대)으로 인해 한국 수영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피겨 여왕' 김연아(18, 군포 수리고)의 등장으로 최근 피겨스케이팅 팬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과 같이 신수지는 자신의 활약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돼 한국의 리듬체조가 발전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신수지를 어린시절부터 꾸준하게 지도해온 김지희 코치는 그동안 열심히 훈련해온 것을 실수 없이 완성하기만 하면 충분히 결선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어린 나이에 처음으로 출전하는 올림픽인 만큼 긴장을 많이 해 평소에 하지 않는 실수가 나타난다고 걱정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대회의 목적은 큰 무대를 통해 값진 경험을 쌓는데 있습니다. 반드시 결선에 진출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평소에 연습해온 자신의 기량을 큰 무대에서 선보이는 ‘기쁨’을 내비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합니다.

리듬체조의 여러 종목들 가운데 '리본'을 가장 좋아하는 신수지는 자신의 리본에 주문을 걸고 긴장감을 털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장대높이뛰기 여신'인 엘레나 이신바예바(26, 러시아)는 늘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자신만의 주문을 외우면서 긴장감을 떨쳐내고 집중력을 다졌습니다.

들고 연기할 도구들과 신수지 자신을 믿는 것이 긴장감을 이기는데 중요한 사항입니다. 자신감은 바로 '자신을 믿는 마음'에서부터 나오기 때문입니다.

보다 밝은 앞날의 초석이 될 이번 베이징올림픽은 신수지가 후회 없는 연기를 펼치고 값진 경험을 쌓는 무대가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 리듬체조 개인전 : 오후 15:30


[조영준의 엑츠 올림픽와이드]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벌어지는 한국 팀의 경기와 전세계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종목들을 전망해 보는 프리뷰

[사진 = 신수지 (C) 남궁경상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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