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8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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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행 여자 농구, '희망'을 엿보다

기사입력 2008.08.17 17:43 / 기사수정 2008.08.17 17:43

최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한국 여자 농구 대표팀이 라트비아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정말 가슴 졸이는 일전이었는데요. 초반 접전, 이후 3점슛으로 많이 앞서가는 듯했으나 다시 공격에서 막히며 전반 막판에는 점수 차가 좁혀지며 끝을 냈습니다. 이어지는 3쿼터에서 또다시 크게 앞서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4쿼터에서 다시 연이은 공격 실패와 3점슛 허용. 3점 차까지 좁혀졌을 때는 정말 많은 분이 TV 앞에서 마음을 졸이며 보시지 않았을까 합니다.

결국, 마지막 승부를 가른 것은 신정자의 골밑 공격에 의한 파울 유도, 그리고 이미선의 스틸 하나였습니다.

오늘(17일) 경기에선 지난 연패 때와는 다른 '희망'이 엿보였습니다.

공격에서는 아직도 중간 중간 문제점이 느껴지지만 전체적으로 많이 나아졌습니다. 슛 성공률이 좋아진 것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아니, 문제점이 나아졌기 때문에 당연히 슛 성공률도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해야 할 것 같네요. 수차례 지적했던 골밑에 볼 투입이 안 되는 문제는 아직도 한때 보이긴 했습니다만, 많이 나아졌습니다. 무엇보다 외곽으로만 돌던 변연하가 돌파를 조금씩 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굉장히 반갑네요.

가장 돋보였던 선수는 신정자입니다. 지난 경기동안 다소 긴장한 듯한 모습으로 플레이가 굳어있더니, 오늘은 좋은 골밑 공격도 보여주고 자유투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는 모습에 수비와 리바운드에서도 제 몫을 해줬습니다. 기록으로 보이는 부분이 대단치 않을지는 몰라도 이렇게 골밑으로 파고들어 주고, 볼이 안으로 투입되는 것만으로도 찬스가 몇 배는 더 생깁니다. 오늘 그렇게 고감도 외곽슛을 적중시킬 수 있었던 것도 신정자, 정선민, 변연하 등이 골밑으로 파고드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더불어 이미선 선수가 팀 내 유일하게 두자릿수 리바운드로 선전해준 것 역시 칭찬하고 싶구요. 박정은, 변연하의 외곽슛 감각이 좋았고 정선민은 역시 발군의 농구 센스를 지닌 선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기도 했습니다.

수비에서도 지난 경기보단 확실히 좋아진 모습이 엿보였습니다. 지난 호주전이나 벨로루시전에선 앞선 압박만 통했을 뿐, 골밑으로 이어지는 패스에는 거의 속수무책이었는데 오늘은 원래 한국의 장기였던 바꿔 막기 로테이션이 잘 살아난 것 같더군요. 라트비아 선수들이 쉬운 공격 기회를 많이 놓쳐줘서 덕을 본 것도 부인할 수는 없겠지만 전반적으로 한국 팀의 도움 수비는 괜찮았습니다. 외곽에서는 꽤나 3점슛을 허용했지만, 상대의 슛 컨디션이 좋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많A았으니까요.

그러나 아직도 문제는 많이 남았습니다. 공격에서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공을 가지지 않은 선수가 더 움직여야 합니다. 탑에서 공을 가진 가드는 가만히 서서 줄 곳을 찾고 있는데 나머지 4명도 함께 줄 곳을 찾고 있는지, 너무 움직임이 없습니다. 원래 공이 없는 곳에서 활발하게 움직여줘야 공격이 쉽게 풀리는 법인데 별로 좋지 않은 개인기에 의존하거나, 혹은 상대가 실수하기만을 바라고 공격을 진행할 수는 없습니다.

리바운드는 전반적으로 선전하고 있다는 느낌이지만, 역시나 또 지적하자면 박스 아웃을 더 해야 합니다. 흔히들 박스 아웃을 골밑에 있는 빅맨들만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농구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슛 시도를 하면 외곽에 있던 가드들도 상대 선수가 골밑으로 파고들어 리바운드를 채가지 못하게 박스 아웃을 확실히 해줘야 합니다.

제일 아쉬운 선수가 김계령인데, 요 몇 경기를 통해 보다 보니 너무 몸을 이용할 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키도 크고, 체격도 좋고 무엇보다 하은주를 제외하면 신체 조건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인데 힘이 밀려서인지 아니면 힘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것인지 상대 박스 아웃이 안 되고 계속 눈 앞에서 리바운드를 빼앗기니 답답한 마음입니다. 덧붙여 슛 컨디션도 좋지 않은데 여러 가지로 리듬이 많이 흐트러진 것 같습니다.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상대 빅맨과 부딪히는 자세가 필요할 듯하네요.

이제 다음 경기는 미국과의 8강전입니다. 사실상 거의 승리할 확률은 없다고 봐야 맞겠지만, 그래도 오늘 경기를 통해 한국 여자 대표팀의 희망을 봤기에 단 한 가닥의 가능성이지만 기대를 걸어보고자 합니다. 우리 선수들, 비록 패하더라도 후회 없는 경기를 해줬으면 합니다.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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