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 중국 베이징의 농업대학체육관(중국어: 中國農業大學體育館)에서 열린 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96kg 대회에서 아시아선수권 3위(2005-06, 2008) 한태영이 준준결승 진출에 실패했으나 패자부활전으로 5위에 올랐다.
한태영은 2005년 아시아선수권 3위로 국제무대에 등장, 세계선수권 10위(2006)·30위(2007), 아시아선수권 3위(2006)·5위(2005), 월드컵 3위(2006)를 기록했다. 참가 20명 중 16강 직행 12인에 포함된 한태영은 올해 유럽선수권 준우승자 미르코 엥글리히(독일)와 첫 경기를 가졌다.
한태영과 마찬가지로 메이저 세계대회 입상경력이 없는 엥글리히는 2004년 올림픽 11위 이후 세계선수권 5위(2005)·25위(2007)를 기록했다. 엥글리히의 국제경력이 다소 낫지만, 체격 우세의 한태영도 해볼 만한 대결로 예상됐다.
중계화면의 ‘Polska'라는 응원 배너를 통해 폴란드계 독일인으로 밝혀지기도 한 엥글리히는 1라운드를 2-1로 가져간 후 2라운드에서 1분 30초 동안 한태영에게 2점을 내주는 동안 1점에 그쳐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마지막 30초에 1점을 추가, 2-2 동점에 후득점 우선으로 2라운드로 챙겨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엥글리히는 은메달로 메이저 세계대회 4회 만에 첫 입상의 감격을 누렸다.
패자부활전에서 만난 상대는 올해 유럽선수권 3위 엘리스 구리(알바니아)였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7위로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경험과 체격 우위로 한태영이 해볼 만한 상대로 여겨졌다.
1라운드를 1-1 후득점 우위로 가져간 한태영은 2라운드를 1-1 후득점 열세로 똑같이 내준 후 3라운드에서 3-1로 확실한 우세를 점하여 2-1로 승리했다. 총점 5-3. 구리는 최종순위 8위에 올랐다.
동메달 결정전 상대는 범미선수권 2위(2006) 애덤 휠러(미국)이었다. 휠러는 올해 월드컵 2위를 기록했다. 대등한 체격과 앞선 국제경험으로 우세한 경기도 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휠러의 기량은 국제대회 출전 부족과 무관했다. 1라운드에서 3-1로 우위를 점한 휠러는 2라운드에서 1분 30초까지 한태영에게 1점을 먼저 내줬지만, 마지막 30초를 남기고 4점을 얻는 저력으로 2-0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는 라운드별 채점과 함께 3전 2선승제로 초반 2라운드 연속 우위를 점하면 3라운드 없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한태영은 비록 이번 대회 입상은 실패했지만, 메이저 세계대회 3회 출전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현재 만 28세로 준비와 마음가짐에 따라 차기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참가도 가능한 상황이다.
신장과 평소 체중 모두 체급 정상급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기에 기량을 잘 다듬는다면 4년 후 올림픽은 연령 때문에 다소 버겁더라도 이전에 세계선수권 입상은 가능할 수도 있다.
참고: 이 글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시각을 반영했다.
[사진=한태영 (C) 2008년 올림픽 공식홈페이지]
강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