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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ympic Jumper!] 올림픽은 '패자'들도 기억해야 한다

기사입력 2008.08.13 18:10 / 기사수정 2008.08.13 18:1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선수들을 지도하는 감독과 코치들은 선수들에게 "참가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마라. 선수들은 어디까지나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남겨야한다. 참가하는 선수와 승리하는 선수는 엄연히 다르다"라고 다그치며 훈련에 임한다.

물론 최상의 경기력을 뽑아내기 위한 지도자들의 정신력 강화훈련이기도 하겠지만 선수의 자세에서 생각해보면 ‘참가’란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현재 대한민국선수단은 금메달 5개, 은메달 6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며 200여국이 넘는 국가가 참가한 베이징올림픽에서 종합순위 3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13일 기준)까지 동메달 하나라도 획득한 나라는 200여국이 넘는 참가국들 가운데 50여 개국에 불과하다.

한국은 연일 메달을 향해 도전하는 종목들과 선수들이 많아서 하루 종일 한국선수단의 여러 종목에 걸친 경기를 관전할 수 있다. 하지만 150여 개국의 국가들은 다른 국가들의 경기를 내내 지켜보다가 간혹, 자국의 선수가 출전하는 경기를 가뭄에 콩 나듯이 볼 수 있다. 스포츠 강대국의 위치에 있는 국가들이 얼마나 올림픽을 행복하게 관전하고 있는지가 이 부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올림픽에 참가한 국가들 가운데 4분의 1만이 메달을 획득하고 4분의 3은 그저 참가 자체로 만족해야 하는 것이 올림픽이다. 지난 8일 저녁에 벌어진 개회식에서 국가 입장식에 걸린 시간은 두 시간이 훌쩍 넘었다.

그 가운데에는 남태평양의 작은 섬 국가와 동남아시아 지역의 국가, 그리고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과 북중미 등에 위치한 작은 국가들은 모두 한두 개의 종목에 작은 인원의 선수단을 출전시켰다. 그 선수들 대부분은 예선에서 탈락하고 바로 짐을 싸야하는 선수들이 태반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모습은 전혀 초라하지 않다. 바로 세계에서 가장 큰 무대인 '올림픽'이란 무대에 참가해서 자신의 이름을 남겼기 때문이다. 비록 승자가 아닌 패자로 이름을 남겼지만 적어도 올림픽에서 뛰어봤다는 경험은 참으로 값진 것이다.

한반도가 19세의 청년 박태환에게 열광하고 있을 때, 태릉에서 4년 동안 비지땀을 흘리며 올림픽을 대비한 사이클 선수단은 '노메달'의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한국선수단 가운데 가장 먼저 베이징올림픽 선수촌을 떠나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전쟁의 상처와 서방국가들의 올림픽 진출 반대가 있는 가운데 이번 대회에 참가한 이라크 조정 팀은 많은 감동을 안겨줬다.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면서부터 이라크 조정대표팀의 훈련지였던 티그리스 강은 총성이 오고가는 위험지대로 변모했다. 연습도중 총성이 들리면 근처에 있는 창고로 피신해서 상황을 살핀 뒤, 다시 잠잠해 지면 나와 노를 잡고 훈련했다.

이렇게 눈물겨운 과정 속에서도 끝내 조정을 포기하지 않은 이라크 선수단은 마침내 평생의 꿈이었던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비록 지난 12일에 벌어진 경기에서는 선두와 한참 떨어진 간격으로 꼴찌를 기록했지만 이들을 향한 따뜻한 격려의 박수는 끊이지 않았다.

미국의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가 경이적인 경기를 보여준 것도 올림픽이 가져다주는 감동이지만 경기 자체에 의미를 두고 최선을 다하는 패자들의 모습도 올림픽이 보여주는 또다른 감동이다.

제대로 올림픽을 즐기려면 이러한 장면을 놓치면 안 된다. 12일, 역도의 이배영 선수가 보여준 투혼은 바로 승패를 떠난 스포츠가 어떤 감동을 주는지에 대해 여실히 보여준 장면이었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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