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vs 이집트전에서 0:1로 한국은 패배했다. 필자가 보기에는 본프레레 감독이 선수들에게 짐을 떠미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 본프레레 감독이 경기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조직력과 전술이해도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선수에게 책임을 떠넘기듯한 뉘앙스는 분명 감독의 자세가 아니라고 필자는 본다.
분명, 수비라인에서의 불협화음으로 인해서 결승골을 실점했지만, 이를 겸허히 감독의 책임으로 받아들일 줄 아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유상철 선수의 가세는 기존의 수비라인에서의 조직력을 약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올수도 있음을 그는 간파했을 것이며, 이를 실험적으로 평가전에 투입시킨 것에 본프레레 감독이 책임을 졌다면 필자는 물론 필자와 같은 생각을 하는 팬들로써는 그를 욕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영표 선수가 국내에 들어와서 대표팀에서 훈련하면서, "전원 수비"를 강조했다고 한다. 현재 침체기로 빠진 한국축구에 쓴 보약같은 이야기로 필자는 평가한다. Total Soccer라는 것은 현대축구와도 많은 부분이 교차한다.
3선의 폭이 매우 좁으며, 정해진 포지션이 아닌 체이징 포지셔닝으로 상대를 현혹시키며, 전방부터 강력한 프레싱(압박)으로 일관되는 축구... 볼터치도 노터치 혹은 원터치로 빠르게 연결시키며, 윙백이 오버래핑 나가면 윙어가 백업해주는 협력플레이 등은 현대축구의 흐름이며, 토탈사커의 명맥이라고 필자는 판단한다.
한국축구의 문제점은 과거 '02 한일월드컵 당시의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려서, 숨가쁘게 그라운드를 거침없이 누비던 모습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즉, 이런 점은 강력한 프레싱이 현재 실종되어 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오늘도, 스포츠뉴스에서는 "한국축구의 타계책"으로 공격력 배가에 역점을 둔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강력한 압박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팀은 패스가 그다지 좋지 않은 팀이다. 따라서, 골을 넣기 위한 킬패스나 쓰루패스, 크로싱 등의 패스정확도가 떨어지며, 창조력이나 재치 등도 유럽이나 남미, 하물며 인근 일본에게 밀리는 형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강력한 체력을 중심으로 한 전방부터의 프레싱이 더 나을 듯 싶다.
對 쿠웨이트戰에서 한국팀이 對 이집트戰에서 보여준 헐거운 압박을 다시금 보여준다면, 공격력과 조직력, 수비가 살아난다고 해도 승리하기가 힘들 듯 하다. 쿠웨이트는 전통적으로 탄력있고, 개인기가 좋으며, 빠른 발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 중동선수들도 흑인선수들처럼 기본이 좋다. -
이는, 역습에 매우 강한 팀이라고 할 수 있으며, 한번에 찔러주는 전진패스나 긴패스에 한국이 또 무너질 수 있다는 뜻과 일치한다. - 그간 한국은 이런 모습으로 패배했던 적이 비일비재하다. 멋지게 골 넣고, 어이없게 골 먹고... - 따라서, 전방부터 강력한 프레싱만이 편안하게 상대 공격수에게 패스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무리 골을 많이 넣는다고 무엇하랴...
계속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프리미어리그 클럽 중 전반기의 뉴캐슬 유나이티드(골도 많이 득점하고, 골도 많이 실점하면서 리그 15위까지 추락했었음)와 같은 행보로 가지 않을까 내심 걱정스럽기도 하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전방부터의 강력한 압박으로 분위기를 한국팀에게 가져온다면 손쉽게 쿠웨이트를 안방에서 대파할 수 있으리라 본다.
최근 해외파 선수들의 선전에 흥이 나는 요즘이다. 설기현 선수는 팀의 동점골(잉글랜드 개인통상 8골)을 넣으면서 금의환향했고, 박지성 선수도 최근 두 경기에서 1골 1어시스트라는 쾌조의 감각으로 금의환향했다. 이영표 선수 역시 변함없는 모습으로 PSV 1위 수성에 일조하고 있다.
대표팀 내에서 설기현 선수에 대한 기용을 폭넓게 생각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최근 설기현 선수는 중앙미드필더로 기용되면서, 중앙과 좌우측면, 수비라인까지 활약하면서 울버햄튼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부각되고 있으며, 최근 중거리슛도 많이 성장한 모습마저 보여주고 있다.
이런 점에서 한국팀이 공격적인 성향의 포메이션을 짠다면, 중앙미드필더에 박지성-설기현 콤보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다른 유럽파인 이천수, 차두리, 이을용 선수의 낭보도 기대하는 바이다.
이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