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윤문용 기자] [박찬호] 보직은 마당쇠, 연투-3이닝 투구까지
박찬호의 올 시즌 보직은 2006년 스캇 프랏터가 했던 전천후 투입 요원으로 보인다. 당시 양키스 감독이었고 지금은 LA 다저스 감독인 조 토레의 주특기, 불펜에 믿을만한 선수를 두고 보직, 상황에 상관없이 필요할 때 마운드에 올린다. 패전, 셋업, 마무리, 땜빵 선발까지 올 시즌 현재 박찬호의 모습은 2006년 불펜에서 100이닝 이상 던진 프락터를 연상케 하기 충분하다.
2-3일(이하 한국시간) 연속 등판에 이어 6-7일 연속 등판, 하루 쉬고 9일 샌프란시스코 경기에서는 2.2이닝을 던졌다. 일주일간 4.2이닝을 던진 걸 탓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러나 박찬호가 등판하는 상황을 살펴보면 6일 세인트루이스와의 경기 2대 0으로 뒤진 상황에서 등판, 1이닝 동안 푸홀스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1실점(1자책)을 기록, 그리고 다음날 박찬호는 6대 9로 뒤진 상황에서 다시 등판한다. 다시 1이닝을 던지며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두 경기 모두 패전 상황에서 연속 등판했다. 그리고 하루 쉰 9일 6대 2로 앞선 상황에서 등판, 2.2이닝을 던지게 된다.
더군다나 9일 경기에서는 9회 말 2사 타자 한 명을 남긴 상황에서 세이브를 눈앞에 두고 교체를 당한다. 비록 볼넷을 내주며 2사 주자 1-2루가 되었지만, 홈런을 맞아도 다저스가 앞서는 상황에서 박찬호는 마무리 브락스턴에게 공을 건넸고, 브락스턴은 공 3개를 던지고 세이브를 기록했다.
73년생 서른여섯의 박찬호, 갖은 고생 끝에 7년 만에 제 모습을 찾고 있는 박찬호에게 너무 가혹한 역할을 맡기는 것이 아닌가? 이대로 올 시즌 구른다면 내년 시즌 박찬호에게 올 시즌 같은 구위를 기대하기 어렵게 될지 모른다. 이번 한 주도 박찬호는 조 토레 감독이 원하는 타이밍에 보직-경기 상황에 상관없는 등판을 할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최근 두 경기에서 무너진 궈홍치와 블락스턴을 생각하면 더 걱정된다.
[추신수] 다시 살아난 타격감, 어느새 타율 .266
4경기 13개의 삼진을 당하며 지옥 같은 일주일을 보냈던 추신수, 지난 한 주 동안은 23타수 10안타를 기록하며 다시 타격감이 돌아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타점은 4개, 장타는 오늘 경기에서 2루타 3개를 몰아치며 2루타만 4개를 기록했다. 여전히 삼진은 7개나 기록, 올 시즌 54경기 출전 178타석에서 50개의 삼진을 당하고 있다. 추신수 같이 정교한 콘택트를 중심으로 한 중장거리 타자, 타율(.264)보다 1할 가까이 놓은 출루율(.353)을 기록하는 OPS형 타자가 볼넷-삼진 비율이 24-49라는 것은 향후 새로운 계약을 할 때 걸림돌이 될 것이다. 삼진을 좀 줄여야 한다. 최근 10경기에서 당한 삼진도 무려 16개나 된다.
그래도 지난주에는 탬파베이 좌완 에이스 스캇 카즈미르를 상대로 선발 우익수, 5번 타자로 출장하기도 해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추신수에게 지속적인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추신수는 볼티모어와의 주중 4차전을 시작으로 주말 LA 에인젤스와의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볼티모어 4연전은 사라페이트-올센-거스리-카브레라가 예고되어 있는데 2차전 좌완 올센 경기에 선발출장 여부가 추신수에 대한 팀의 기대와 믿음의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지금의 타격감을 시즌 막판까지 잘 유지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백차승(한국계)] 메츠 상대로 시즌 4승! 3선발 뱅크스 이적
메츠 상대로 6.1이닝 동안 8피안타 2실점(2자책)으로 호투하며 시즌 4승을 거둔 백차승, 앞으로 남은 시즌 출전 전망도 밝다. 팀 동료이자 3선발 역할을 했던 조쉬 뱅크스가 이적하면서 올 시즌 끝까지 샌디에이고 선발로서 마운드에 설 것으로 보인다. 좋은 활약을 펼치고도 불펜에서 고생하고 있는 박찬호에 비해 확실히 올 시즌 백차승에게 찾아온 기회는 다시 없는 찬스일 것이다. 그런 만큼 남은 시즌 최선을 다해 메이저리그 선발로서의 기량을 갖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우선 홈경기에서 첫 승리를 따내야 한다. 올 시즌 백차승이 거둔 4승은 모두 원정경기에서 거두었고, 투수에게 유리한 팻코파크를 쓰면서도 백차승은 홈경기에서 0승 5패, 6.96의 처참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선발이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면 35경기 정도 선발로 등판하는데 결국 이 중에 반은 홈에서 치러야한다. 내년 시즌을 예상하는 데 있어서 홈경기는 17경기 선발등판에 대한 기본 데이터가 된다. 원정에서 4승 무패 2.81의 평균자책을 기록하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투수친화의 홈구장에서 6.96의 평균자책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어떤 잣대로 들이대도 선발 백차승을 평가하는데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
13일 중부지구 강자 밀워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이 예고되어 있는 만큼, 이 경기 호투를 통해 올 시즌 첫 홈경기 승리와 선발로서 백차승이 갖고 있는 능력을 홈팬들에게 각인 시켜 줄 필요가 있다.
[시선 집중] 디비전 시리즈를 위한 치열한 순위 다툼
메이저리그 플레이오프의 시작은 디비전시리즈부터 시작한다. 아메리칸리그, 내셔널리그 양대리그 6개 지구 우승팀들과 우승팀 이외에 가장 성적이 좋은 팀 각 1개 팀, 총 8개 팀이 출전하는 디비전 시리즈는 한국프로야구의 준플레이오프에 해당하는 시리즈이다.
8월 11일 현재 메이저리그 30개 팀은 117게임 정도를 소화하며 전체 시즌 일정에 70%를 넘어서고 있다. 이제 마라톤과 같은 긴 시즌에 반환점을 돌아서 골인을 향해 중간 정도 뛰고 있는, 플레이오프를 향한 치열한 순위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디비전에 가장 가까운 각 지구 1위 팀들은 AL 동부지구 탬파베이(71승 46패), 중부지구 시카고 화이트삭스(65승 51패), LA에인젤스(74승 43패)와 NL 동부지구 필라델피아(64승 53패), 중부지구 시카고 컵스(70승 47패), 서부지구 애리조나(60승 58패)가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AL 서부지구 에인젤스(2위와 14게임차)를 제외하고는 2위와 0.5게임에서 4게임차 박빙의 차이를 보이고 있어 시즌 끝까지 치열한 선두다툼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양대리그 각 한 장의 와일드카드는 AL의 보스턴(67승 51패)과 NL은 밀워키(67승 51패)가 가장 앞서 있다.
이제 마지막 골인, 디비전시리즈를 향한 30팀의 치열한 순위경쟁, 가을잔치를 향한 뜨거운 열전이 전 세계 야구팬의 눈을 사로잡을 시점이 왔다.
윤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