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그렇게 예뻐보이려는 욕구도 꾹 참고 5개월의 대장정을 마친 이유영은 "아쉽다"고 했다. 연기도 아쉽고, 처음 접해보는 드라마 현장에 적응하느라 100% 집중하지 못한 순간들이 아깝다고.
"연기적인 부분이 제일 아쉽다. 제가 생각했던 신재이, 처음 떠올렸던 신재이의 모습을 제대로 연기하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이 시간에 쫓기고 드라마 환경에 적응하고 그러다 보니 소홀해진 점도 있다. 너무 많은 분량을 하루에 찍다 보니 놓치고 그냥 넘어가는 장면도 있었고, 한 장면 한 장면이 너무 소중한데 하루에 스무신을 넘게 찍다 보니 정신이 없었다. 더 노력했어야 하는데 정신을 놓고 흘러간 장면이 아쉽다."
처음이었기 때문에 힘든 점,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드라마는 영화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이유영은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집보다 차에서 잔 시간이 더 많다. 그래도 며칠 전에 찍은 게 편집돼서 오늘 방송에 나온다는 게 신기하고, 아쉬운 장면이 있으면 나중에 만회할 수 있는 게 좋다. 앞의 내용을 보면서 뒤를 만들어갈 수 있어서 흐름이 더 잘 들어오더라"고 말했다.
범죄심리학 교수라는 독특한 직업을 소화하는 것 역시 이유영에게 큰 과제였다. 이유영은 "수사하는 과정이 잘 나와 있는 드라마를 못 찾았다. 대신 '그것이 알고 싶다'를 참고했다. 다 봤다. 집에서 보니까 너무 무서웠다"고 생각지도 못한 답변을 했다. 또 "책도 사서 읽었고 소설도 봤다. 그런 걸 보다 보니 살인범의 마음을 계속 읽다 보면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해진다는 게 뭔지 조금은 알 거 같았다"고 덧붙였다.
김민상, 허성태와의 액션신(?)도 있었다. 납치와 폭력 등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을 수도 있는 장면이었다. 이유영은 어떤 누구도 자신에게 더 실감 나게 하라고 말한 적 없지만, 스스로 욕심에 무리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유영은 "처음 정호영에게 목 졸리는 장면이 아쉬웠다. 그래서 나중에 목진우와 장면을 찍을 땐 더 사실적으로 해보고 싶어서 숨을 오랫동안 참았다. 그랬더니 잠깐 어지럽고, 힘들었다. 다시는 그렇게 안 할 거다"고 했다.
찍을 땐 힘들었지만 끝나고 나니 좋은 기억이다. 시청자들이 걱정하는 트라우마는 전혀 없다고. 대신 분량이 많다 보니 신재이와 헤어진 지 며칠이 흘렀어도 여운이 오래 간다고 했다. 이유영은 "신재이와 정이 많이 든 거 같다. 드라마로 보니 불쌍하다는 마음이 컸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터널'의 열린 결말에 대해 이유영은 "일단 아빠를 과거로 보내지 못할 거 같다. 저라면. 근데 아빠(박광호)가 과거로 가면 미래의 재이 옆에도 엄마, 아빠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제 바람일 수도 있지만. 열려있는 결말이니까 저는 재이가 엄마, 아빠랑 행복했으면 좋겠다. 선재와도"라고 말했다. 첫 드라마 속 역할을 향한 애정이 담뿍 묻어났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lyy@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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