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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와 조직력을 앞세운 미국, 월드리그 첫 우승

기사입력 2008.07.28 04:02 / 기사수정 2008.07.28 04:0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 뉴스=조영준 기자] 탄탄한 조직력과 수비를 앞세운 미국이 높이에 정교함까지 갖춘 세르비아를 세트스코어 3-1(26-24, 23-25, 25-23, 25-22)로 물리치고 월드리그 첫 우승을 차지했다.

월드리그 결선리그에서 세르비아에게 0-3으로 패한 적이 있었던 미국은 한국시간으로 26일에 벌어졌던 준결승전에서 세계최강 브라질을 3-0으로 완파하는 최대의 이변을 연출했었다.

강한 서브에 브라질처럼 빠르고 조직력을 앞세운 배구를 구사하는 미국과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이반 밀리코비치를 앞세운 세르비아의 대전은 한국 시간으로 28일 0시 30분에 브라질의 리오에서 벌어졌다.

1세트 초반은 강한 서브와 디그를 앞세운 미국이 6-2까지 앞서나갔다. 그러나 밀리코비치의 연속 득점으로 세르비아는 미국을 바짝 추격하기 시작했으며 세르비아가 준결승전에서 러시아를 꺾을 때 보여준 악착같은 수비와 볼 컨트롤로 10점 고지를 먼저 넘어서며 16-12까지 앞서나갔다.

그러나 미국은 이번 베이징올림픽 참가로 올림픽 연속 4회 출전에 빛나는 백전노장 리로이 볼 세터의 현란한 볼 배급을 앞세워 한 포인트 씩 세르비아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세르비아가 17점 고지에 올라섰을 때, 미국은 살먼의 빠른 C퀵 공격을 앞세워 한점 차까지 따라갔고 윌리엄 프리디의 강한 서브로 넘어온 볼을 미국의 미들블로커인 밀러가 다이렉트로 공격을 성공시켜 18-18의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어진 살먼의 서브에이스로 19-18로 역전을 시킨 미국 팀은 밀러의 속공과 밀리코비치의 공격 범실, 그리고 프리디의 중앙백어택 공격 등으로 1세트를 듀스접전 끝에 26-24로 승리했다.

1세트 동안 한점도 기록하지 못했던 미국 팀의 주포인 스텐리는 2세트에 들어서며 비로소 첫 득점을 성공시켰다. 또한, 미국의 일사 분란한 조직배구는 그대로 이어져 16-12까지 세르비아에게 앞서나갔다.

빈틈을 보이지 않는 미국의 톱니바퀴 같은 배구에 고전하던 세르비아는 팀의 기둥인 밀리코비치가 공격에서 계속 선전을 보이며 블로킹까지 성공시키자 어느덧 17-16까지 미국을 바짝 쫓아왔다.

2세트의 중요한 승부처에 온 두 팀은 모두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며 한 포인트를 따낼 때마다 전력을 다했지만 미국의 강력한 스파이크를 잠재운 디그가 연속적으로 성공한 세르비아는 레프트 공격수인 야니치가 반격 공격을 성공시켰고 여기에 밀리코비치의 공격까지 합세해 19-19의 포인트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미국은 살먼의 시간차공격과 밀러의 속공을 앞세워 20점 고지를 먼저 밟았으며 밀리코비치의 백어택을 결정적으로 가로막은 밀러의 블로킹으로 22-20으로 다시 도망치기 시작했다. 여기에 세르비아는 악착같은 수비로 미국을 압박해 나갔고 결승전에서 미국의 해결사 노릇을 한 전천후 플레이어 프리디의 공격을 차단해 24-23으로 미국을 앞서나갔다. 그리고 스텐리의 백어택 공격을 차단한 야니치의 블로킹 성공으로 2세트는 세르비아가 25-23으로 가져갔다.

결승전에서 미국의 모든 선수들은 자기의 몫을 100% 이상으로 해주고 있었지만 라이트의 윙스파이커인 스텐리만은 확실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3세트에 들어서면서 미국은 라이트 공격수를 가드너로 교체해서 반전을 노렸지만 효과는 크지 못했고 3세트 중반에 이르면서 다시 스텐리가 기용되었다.

2세트의 승리를 발판삼아 반격을 노렸던 세르비아는 해결사 역할을 충실하게 해주는 밀리코비치를 앞세워 차근차근하게 득점을 추가해갔지만 미국에는 공격뿐만이 아니라 리시브와 디그, 그리고 2단 연결까지 능수능란하게 처리해주는 프리디가 있었다. 공수에 걸쳐서 미국 팀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프리디는 공수에서 나무랄 데 없는 기량을 보여주며 미국 팀을 이끌어 나갔다.

세르비아는 2세트부터 기용된 코바체비치가 선전하면서 3세트 후반까지 17-15로 앞서나갔으나 살먼과 스텐리의 공격이 연거푸 성공된 미국은 17-17의 균형을 만들었다. 결승전의 분수령이 된 이 시점에서 미국은 프리디에게 회심의 중앙백어텍 공격을 시도했지만 블로킹에 막히면서 세르비아가 먼저 20점 고지를 밟았다.

그러나 20포인트가 넘어서면서 일관적으로 밀리코비치에게 올려지는 공격을 미국의 블로커들은 놓치지 않았다. 밀리코비치의 공격 2개는 블로킹에 차단됐다. 또한 한 개의 공격은 블로킹에 걸려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미국에게 반격의 기회를 제공했고 살먼의 터치아웃이 성공해 미국은 순식간에 24점대에 다다랐다.

24-23으로 앞서있던 미국은 스텐리가 마침내 해결사 노릇을 해주며 터치아웃을 성공해 25-23으로 4세트를 따내며 월드리그 우승까지 1세트만을 남겨놓았다.

4세트 초반은 밀리코비치의 연속 서브득점을 앞세운 세르비아가 6-3까지 리드해나갔지만 조직력을 다시 정비해 나간 미국은 곧바로 추격하기 시작했으며 10점 고비를 넘어서자 살먼과 프리디의 빠른 C퀵과 시간차 공격, 그리고 중앙 센터의 밀러와 리의 속공에 스텐리의 벡어택 공격과 오픈 공격도 살아나 다양한 루트의 공격들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이에 비해 세르비아의 세터인 그리니치의 토스은 점차 흔들리고 있었고 주포인 밀로코비치를 비롯해 야니치와 코바체비치의 공격도 나름대로 분전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서 미국의 블로킹에 연거푸 걸리며 양팀의 스코어는 점점 벌어져 나갔다. 세트막판에 세르비아는 분전했지만 스텐리의 연속 공격 성공과 야니치의 터치네트 범실이 이어지며 결국, 2008 월드리그의 우승팀은 미국에게 돌아갔다.

밀리코비치는 28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지만 팀의 패배로 인해 빛이 바랬다. 반면 미국의 프리디는 21득점을 올리고 디그와 리시브에서도 맹활약을 해, 최고 수훈선수가 되었다.

세계 배구의 최고 기량을 확인할 수 있었던 이번 월드리그는 결국, 스피드에 수비조직력과 섬세한 볼 컨트롤을 갖춘 미국이 우승하게 되었고 결승라운드 주최국이자 세계 최고의 팀으로 오랫동안 군림한 브라질이 4위로 추락하는 이변이 나타난 대회로 마감되었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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