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7.17 10:07 / 기사수정 2008.07.17 10:07
메인 프리뷰 - 당신이 박태환과 장미란, 혹은 김연아라면?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선수는 항상 결과만 보고 뛰어야 한다는 말은 스포츠의 본질을 생각할 땐 그릇된 의견입니다.
'최고’라는 단어는 반드시 1등, 혹은 1위로 규정되지 않습니다. 경기 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경기력과 강한 정신력을 빛을 발했을 때 비로소 그 선수의 플레이가 '최강'이라는 느낌이 나타나게 됩니다.
예전에 비해 한국 스포츠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승리 지상주의가 예전에 비해 점차 사라져간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무조건 이기고 보자'라는 심보는 프로 종목을 비롯한 곳곳에 산재해있습니다. 경기력의 향상을 살펴보지 않고 무조건 표면적으로 나타난 성적만 가지고 선수와 팀을 평가하려 한다면 그것은 이치에서 어긋나는 처사입니다.
현재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은 '무조건 1등, 금메달'이라는 승리지상주의를 내걸며 종합 1위를 이루기 위해 온 힘을 쏟아 붓고 있습니다. 올림픽 종합 1위를 달성하고 미국을 뛰어넘는 세계 최고의 강대국으로 가기 위해 중국은 '승리'에 집착하는 집단적인 양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중국의 극심한 성적지상주의는 외신들이 앞 다투고 나서서 보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중국의 이러한 흐름에 편승하지 말고 선진스포츠 국가로 발돋움하려면 승리지상주의에서 탈피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어 나가는 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아직도 승리지상주의에 물들어 있고 금메달이 최고라는 '결과주의'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가장 매스컴의 관심을 많이 받는 선수는 남자 수영의 박태환과 여자역도의 장미란입니다. 이 두 명의 선수는 매일 기사로 대중들에게 소개되고 있으며 그 기사 중에서 좀처럼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는 ‘금메달’입니다.
이러한 언론들의 ‘금메달’ 기사 홍수 속에서 박태환과 장미란은 ‘당연히’ 금메달을 따야만 하는 선수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두 선수다 모두 세계정상급의 선수이고 참가하는 종목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박태환과 장미란과 함께 금메달을 놓고 다투는 경쟁자들은 이들과 큰 격차를 보이지 않고 엇비슷한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실력 부분에서 서로 대등한 상태이니 경기가 열리는 당일 컨디션과 운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크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그저 이들이 금메달을 따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기는 분위기는 두 선수에게 엄청난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스포츠 스타들은 대중들에게 자신의 모습과 의견을 보여줄 의무도 가지고 있지만 성숙한 스포츠 국가라면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하고 지나친 부담을 주지 않도록 배려해주는 일면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올림픽에서 세계 10위권 안의 성적을 유지하는 한국은 아직도 선수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국가입니다. 올림픽 금메달이나 대회 우승은 모든 팬들이 바라는 점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선수들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목표’란 것은 성사될 가능성과 그렇게 되지 못할 가능성을 모두 안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정을 무시한 결과에만 집착하게 된다면 좋은 성적을 내기가 어렵게 됩니다. 좋은 결과는 올바르고 치열한 '과정'속에서 탄생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충실하고 체계적으로 흘린 땀을 배신한 스포츠는 드물었습니다. 결과보단 과정에 충실할 줄 알고 경기에서 승리하기를 바란다면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충실히 터득해나가야 합니다.
장미란의 경쟁자인 중국의 무솽솽이 이번 올림픽에 불참한다는 기사가 뜨면서 장미란은 ‘당연한 금메달리스트’로서 벌써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경쟁자를 넘어서서 자신이 얼마나 충실하게 그동안 연습해온 성과를 발휘 하냐는 점입니다.
'피겨 여왕' 김연아는 그랑프리 파이널대회에서 2연패 했지만 두 번 도전한 세계선수권에서는 1위 달성에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팬은 경기를 치르기에도 벅찬 부상을 안고선 혼신의 연기를 보여준 김연아의 ‘선전’ 때문에 지금과 같이 열광하는 것입니다.
금메달과 세계챔피언이란 수식어보다 많은 팬을 전율시키는 ‘놀라운 경기력’으로 선수가 평가되는 부분이 한국스포츠에 있어서 필요한 부분입니다.
8연승의 두산, 3연승의 한화, 그리고 5연패의 롯데
지난달 중순까지 프로야구의 판도는 선두 SK의 독주 아래 2위와 3위인 두산과 롯데의 분전, 그리고 호시탐탐 선두권 진입을 노리는 ‘홈런 군단’ 한화의 반격 등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이번 달 초순에 벌어진 양상은 프로야구의 순위권 싸움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우선 2위인 두산이 최상의 승률을 기록하며 선두 SK에 4게임 반 차로 따라잡았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만해도 단독선두로 순항을 계속해나가던 SK가 잠시 주춤거리자 그 기회를 타고 두산이 바짝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두산의 경기를 보면 모든 선수들이 한데 뭉쳐지는 끈끈한 조직력이 돋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 후반에 들어서면 강해지는 두산의 경기력은 불펜의 위력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어제까지 이어지고 있는 두산의 8연승 가운데 두산 불펜의 에이스인 이재우가 올린 승수는 3승입니다. 이재우는 중간계투 투수로서 가장 높은 승수인 10승을 올리고 있으며 방어율은 0점대인 0.89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재우는 비록 불펜투수이지만 어느 선발투수들보다 팀의 전력에 보탬이 되고 있는 투구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공익근무요원으로 군에 복무하면서 투구 감각이 많이 흐트러질 것으로 예상했던 이재우는 그러한 우려를 종식하고 두산 마운드의 튼실한 허리를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배구선수 출신인 이영주(전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세터)씨와 결혼해 안정된 가정을 이룬 이재우는 결혼과 함께 더욱 눈부신 투구로 두산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화는 김태균과 클락, 이범호, 그리고 김태완 등으로 이어지는 강타선의 홈런을 앞세우면서 롯데를 밀어내고 3위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롯데는 한화와는 대조적으로 타선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롯데가 5연패를 당하는 동안, 중심타자들이 기록한 타율은 모두 2할 대 초반에서 1할대로 곤두박질쳤습니다. 5경기 동안 조성환은 0.158리에 머물렀고 가르시아는 0.143, 강민호는 0.050의 부진 속에 빠졌습니다.
롯데의 평균 방어율은 3점대로 제 몫을 나름대로 수행하고 있지만 마운드에서 득점을 막는 것과는 다르게 타선에서 득점을 뽑아내지 못하니 롯데의 부진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윤석민의 호투를 앞세운 기아도 여전히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삼성은 6위로 추락하면서 외국인 선수인 오버뮬러와 톰 션을 모두 방출시켰습니다. 잘나가는 팀과 그렇지 못한 팀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최근의 프로야구는 이제 본격적인 후반기로 진입하는 중요한 시점에 놓여 있습니다.
가장 급한 팀은 롯데로 5연패의 부진에서 탈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최근 5경기에서 평균 자책점 3.44를 기록하며 나름대로 좋은 투구를 보여줬지만 1승 2패를 기록하고 있는 조정훈이 오늘 있을 기아전의 선발투수로 나섭니다.
기아는 디아즈를 내세워 롯데와의 3연전을 싹쓸이할 태세입니다. 타선의 응집력과 최근의 기세를 본다면 기아의 우세가 점쳐집니다. 그러나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롯데는 연패를 5연패에서 마무리 짓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08 프로야구 7월 17일 경기
18:30 장소 : 대전구장 (심수창) LG VS 한화 (유원상)
18:30 장소 : 사직구장 (디아즈) KIA VS 롯데 (조정훈)
18:30 장소 : 잠실구장 (채병용) SK VS 두산 (랜들)
18:30 장소 : 대구구장 (이현승) 우리 VS 삼성 (이상목)
NPB(일본 프로야구)
한신 VS 야쿠르트(임창용)
아레나 MSL 4강 2회차
박지수(테란) VS 이영호(테란)
[엑스포츠뉴스 브랜드테마] 조영준의 엑츠 모닝와이드. '국내 최초' 데일리 스포츠 전문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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