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한국 축구를 빛낸 공격수들의 계보는, 최정민부터 황선홍까지 이어졌다. 50년대에는 최정민, 60년대에는 이회택, 70년대에는 차범근, 80년대에는 최순호, 90년대에는 황선홍의 계보가 이어진 것이다. 이 계보에 포함되는 것은 너무나 영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오랜 시간이 지나도, 많은 축구팬들에게 잊혀지지 않을 선수로 기억속에 남을 수 있다.
그리고 이제는 황선홍을 이을 수 있는, 최고의 공격수가 배출되는 시기를 맞이했다. 2005년인 현재, 아직까지는 황선홍처럼 뛰어난 기량을 앞세워 맹활약하는 한국 최고의 공격수, 다시 말해 2000년대 최고의 한국 공격수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국가대표팀의 주전 공격수 이동국이 부활하는데 성공했고, 부상중이지만 안정환도 공격수로서의 뛰어난 자질을 갖추었다. 그리고 최근 청소년 대표팀에서 박주영이 신드롬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맹활약 펼치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황선홍을 이을 최고의 한국 공격수가 배출되고 있는 중이다. 과연 황선홍을 이을 최고의 공격수는 누가될까?
부활에 성공한 이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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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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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대한축구협회 |
작년 여름 본프레레호 출범 이후 국가대표팀의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 잡은 이동국은, 2004년에 A매치 10경기에 출전하여 8골을 넣었다. 특히 작년 12월 19일 독일전에서 보기 드문 터닝슛을 성공시켜, 2004년 한국 대표팀 최고의 골에 선정 되었다. 얼마전에 끝난 미국 전지훈련 3경기에서 골 넣는데 실패했지만, 당분간 붙박이 주전을 지킬 것이다. A매치 통산 기록은 44경기 출전 17골 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각급 대표팀에 차출 되면서 잦은 부상 및 기량 저하로 이어졌고, 결국에는 슬럼프에 빠지고 말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한 시련을 겪은 이동국은, 그해 가을에 벌어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병역면제 받는데 실패하여 광주를 K리그 연고지로 하는 상무에 입대했다. 하지만 광주에서 기량이 한층 성숙되어, 예전보다 발전된 기량을 선보였다.
광주에서의 이동국은 움직임이 부지런하고, 상대팀 선수들과의 몸싸움이 더욱 대담했다. 또 볼 연결의 정확성이 한층 향상 되었고, 개인기를 통한 돌파에 능한 모습을 발휘했다. 이동국이 2004년 여름에 다시 국가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었던 이유는, 광주에서의 맹활약이 컸다. 상무 입대라는 시련이 있었지만, 이것을 극복하여 그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슬럼프에서 탈출했고, 결국 부활에 성공했다.
최근에 이동국이 부활에 성공한 또 다른 요인은, 국가대표팀 내에서 맹활약 펼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았다. 2004년에 출전한 A매치에서 전체적으로 내용상의 경기력이 부진했지만, '스트라이커는 골로 말해주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많은 골을 넣으며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한국의 월드컵 4강 신화를 달성시킨 주인공, 안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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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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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대한축구협회 |
안정환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 신화를 달성하는데 큰 공헌을 세운 주역 선수들 중에 한명이다. 본선 미국전에서 동점골을 넣었고, 16강 이탈리아전에서는 역전 헤딩골을 넣어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8강 스페인전 승부차기에서 키커로 나서 골을 성공시켜, 한국의 4강 진출에 도움을 주었다.
지금까지 51번 출전한 A매치에서 14골을 넣은 안정환은 최전방 공격수 뿐만 아니라, 윙 포워드와 공격형 미드필더도 소화했던 선수다. 화려한 발재간을 자랑하는 테크니션 안정환은, 순발력과 볼 연결 등에도 능한 모습을 보여왔다. 후반전에 조커로 투입되면 한국의 공격적인 분위기를 주도하여, 상대팀 선수들을 농락하는 경기력을 펼쳤다.
부산에서 활약했던 1999년에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경력이 있는 안정환은 2004년에는 소속팀 요코하마의 전기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끌었듯이, 팀내 공헌도를 끌어 올릴 수 있는 기량을 갖추었다. 하지만 2004년에는 국가대표팀에서의 활약이 다소 주춤했다. 이동국과의 조합에서 별다른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상대팀 선수들에게 막혀 부진에 빠진적이 있었다.
작년 11월 17일 몰디브전 경기 도중에 부상을 입어 지금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부상이 회복되면 다시 국가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이동국 등과 함께 치열한 주전 다툼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떠오르는 뉴 페이스, 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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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주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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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대한축구협회 |
최근 '신드롬'과 '열풍'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청소년 대표팀(U-20)의 에이스 박주영이 많은 축구팬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중이다. 지난 카타르 대회에서 한국의 우승을 이끌어 MVP를 수상했고, 한국이 대회에서 11골을 넣을때 9골은 박주영이 넣은 득점이다. 그중 7골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할때 넣었던 득점이다. 우크라이나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했고, 결승 일본전에서는 2골을 넣었다.
작년 가을에는 한국의 아시아 청소년 대회 우승까지 이끌었다. 박주영은 이 대회에서 MVP 및 득점왕(6골)을 동시에 수상했고, 2004년 말에는 AFC 선정 올해의 청소년 선수에 뽑혔다. 청구고 시절과 지금의 고려대 소속으로서 많은 골을 기록한 박주영은,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뛰어난 골 감각을 뽐냈다. 아직 A매치 출전 경력이 없지만, 세계 청소년 대회 이후에 국가대표팀 차출 가능성이 높다.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소화하는 박주영의 경기 운영능력은, 이번 카타르 대회를 통하여 작년 가을보다 향상 되었다. 전방의 움직임을 살피면서 골 넣을 수 있는 공간을 파고들거나, 잦은 위치 변화로 공격 기회를 찾아 다녔다. 지능적인 경기 운영이 돋보이며, 볼 연결과 개인기에 능한 박주영은, 빠른발과 재치있는 돌파를 통한 뛰어난 골 결정력을 뽐냈다.
경기력이 꾸준히 향상되어,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박주영의 나이는 20세.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경우, 국가대표팀에서 맹활약 펼칠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을 것이다.
이상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