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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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86] 통계로 보는 LH급 타이틀전 잭슨 對 그리핀

기사입력 2008.07.09 17:08 / 기사수정 2008.07.09 17:08

강대호 기자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7월 5일 미국 네바다주의 만달레이베이 이벤트센터에서 세계최고최대종합격투기단체 UFC의 86회 메인대회가 열렸다. 총 9경기의 최종경기, 즉 메인이벤트로는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퀸턴 잭슨(28승 7패)이 체급 세계 10강 중 한 명인 포레스트 그리핀(16승 4패)을 상대로 2차 방어전을 가졌다.

UFC의 타이틀전은 5분 3라운드의 일반경기와 달리 5분 5라운드로 진행된다. 판정까지 가는 총 25분의 접전 끝에 심판진이 내린 결과는 도전자 그리핀의 3-0, 만장일치 판정승이었다. 상금 6만달러(6196만 원)의 대회 최우수경기로 선정될 만큼 치열한 경기였기에 누구의 승리라도 수긍할만한 상황이었지만 만장일치, 그것도 48-46 · 48-46 · 49-46이란 상당한 격차로 그리핀이 이긴 경기라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 잭슨 對 그리핀 북미언론 자체채점결과



잭슨 對 그리핀에 대한 현지의 자체채점 결과도 그리핀의 압도적인 우위와는 거리가 멀었다. 필자가 확인한 미국언론의 자체채점결과는 2승 5무 3패였고 두 선수 간의 최대점수 차이는 2점이었다. 2점차는 수긍할 수 있다는 견해도 상당했지만, 공식판정 중 49-46, 3점차라는 결과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이다.

종합격투기와 견줘 역사와 시장규모에서 압도적인 우위인 복싱은 현재 주먹 공격의 단순 시도와 성공 횟수는 물론이고 그 중 위력 있는 공격 시도와 성공에 대한 통계도 이미 보편화했다. 반면 종합격투기의 상세통계는 아직 중계에 쓰이지 않는 등 대중화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복싱 역시 세밀한 기록을 접할 수 있는 것은 타이틀전 같은 주요경기인 경우가 많다. 복싱과 종합격투기 모두 사람이 판정하기 때문에 통계는 어디까지나 결과와는 무관한 참고 자료일 뿐이지만 잭슨 對 그리핀의 세부통계를 통해 판정에 대한 논쟁에서 한발 물러나 객관적으로 경기를 돌이켜보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을 것이다.

1. 1라운드

- 타격통계



- 종합통계



이 경기에서 1라운드부터 종료까지 두드러지는 점은 바로 그리핀의 공격횟수 우위다. 기술적인 역량 외에 끈기와 체력의 장점을 널리 인정받는 그리핀은 경기 내용과 라운드별 우열과 상관없이 시종일관 끊임없는 공격을 시도했다.

1라운드에서 잭슨은 그리핀에게 다운을 뺐었으며 공격의 효율성에도 앞서 내용상으로 우세했다. 그러나 그리핀은 상대보다 223.5% 많은 공격을 시도한 덕분에 성공횟수에서 앞섰다. 그리핀의 이런 특성은 심판진에게 잭슨의 ‘효과 우위’를 덜 느끼게 했다.

주먹 공격이 장점인 잭슨은 1라운드부터 안면 공격에 대한 비중이 높았다. 반면 그리핀은 잭슨과 상단 공격으로 맞불을 놓기보다는 하단 공격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택했고 두 선수의 이러한 양상은 경기 내내 이어졌다. 잭슨은 다리, 그리핀은 안면 수비가 상대적으로 허술하므로 이는 합당한 선택이었다.

2. 2라운드

- 타격통계



- 그래플링 통계



- 종합통계



그리핀이 일방적으로 우세한 2라운드였다. 잭슨은 위치 구분이 모호한 ‘하이파워’ 4회를 제외하고는 타격 자체를 시도하지 못했고 그리핀에게 그래플링에서 패스를 3회 허용하며 사이드와 마운트를 내줬다. 위기 탈출을 위해 테이크다운을 시도했으나 이마저 통하지 않았다. 그리핀은 레슬링 전문경력이 없지만, 잭슨은 미국 테네시주 고등학생우수팀에 선정된 바 있다. 그리핀은 안면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나섰고 그래플링의 우위를 바탕으로 조르기도 2회 시도했으나 상대의 항복과는 거리가 멀었다.

3. 3라운드

- 타격통계

* 3라운드 그래플링 상황 없음



- 종합통계



잭슨이 왜 UFC 챔피언인가를 보여준 3라운드였다. 완벽한 열세로 2라운드를 마쳤음에도 장기인 안면 공격 외에 몸통에도 효율과 위력을 겸비한 공격을 구사했다. 위기에서 탈출한 잭슨을 맞아 그리핀은 다시 다리공격 위주로 돌아갔다. 1라운드와 마찬가지로 효과우위는 잭슨이지만 그리핀은 상대보다 정확히 2배가 많은 공격시도 덕분에 공격성공 횟수에선 앞섰다.

4. 4라운드

- 타격통계



- 그래플링 통계



- 종합통계



2라운드의 위기를 3라운드에서 무난히 벗어난 잭슨은 4라운드 대반격에 나선다. 안면 공격의 압도적인 우위를 바탕으로 몸통도 위력은 크지 않았으나 꾸준히 공략했다. 그리핀의 공격시도는 잭슨의 59.6%에 불과했고 당황한 탓인지 다리공격의 비중이 급격히 줄고 안면 공격으로 맞대응했지만, 효과는 거의 없었다. 타격의 완벽한 열세를 만회하려고 그리핀은 테이크다운과 조르기를 각 1회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5. 5라운드

- 타격통계

* 5라운드 그래플링 상황 없음



- 종합통계



두 선수는 이 경기에서 자신들이 현재 라이트헤비급 세계 10강에 드는 훌륭한 선수라는 것을 위기대처능력으로 실증했다. 2라운드에서 일방적으로 몰렸지만 3라운드에서 재기한 잭슨처럼 그리핀도 4라운드에서 무너지지 않고 5라운드에서 저력을 보여줬다. 다리공격은 강력했고 안면공격도 잭슨과 대등했다. 잭슨은 그리핀의 47.1%에 불과한 공격시도로도 하이파워에서 2회밖에 뒤지지 않는 등 여전히 효과적이었지만 전체적인 공격시도와 성공에서 격차가 꽤 있었다.

6. 1-5라운드 합산

- 타격통계



- 그래플링 통계



- 종합통계



잭슨은 그리핀에게 다운 1회를 포함, 하이파워 44회를 기록했다. 상대의 49.5%에 불과한 공격시도로 하이파워에서 3회 우위를 점하면서 타격의 기술과 효과에서 앞섰다. 부분적으로는 역시 안면 공격의 강력함이 최강점이었다.

반면 그리핀은 얼마되지 않았던 그래플링 상황에서 우세했고 다리공격에선 잭슨을 압도했으며 공격시도 201.8%, 공격성공 154.8%의 우위로 ‘시각적인’ 측면에서 더 적극적이었다. 기술적인 열세와 효과 부족을 체력과 의지로 만회한 것이다.

세부통계를 UFC에 적용되는 라운드별 채점으로 환산하면 47-47로 같다. 효율을 중시하는 이러한 ‘숫자놀음’의 특성상 잭슨이 유효점수에서 앞섰지만 어디까지나 이는 참고자료이다. 하지만, 적어도 잭슨이 만장일치 판정패를 당할 경기내용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타이틀전에서 챔피언은 무승부만 해도 방어를 할 수 있다. 그리핀의 적극성과 체력은 높이 살만하지만 내용의 열세를 대등한 수준까지 만회했을 뿐, 이를 뒤집을 정도는 아녔다. 따라서 통계상으로는 무승부에 따른 잭슨의 2차 방어 성공이 가장 타당한 결과로 여겨진다.

아쉽게 방어에 실패한 잭슨, 행운이 가미된 타이틀전 승리로 챔피언에 등극한 그리핀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참고: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을 준수했다. 이하 현지시각.
사진: UFC 공식홈페이지

강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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