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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칼럼] 사바시아 영입한 밀워키, 최강의 '원투펀치' 장착

기사입력 2008.07.08 21:15 / 기사수정 2008.07.08 21:1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최근 메이저리그 트레이드시장에서 가장 관심이 쏠렸던 C.C 사바시아의 새로운 팀이 결정됐습니다. 

현재 NL 중부지구에서 3위를 달리고 있는 밀워키 브루어스가 사바시아의 새 보금자리가 됐습니다.

사바시아는 올 시즌을 끝으로 FA시장에 풀리게 됩니다. 당장 사바시아를 잡아둘 재정적인 형편이 빈궁했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시즌 도중에 사바시아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현재(8일 기준)까지 37승 51패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에서 최하위로 떨어져 있는 클리블랜드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기에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재계약하기가 힘든 사바시아를 일찌감치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고 유망주들을 영입해 팀을 재건하자는 것이 인디언스의 목적입니다.

클리블랜드가 사바시아란 거물 투수를 내놓고 다른 팀들에게 원한 것은 유망주들이었습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팀들인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 탬파베이 레이스, 시카고 컵스, LA 다저스, 그리고 밀워키 브루어스 등이 사바시아 영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구단들이었습니다.

이 팀들 중에서 가장 클리블랜드의 조건을 만족시킨 팀은 의외로 밀워키였습니다. 대형선수 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레드삭스와 양키스는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현재 그 공백을 젊은 유망주 선수들이 보완해주고 있습니다.

사바시아를 영입하면 이런 선수들을 대거 내줘야 합니다. 따라서 양키스와 레드삭스 등은 사바시아 한 명을 데려오기 위해 전력에서 귀중한 몫을 해주는 다수의 선수를 쉽게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채드 빌링슬리와 클레이튼 컵쇼, 그리고 맷 캠프 같은 뛰어난 유망주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LA 다저스도 사바시아 때문에 이 선수들을 내줄 수 없었습니다.

밀워키는 사바시아를 데려오기 위해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특급 유망주 네 명을 클리블랜드로 보냈습니다. 지금까지 자체 팜업 시스템에서 성장한 선수들로 지난해부터 좋은 성적을 낸 밀워키는 이제 리그 최고의 좌완투수를 영입하며 본격적인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밀워키는 이미 벤 시츠라는 뛰어난 에이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시츠는 지금까지 2.77의 방어율에 10승 2패를 기록하고 있는 정상급의 선발투수입니다. 확실한 에이스인 시츠가 존재하는 마당에 사바시아까지 들어왔으니 밀워키는 순식간에 내셔널리그에서 최고의 원투펀치를 보유한 팀으로 급부상했습니다.

사바시아는 지난시즌에 19승에 3.21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현역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입니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엔 웬일인지 사바시아는 극히 평범한 투수로 전락해 있었으며 제구력의 난조로 볼의 위력은 급격히 쇠퇴해 있었습니다.

사바시아가 올 시즌 첫 등판한 이후 네 경기를 치르는 동안에 기록한 성적은 8이닝에 무려 32개의 안타를 맞으며 볼넷도 14개나 기록했습니다. 시즌 초반 네 경기에서 8이닝 동안 27점을 실점하며 방어율이 13.50으로 치솟은 사바시아의 부진에 대해 ‘앤드류 존스(LA 다저스)가 가장 실망스러운 타자 1순위라면 투수는 단연 사바시아다’라는 혹평도 나왔습니다.

시즌 초반에는 도저히 볼의 제구력이 잡히지 않아 스트라이크를 던지기가 힘들었던 사바시아는 이내 경기가 진행되면서 자신의 구위를 찾아가고 있었으며 현재까지 6승 8패에 방어율 3.83, 그리고 삼진아웃은 무려 123개나 잡아내며 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특히 5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 기록한 사바시아의 평균 자책점은 2.22에 불과합니다. 가장 많은 실점을 내줬던 경기가 4실점이었으며 9이닝 동안 무실점 경기가 한번, 그리고 8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한 경기도 한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바시아가 가장 높게 평가를 받는 부분은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좋은 기록을 유지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밀워키로 트레이드되기 전에 사바시아는 아메리칸리그 투수들 중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한 투수였으며 가장 많은 삼진을 잡았다는 것도 이 부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사바시아를 볼 때, 모든 이들이 일반적으로 드는 느낌은 그의 거대한 체구일 것입니다. 신장 2m에 130kg이 넘는 그의 거대한 몸은 타자들에게 큰 위압감을 줄 수 있습니다.

사바시아는 분명 밀워키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첨병으로 영입되었으며 밀워키가 중부지구 선두, 혹은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된다면 어김없이 1선발로 나서서 벤 시츠와 함께 시리즈를 이끌어갈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시즌의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나타난 사바시아의 모습은 실망스러웠습니다. 지나친 책임감을 가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집중력은 흐트러져 있었고 제구력은 정규시즌에 비해 한참이나 떨어져 있었습니다. 만약 사바시아가 보스턴과 맞붙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단 1승만이라도 거뒀다면 월드시리즈 진출 팀은 보스턴이 아닌 클리블랜드가 되었을 것입니다.

육중한 체구에서 뽑아져 나오는 158km에 달하는 불 같은 광속구와 슬라이더와 커브도 위력적인 사바시아는 만약 자신의 기량이 흔들리지 않고 정상적으로만 가동된다면 어느 타자들도 쉽게 공략할 수 없는 정상급의 투수인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배짱이 부족한 소심한 투구가 이번에도 반복된다면 밀워키는 구단이 원한 최고의 원투펀치 시스템에 결함이 올 수도 있습니다. 거대한 덩치와는 다르게 의외로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에서 흔들렸던 사바시아가 강팀인 시카고 컵스와 세인트루이스를 제치고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따내는 데에 큰 공헌을 할지에 밀워키 팬들의 기대가 모아 지고 있습니다.

 [사진 = C.C 사바시아 (C) milwaukee.brewers.mlb.com]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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