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1선발과 마무리가 이탈한 '미완성' 전력에도 LG 트윈스가 2017 시즌 첫 달을 5할 이상의 승률로 마감했다. 그러나 LG는 4월의 성과를 넘어 여름을 준비하고 있다.
LG는 4월 26경기 15승 11패로 +4의 승패마진을 올렸다. 지난해 선발진의 에이스 역할을 했던 데이비드 허프와 마무리 임정우의 이탈에도 불구, 개막 6연승을 질주하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예고했다. 비록 타선이 잠시 주춤하며 5할 언저리에 머물기도 했으나, 마운드의 힘을 바탕으로 다시 치고 올라섰다.
허프 없이 소사, 류제국, 차우찬, 임찬규, 김대현으로 구성된 선발진은 4월 평균자책점 3.22로 KIA(선발 ERA 3.11)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젊은 축에 속하는 임찬규는 물론, 이제 2년차 신인인 김대현까지도 가장 최근 치러진 경기에서 선발승을 따내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팀의 마운드를 높이는데 큰 공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양상문 감독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선발진도 체력 안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 감독은 "선발투수는 7경기에 한번 쯤은 쉬어줘야 한다"며 선발진을 풀타임으로 가동시키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양 감독의 이런 철학은 불펜진 소화 이닝에서도 드러난다. LG 구원진은 4월 평균자책점 2.49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았고, 2위인 NC의 3.35과도 앞자리가 다르다. 필승조로 나서고 있는 진해수(10⅓이닝), 김지용(11이닝), 신정락(11⅓이닝) 모두 소화 이닝이 12이닝을 넘지 않는다. 리그 불펜 중 이닝만으로 순위를 매겼을 때 20위권 밖이다. 확실한 마무리를 정해놓지 않은 상황에서 필승조가 남은 이닝을 적절히 분배해 막고 있다.
타선 역시 체력 안배가 우선시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4할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하며 숱한 화제를 뿌렸던 '광토마' 이형종도 예외는 아니다. 양상문 감독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형종의 집중력 저하를 우려해 '인터뷰를 줄이라'고 말했을 뿐 아니라, 이따금씩 선발에서 제외해 체력을 안배시키고 있다. 주전 유격수 오지환도 10경기에 한번씩 휴식을 주겠다고 공언했고, 실제로 그렇게 기용하고 있다. 내야 유틸리티로 유격수 소화가 가능한 최재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양상문 감독은 "한 주에 한번이라도 쉬면 야수들의 체력이 많이 비축된다"며 페이스를 무리하게 가져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LG는 일찍부터 주전 선수들의 출전 비중을 조정하며 8월 대반격에 성공했다. 이는 거꾸로 이야기하면 주전 선수들을 제외하고도 그 자리를 채울 수 있는 자원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매년 새로운 얼굴들로 1군 라인업을 채우고 있는 LG는 벌써 체력이 저하될 여름을 생각하며 스마트한 기용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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