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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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1 카타르 8개국 친선대회>> 한국 vs 일본

기사입력 2005.01.27 16:22 / 기사수정 2005.01.27 16:22

이찬주 기자
아시아 축구의 맹주인 두 국가, 한국과 일본이 결승에서 만나게 되었다. 지난 對 알제리戰에서 보여 준 한국팀은 서서히 페이스가 올라가고 있었고, 조직력도 향상되고 있음을 보여주었기에, 조심스레 한국팀 승리에 필자는 예상했었다. 


손쉬운 한국의 승리?

경기시작전, 일본팀의 에이스인 히라야마(스쿠바大 소속)의 선발명단에서 제외(허리부상)로 한국팀의 우세가 필자의 예상에 확신을 주었다. 전력상으로 일본은 190cm의 골게터 히라야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이번 대회에서 이전에 보여주었던 짧고, 섬세한 패스 위주의 플레이에서, 히라야마라는 타켓에 단번에 찔러주는 롱크로스 위주의 선이 굵은 플레이로 변모하면서 결승까지 올라오게 되었다. 

비록, 히라야마가 이번 대회에서 1골에 그치면서, 골잡이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로빙볼이나 크로싱을 수비수보다 먼저 따내면서, 주위의 선수들에게 찬스를 내어주거나, 對 노르웨이와의 4강전에서 보여준 어시스트 능력 등은 그가 왜 일본내에서 "괴물"이라는 칭송을 받는지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히라야마가 허리부상으로 결승전 선발라인업에서 빠지면서, 일본은 딜레마에 빠지게 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히라야마라는 타켓이 사라지면서, 이전 4경기에서 보여준 플레이를 변환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팀에겐 더할 나위 없는 낭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에 반해, 전력누수가 없는 한국은 박주영(AMC/FC)이라는 확실한 골메이커(Goal-Maker)가 건재하며, 김승용, 백지훈, 안태은, 강진욱 등의 든든한 도우미들 고른 활약과 동시에 조직력이 살아나고 있다는 데에 큰 플러스 요인이었다.


한층 성숙된 수비력을 보이다

對 알제리戰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한국팀의 수비력은 이전 3경기보다 효율성이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었고, 압박과 협력수비, 맨마킹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어, 새해 첫 국제대회에서 낭보가 있으리라 예상케 했었다. - 예선 3경기의 실점추이를 살펴보면, 중국(2골)-우크라이나(2골)-노르웨이(1골)-알제리(1골:골키퍼 실수) 순으로 수비력이 향상되고 있었다 -

카다르 도하 알 아라비 경기장에서 결승전의 휘슬이 울리면 경기는 시작된다. 전반종료시까지 일방적인 한국팀의 볼 점유율로 - 한때 8:2까지 점유했다 - 경기를 지배했으나, 괄목할만한 득점찬스를 갖지 못한 채, 전반전을 마치는 듯 했다.

일본팀의 잘 짜여진 수비망에 번번히 한국팀 공격은 수포로 돌아가면서, 안 좋은 예감마저 들기 시작했다. - 공격만 하다가 지쳐서 오히려 역전 당하는 경기를 많이 봤다. 전반 40분까지는 이런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

일본 역시 기존의 선이 굵은 축구가 아닌 이전의 패스워크 플레이로 전환하면서 호시탐탐 골을 노렸으나, 강력한 수비망에 고개를 떨구었다. 그러나, 한국의 창은 일본의 방패를 뜷어버리게 된다.


창으로 방패를 뚫어라

전반 41분경, 우측진영에서 개인기로 수비수를 따돌린 후, 크로싱을 일본 문전으로 올렸고, 문전에 있던 신영록 선수가 가슴으로 김승용 선수에게 떨궈 주었고, 이를 왼발로 침착하게 차 넣으면서, 우승이라는 서광이 한국팀에 들기 시작했다. (1:0) 그리고, 3분이 흘렀을까.

김승용 선수가 우측에서 크로싱한 볼을 일본 수비가 걷어낸다는 것이 헛발질로 이어지면서 문전에 있던 박주영 선수에게 연결되었고, 침착하게 오른발로 팀의 두번째 골로 연결시키면서, 일본의 아성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2:0)

후반에 들어서면서, 일본의 의욕이 돋보였다. 전반과 달리 강한 프레싱으로 한국팀의 패스를 차단하면서 한국을 위협했다. 그러나, 한국팀의 에이스인 박주영은 이런 일본의 희망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후반 11분, 일본 문전에서 부분전술로 돌파하던 한국팀은 좌측으로 패싱된 볼을 김승용 선수가 슛팅을 날렸으나 골키퍼의 선방으로 막혔고, 중앙으로 파고들던 박주영 선수가 넘어지면서 빈 골망에 볼을 차 넣으면서 팀에 세번째 골을 선사한다. (3:0)

일본도 만회골을 넣기 위해, 히라야마 등의 선수를 교체투입하면서 고군분투하지만, 다져진 한국팀의 조직력과 수비에 막혀 찬스는 무위로 사라지고 말았다.
그나마, 골이나 다름없던 기회도 김대호(경희高) 골키퍼의 눈부신 선방으로 인해 무산되었다. - 매우 안정적인 볼처리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공중볼 처리능력은 잘 모르겠지만, 볼 예측능력이나 침착성은 매우 놀라웠다 -

결국, 후반 종료까지 골을 기록하지 못한 일본은 3:0이라는 대패로 한국에게 우승을 내주게 된다. - 비슷한 수준의 팀간의 경기에서 3:0이라는 스코어는 큰 점수차를 뜻한다 -


박주영이라는 경이로운 골게터

필자는 이번 대회에서, 박주영 선수라는 확실한 골게터의 눈부신 성장에 경탄을 금치 못한다. 경기당 2골이 넘는 순도높은 필드골은 그가 왜 루니와 비견되는지 알만한 대목이겠다. 그러나, 필자는 약간 회의적인 생각도 갖고 있다.

박주영이라는 훌륭한 재목이 과연 프로팀에서도 잘 적응하느냐에 초점이 있으리라... 박주영 선수는 아직 고려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아마츄어라는 점이다. 만일 박주영 선수가 프로팀에 입단했다면, 아마도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도 그를 발탁하는데 주저함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즉,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루니는 18세에 이미 에버튼이라는 프로클럽에서 뛰면서, 자신의 기량을 검증받았고,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빅클럽에서 팀내 매우 중요한 선수로 자리매김을 했다. 따라서, 루니의 대표팀 발탁은 당연한 이치라는 것이다.

그러나, 박주영 선수는 분명 대표팀에 소속될 충분한 자질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아마츄어 신분이라는 점이 본프레레 감독의 마음에 와 닿지 못한 부분으로 보인다. 프로클럽에서 정규적으로 활약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면 반드시 성인대표팀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FC 서울의 김승용 선수도 1G 1AS를 기록하면서, 팀 우승에 많은 기여를 했다. 특히 선제골을 넣은 후, 개그맨 리마리오의 액션을 골 세레모니로 장식했는데, 늦은 밤 졸린 눈을 부비고 일어난 많은 축구팬들에게 신선한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번 경기에서 2골을 기록한 박주영 선수보다 더 큰 활약을 했다고 필자는 판단된다. 팀의 선제골과 두번째 골의 어시스트, 세번째 골에도 상당 부분 기여한 바가 크기 때문이다. 對 중국戰에서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지만, 월등한 기량으로 한국팀 우승에 많은 기여를 했다.
마지막으로, 김대호 골키퍼의 시기 적절한 판단력은 상대 1:1 찬스가 될 뻔한 상황을 무위로 만들었고, 뛰어난 민첩성과 볼 예측력으로 클린시트(Clean Sheet, 무실점)로 결승전을 장식했다. 김대호 골키퍼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힘든 경기가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새해 첫 대회 우승!

이로써, 새해 첫 국제대회에서 한국은 우승했으며, 세계청소년 선수권대회에서의 선전을 기대하게끔 만들었다. 우승상금으로 25만 달러를 거머쥐게 되었으며, 박주영 선수는 9G 1AS라는 경이적인 활약을 펼치며, 이번 대회 득점왕과 최우수선수상(MVP)에 올랐다. 또한, 한국팀은 페어플레이상까지 수상하면서 8개국 중 최고의 팀이 되었고, 박성화 감독 역시 변함없이 뛰어난 지도력으로 주전급 선수들의 불참했음에도 우승이라는 호성적을 거두었다. 

이후 카타르 대회를 마친 한국 청소년팀은 시리아 다마스쿠스로 이동해 29일과 2월 1일 시리아 청소년대표팀(U-20)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 뒤, 2월 2일에는 스페인 마드리드로 이동한 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청소년팀(U-20) 및 레알 마드리드 B팀(9일)과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 뒤 귀국할 예정이다.

이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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