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6.29 07:26 / 기사수정 2008.06.29 07:26
[엑스포츠뉴스= 문용선 기자] 6월 28일, 서울과 부산의 K리그 12라운드 경기에서는 90년대 한국 최고 스트라이커들과 그들의 계보를 이어가는 선수들이 함께하는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바로 부산의 황선홍 감독과 주장 안정환, 그리고 홈팀 서울의 최용수 코치와 간판 골잡이 박주영이 경기를 치루기 위해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한 서울월드컵 경기장에 모두 출동했습니다.
황새와 독수리, 스트라이커 다움이 충만했던 그들
‘황새’ 황선홍은 올해 처음으로 부산을 맡으며 감독으로서 첫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비록 성적은 최하위로 바닥을 치고 있지만, 그의 팀을 새롭게 바꾸어 놓겠다는 열정은 언제나 뜨겁게 느껴집니다. ‘독수리’ 최용수는 K리그의 안양을 거쳐 J 리그에 진출하고 나서, 수년간 리그 최강 골잡이로 군림하였습니다. 그 후, 다시 서울에 입단하며 K리그에 복귀하였고, 선수 생활을 마친 뒤에는 코치의 모습으로서 팬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황새와 독수리. ‘조류 투톱’으로도 불리며 90년대를 풍미했던 최강 골잡이들이 항상 승승장구했던 것은 아녔습니다. 잠시라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온갖 날 선 비판과 가차없는 비난이 그들을 압박했습니다. 두 선수 모두 ‘개발’ 소리는 지독하게도 들었을 겁니다. 또한, 두 선수는 세계와의 격차를 알려주며 분통 터지게 필자를 울렸던 프랑스 월드컵도 생각나게 합니다. 그럼에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황선홍과 최용수에게는 지금의 수많은 국내 공격수들에게 없는 스트라이커다움이 충만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그들만의 스타일로 득점하는 방식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황새와 독수리의 포효를 볼 수 없게 된 것은 꽤 오래전 일입니다. 이제는 지도자로서 꼭 그들이 한 시대를 풍미하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안느와 축구천재의 동반 부진, K리그 흥행 아쉬워
개인적으로 양 선수 모두 한 골씩 성공하길 간절히 염원하며 경기를 지켜봤지만, 제 정성이 부족했을까요? 두 선수 모두 득점과는 거리가 먼 경기였습니다.
4명의 킬러들을 함께 보며, 한국축구의 킬러 문제에 대해 생각하다
과거에나 지금에나 회자되는 한국축구의 고정적인 문제 중 하나가 바로 골 결정력 문제입니다. 그 문제의 가장 중요한 질문은 과연 골을 잘 집어넣는 선수, 소위 말하는 ‘킬러’가 한국 축구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90년대에 황선홍과 최용수라는 아시아 최고 레벨의 선수들이 있었고, 지금도 박주영 외에 많은 선수가 그 계보를 잇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의 황선홍과 최용수보다 지금 우리의 골잡이들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큽니다. 분명히 과거보다 지금 한국축구의 인프라와 시설은 발전했습니다. K-리그 또한 어느 정도의 질적, 양적인 성장을 이루며 과거보다 선수생활 하는데 좋은 조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선수들의 여건은 좋아졌는데 왜 그들을 뛰어넘는 선수들은 쉽사리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요?
그것은 정신자세의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황선홍 감독이 최근 인터뷰에서 "악착같은 집념이 있어야 한다. 항상 어떻게 골을 넣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머리를 써야 한다."라고 밝힌 바 있는 데 정확한 지적인 것 같습니다. 쉽게 자기 자신의 작은 성공에 도취해 버린다면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할 수 없지만, 항상 다음을 생각하며 자기 자신을 채찍질하게 되면 발전을 거듭할 것이고, 결국 한 차원 높은 기량을 가진 선수로 거듭날 수 있다고 황선홍 감독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스트라이커는 타고나기도 하지만 길러지기도 합니다. 수많은 한국의 공격수들이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이겨내고 황선홍-최용수-안정환 이후의 계보를 이어갈 수 있기를 희망해보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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