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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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 다이어리] 서유와 부천, '그들의 열정에 대하여'

기사입력 2008.06.29 04:43 / 기사수정 2008.06.29 04:43

김혜미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혜미 기자] K3리그에는 많은 선수가 있습니다.

이 선수들 중에는 직업을 축구 하나만 가지는 선수들도 있고, 아닌 선수들도 있습니다. 저마다 갖고 있는 꿈 하나씩을 키우며 필드를 밟는, 우리 옆에 있는 그런 사람들입니다. K-리그의 화려함도, 내셔널리그가 가질 수 있는 기대감도 모자란 K3리그입니다. 하지만, 그라운드를 뛸 수 있어 행복한 선수들과 그런 선수들을 사랑하는 팬들이 있답니다.

별로 반갑지 않은 장맛비가 내렸다 그쳤기를 반복하는 날씨 가운데, 잠실 주경기장에서는 서울과 부천의 경기가 열렸습니다. 이 두 팀은 작은 공통점이 있지요. 온전히 시민들의 힘으로 팀을 만들었다는 점. 그래서 아끼고 또 아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 위가 서울 선수들이고, 아래가 부천 선수들입니다. 경기 한시간 전부터 나와서 몸도 풀고, 공도 차며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 경기 시작 전부터 양팀 서포터즈들의 응원은 정말 컸답니다. 이 큰 운동장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였으니까요.



▲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의 작은 묵념이 있었습니다. 25일, 전 K3리그 화성 신우전자 소속이었던 故 전일재 선수에 대한 묵념이었지요. 이날 선수들은 그를 애도하는 뜻으로 팔에 까만 리본을 묶고 경기에 임했습니다. 









▲ 전반 초반부터 두 팀은 혼전 양상을 띠었고, 골 침묵을 깬 건 서울이 먼저였습니다. 전반 40분 서울의 우제원 선수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선을 잡았지요. 





▲ 하지만 부천에게도 기회는 찾아왔습니다. 종료 직전 부천은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부천의 서포터즈들은 환호했습니다. 제민영 선수는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습니다. 



▲ 하프타임 때 선수들은 락커룸에 들어가지 않고 이렇게 필드에 앉아 작전을 듣거나 이야기를 나누며 잠시동안 쉬는 시간을 갖습니다. 어찌보면 이런 모습들에 더 정감이 가기도 합니다.



▲ 뭔가 평화로워 보이는 듯 같기도 하네요.









▲ 그러다 후반 25분, 볼 경합 상황에서 부천의 골키퍼 최영민 선수가 쓰러졌고, 목 쪽에 부상을 입었는지 보호대를 하고 결국 응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잠시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는데요.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랍니다. 







▲ 후반으로 갈수록 부천의 기세가 심화되며 서울의 골문을 계속 공략했지만, 번번이 골키퍼에 막히거나 골포스트를 넘어가는 등의 불운이 잇따랐습니다. 몇 번의 결정적인 기회도 있었지만 허무하게 다 날려버려 선수들뿐만 아니라 서포터즈들까지 아쉬움을 토해내기도 했지요. 그렇게 경기 종료까지 두 팀은 엎치락뒤치락했지만 결국 승부를 내지는 못했습니다.

경기 종료 후, 눈에 띄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 서로 상대 서포터즈들 앞에 가서 인사를 하고, 서포터즈들은 상대 선수에게 박수를 보내주었던 일입니다. 경기에 지거나 이기거나 했을 때 상대에게 이렇게 수고했다는 격려의 의미를 보내기가 솔직히 쉽지는 않기 때문에 눈에 띄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주 당연한 모습인데, 새삼스레 느끼지 않아도 될 모습인데 왜 그렇게 아름다워 보였는지요. 






▲ 그리고 마지막으로 양 팀 서포터즈들은 자신의 선수들에게 무한한 신뢰와, 애정을 보냅니다. 언제나 그랬듯 이요.

7년간의 노력 끝에 자신의 팀을 만들어낸 서울유나이티드, 그리고 연고이전이라는 씻지 못할 상처를 받은 채 팀을 만들어낸 부천FC. 이 두 팀의 경기는 전부터 팀이나 서포터즈 등으로 관심을 모아왔습니다.

이 두 팀이 생기기까지 있었던 힘든 일과 보냈던 시간은 이 두 팀의 사람들이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라운드에 서 있는 선수들과, 스탠드에 서서 그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으며 필자가 제일 부러웠던 건 바로 이들이었습니다. 각각 그들의 연고 팀 창단을 해낸 두 팀의 모습을 보면서, 안양도 언젠가는 그라운드를 밟는 선수들과 소리높여 응원하는 팬들을 갖게 되면 좋겠다고 아주 잠깐 생각해봤습니다.

남들도 한 번씩은 다 꾸는 큰 꿈이 현실적으로 어려워도, 선수들은 그저 밟을 그라운드가 있어서 좋습니다. 그리고 그 뒤를 묵묵히 지켜주는 팬들은 사랑하고 아낄 선수들이 있어 좋고 팀이란 것이 있어 좋습니다. 특히나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끝까지 이뤄낸 사람들이 바로 이들입니다. K3리그에는 그런 수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 두 팀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입니다.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 건 그 어떤 것도 아닌 마음속에 항상 품고 있는, 그런 열정이 아닐까 합니다.

지금 이렇게 K3리그라는 틀 안에서 뛰고 있는 서울 유나이티드와 부천 FC. 저 높은 곳이 아니더라도 이 그라운드와 사방에 울리는 응원의 목소리는 서로에게 열정을 지금도 조금씩 키워 주고 있습니다. 선수와 팬이라는, 각각의 마음에.



김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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