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6.21 17:46 / 기사수정 2008.06.21 17:46
[엑스포츠뉴스=유형섭기자] C조 2위로 8강 진출에 성공한 이탈리아와 D조 1위로 8강에 진출한 스페인의 경기가 에른스트 하펠에서 펼쳐진다. 에른스트 하펠구장은 또한 4강전이 펼쳐질 경기장으로 누가 다시 한번 에른스트 하펠의 잔디를 밟게 될지 궁금해진다.
C조 1위 스페인은 3승, 그야말로 우승후보의 모습을 보여줬다. 상대수비진의 빈틈을 이용하는 미드필더와 공격수들 간의 유기적인 호흡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수비적지향적인 전술을 펼치는 러시아, 그리스를 상대로 최소 2골 이상씩을 뽑아내며 어디를 상대하던지 골을 뽑아낼 수 있다는 그들의 능력이 엿보였다. 이탈리아 수비진은 네스타의 은퇴, 칸나바로의 부상과 맞물려 100%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스페인의 공격수들은 이탈리아 수비라인의 빈틈을 이용하여 빠른 속도를 이용한 골을 노려야 한다.
D조 2위 이탈리아, 1승 1무 1패. 독일 월드컵 우승국으로서 체면이 말이 아닌 조별예선을 치렀다. 이탈리아는 2년 사이 많은 것이 변했다. 네스타와 토티의 국가대표은퇴와 함께 판타지스타를 중심이던 이탈리아는 도나도니감독의 부임 이후로 4-3-3전술을 기본으로 한 새로운 팀으로 변했고, 몇몇 친선경기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며 프랑스 이후로 유로와 월드컵을 연속제패하는 국가가 되는지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주장이자 수비의 핵 칸나바로가 부상으로 불참하게 되면서 이탈리아의 수비는 삐걱거리기 시작했고 단단한 4백에서부터 시작하는 이탈리아의 축구는 힘을 잃어 여러 고비 끝에 겨우 8강에 진출하게 되었다. 현 상황에서 이탈리아가 스페인을 격침할 수 있는 최대의 무기는 세트플레이로 델 피에로의 킥능력과 함께 루카 토니의 공격력은 몸싸움에서 밀리는 스페인의 수비진들에게 크나큰 문제 중 하나다. 또한, 라모스와 카프데빌라 양 측면 수비수들 역시 소속팀에서 보여주던 능력만큼의 활약을 발휘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로쏘, 잠브로타의 뛰어난 측면 오버래핑은 스페인을 격침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사항이다.
물론 경기내적인 면에선 스페인이 이탈리아에 앞서는 편이지만 경기외적인 면에선 오히려 이탈리아가 스페인을 앞서는 설정이다. 중요한 경기에서 무력한 모습을 보이는 스페인대표팀의 오랜 징크스와 함께 최근에는 감독 아라고네스와 주전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가 말다툼을 벌이며 스페인의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 비해 이탈리아는 경기가 거듭할수록 나아진 모습을 보이며 팀을 하나로 모으고 있다.
이탈리아로서는 경고누적으로 피를로와 가투소가 결장이기에 대체로 수비적인 성향으로 가면서 ‘판타지스타’ 카싸노와 ‘온몸으로 골을 넣는 스트라이커’ 토니에게 공격을 맡길 것이다. 스페인은 창의적인 미드필더진과 유능한 공격수들에 비해 수비가 약간 부족한 편이기에 양팀은 카시야스와 부폰이라는 최고의 골키퍼를 포진시키고 있으나 서로 몇 골씩 주고받을 공산이 크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선 지난 대회 우승팀이 ‘스쿠데토’라는 방패모양 마크를 단다. 이는 지난 대회 우승팀의 위용뿐만 아니라 그것을 지켜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상징성을 가진다. 과연 이탈리아는 월드컵에 이어 유로에서도 우승하며 그들의 ‘스쿠데토’를 지켜낼지, 스페인은 메이저대회에서 88년 동안 이겨보지 못한 이탈리아를 꺾으며 ‘지역감정으로 단합이 되지 않는 국가’, ‘중요 경기에 약한 국가’라는 오명들을 씻고 4강전을 위해 다시 한번 에른스트 하펠로 향할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사진 = 에른스트 하펠 스타디온 (C) 유로 2008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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