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6.20 09:31 / 기사수정 2008.06.20 09:31
[엑스포츠뉴스= 박형규 기자] '답이 나오지 않는 LG'
'안그래도 힘든데...' LG 트윈스 김재박 감독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8명의 투수를 올리고도 경기를 승리로 이끌지 못했다.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고, 마땅히 호소할 만한 곳도 없다. 차라리 납득할 만한 패배의 이유라도 있었으면 속이라도 편할텐데 스스로 자멸하니 더욱더 애가 탈 노릇이다. 김재박 감독은 18일 인터뷰에서 1997년 초보감독일때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고 표현했다. 19일 벌어진 경기에서 이 인터뷰를 그대로 재확인이라도 시켜주는 듯한 경기 내용을 선보이며 김재박 감독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LG는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KIA와의 광주 원정경기에서 최근의 좋지 않은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이라도 하듯 사사구를 14개나 허용하면서 8-6으로 패배하며 4연패를 기록했다. 8회와 9회 각각 2점씩을 따라붙으며 추격을 한 것을 감안하면 스스로 자멸한 6회가 더욱더 아쉬워졌다.
장마철이 도래함에따라 LG가 자랑하는 원투편치인 옥스프링과 봉중근이 등판하는 경기는 총력전을 기울여서 승리를 거두고 비가 오는날엔 최대한으로 휴식을 취하여 다음경기를 기약하는 전략을 취하여야만 하위권을 탈출 할 수있을텐데, 옥스프링이 5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은 경기에서 패배하였기에 타격이 더 컸다. 불을 끄라고 올려보낸 투수들이 죄다 불을 지피고 내려오니 KIA 입장에서는 '손안대고 코풀기' 격이었다.
2-1로 앞선 LG는 6회말에 '볼넷의 향연'을 선보이며 스스로 무너졌다. 이재영이 옥스프링의 뒤를 이어 올라오자마자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은동안 몸에 맞는 공을 포함 사사구를 3개나 허용하며 1사만루찬스를 KIA에 제공했다. 특히 테이블 세터인 이용규와 이종범에게 각각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후 연속 4개의 볼을 던져 전혀 제구가 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좌타자인 김원섭과 장성호를 대비하여 마운드에 오른 '돌아온 홀드왕' 류택현은 김원섭에게 볼넷을 내주며 밀어내기로 1점을 헌납했고, 장성호에게는 희생플라이를 맞으며 3-2로 역전을 허용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뒤이에 구원등판한 LG 불펜의 핵심 정재복 마저 이재주와 이현곤에게 연속볼넷을 허용하여 또 다시 밀어내기로 1점을 선사했고, 후속타자 '작은 거인' 김선빈에게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으며 무너졌다. KIA는 단 한개의 안타만으로 6개의 사사구와 묶어서 5점을 득점하는 행운을 안게 되었다. 경기 후반 LG가 추격의 발판을 만드려고 노력했지만, 이미 6회말에 승부의 추는 KIA쪽으로 기운 상태였다.
'총체적 난국'에 처한 LG가 6월에 기록한 승수는 3승 10패. 19일의 패배로 24승 44패를 기록하며 승과 패의 승차가 -20이 되었다. 같은날 김동수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한 7위 우리 히어로즈와의 승차도 어느새 2게임으로 늘어났다. 68경기를 치르며 8개구단 중 가장많은 경기를 행한 LG는 페넌트레이스의 반환점을 조금 통과한 이 시점에서 막판 대반격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한다. 4위 한화와의 승차는 12.5게임차. '미라클'이란 단어를 빌려 기적을 일으키지 않고서는 가을의 잔치에 나갈 수 없다.
승리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기본기'다. 19일과 같이 스스로 자멸하는 경기를 선보인다면 올해도 역시 가을의 꿈은 고스란히 접어두는 편이 좋다. LG선수단은 이날의 패배를 교훈으로 막판 대반격을 위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사진 (c) LG트윈스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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