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복면가왕'과의 차이점이요? 신인 발굴과 장르 다양성에 있지 않을까요?"
KBS 2TV 간판 예능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가 어느새 300회를 맞았다. 그간 다녀간 가수만 총 340명에 1700여 무대가 완성됐다. 사실상 연예인 음악 경연 프로그램 중 최장수의 자리를 지키며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 것.
300회를 맞이한 '불후의 명곡'은 오는 8일부터 3주간에 걸쳐 3부작 특집을 방송한다. 1부에서는 'KBS 예능MC', 2부는 '불후가 낳은 스타', 3부는 대한민국 가요계 전설과 후배들이 함께 꾸미는 컬래버레이션 특집이 될 예정이다.
특집 3부작 제작에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불후의 명곡' 이태헌 PD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불후의 명곡'은 KBS 간판 음악 경연 프로그램으로 6년째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최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MBC '복면가왕', '듀엣가요제', SBS '판타스틱 듀오' 등의 추격 속에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후발 주자 중 가장 많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복면가왕'이기에 같은 음악 경연 프로그램으로서 비교도 많이 당했던 상황. 이태헌 PD가 생각하기에 '복면가왕'과 차별점이 되는 점은 무엇일까.
"'불후의 명곡'은 신인들이 나와서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었던 것 같아요. 알리, 문명진, 황치열, 벤, 그리고 현재 민우혁까지. 단발성 출연으로 잠깐의 이슈만 살리는 것이 아니라 계속 출연해서 역대급 무대를 많이 만들어내면서 성장할 수 있었거든요. 신인들의 등용문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된 것 같아요. 또 타 프로그램보다 장르가 굉장히 열려 있어요. 한애리, 남상일이 국악을 선보여 호평을 받기도 했고 클래식으로 소프라노 조수미가 전설로 출연하기도 했고요. 아리랑 특집을 꾸민 적도 있었죠. 이런 것들이 차이점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불후의 명곡'은 그룹 씨스타 효린을 솔로 '디바'로 완벽히 탄생시키는가 하면 알리, 문명진, 황치열 등의 인지도를 높였고 두번째달, 잔나비 등의 인디 밴드를 출연시켜 시청자에 다양한 음악 장르를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무명 생활이 길었던 문명진은 "내 데뷔 무대는 '불후의 명곡'이라고 생각한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고.
"노래만 부르고 먹고 사는 게 꿈이라는 신인 가수들이 정말 많아요. 그 소원을 이뤄준 게 '불후의 명곡'이라고 말해 준 가수에게도 굉장히 고맙죠. 저는 '불후의 명곡'으로 조명 받은 많은 신인들이 다른 음악 경연 프로그램에서도 잘 되는 것을 장려하고 있어요. 신인 등용문이 될 수 있는 무대를 만들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어요."
특별히 가수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불후의 명곡'은 출연자가 직접 PD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 편곡의 방향성까지 실시간으로 논의하고 피드백하고 있다. 인터뷰 진행 도중에도 한 출연자의 무대 구성 요청에 피드백 하는 이태헌 PD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가족같은 따뜻한 분위기를 많이 내는 편이라 가수들도 더 편하게 출연하시는 것 같아요. 가수들마다 담당 작가를 배정해서 원하는 요구를 빠르고 신속하게 처리해주고 있어요. 실제로 편곡과 무대 구성 같은 경우는 당일 리허설까지도 계속 수정이 들어가고 제작진은 최대한 가수들이 무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죠. 아마 경연 프로그램 중에서 출연진이 PD에 직접 연락해서 요구사항을 말하는 게 '불후의 명곡' 밖에 없을 거예요. 제작진과 가수 모두가 한꺼번에 집중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드니까 가수들도 제작진도 만족도가 높아요."
다양한 특집으로 많은 전설을 모시고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이태헌 PD가 앞으로 진행하고 싶은 전설은 또 누가 있을까.
"조용필, 나훈아 씨는 인터뷰 때 마다 늘 말했던 것 같아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왕이시면서 굉장히 어렵게 모셔야 하는 분들이시잖아요. 또 서태지 씨도 꼭 모시고 싶어요. 세 분 모두 방송을 많이 안 하시는 분들이라 아주 예전부터 계속 섭외를 진행하며 연락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꼭 마음의 문이 열려서 후배들이 경연하는 멋진 모습을 보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언젠가는 출연하실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속해 요청을 드릴 생각이에요. 또 외국 가수로는 비틀즈 특집을 해서 꼭 모시고 싶습니다."
이태헌 PD는 전설 특집 외에 '판소리 특집'을 하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시청률을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국악의 멋과 현대 멋의 조화를 이뤄 우리 소리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새로운 무대를 만들고 싶은 소망이 있다고.
300회 동안 다양한 신인들이 '불후의 명곡'을 통해 이름을 알렸고 수많은 '역대급' 무대가 탄생하며 숱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300회를 맞은 이태헌 PD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불후의 명곡'을 이끌까.
"초창기 아이돌 보컬 경연에서 보컬리스트 경연, 그리고 지금 다양한 장르의 컬래버레이션으로 3단계 진화를 거쳐왔거든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 계획을 세울 수는 없지만 목표는 하나예요. '좋은 가수들이 좋은 무대를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것.' 이렇게만 한다면 프로그램이 자연스럽게 진화할 거라 생각해요. 더 많은 신인과 새로운 가수, 더 많은 장르를 소개시켜주는 음악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어요. 시청자에게 감동을 드리기 위해 진화한다면 600회, 1000회까지 잘 될거라 생각해요. '불후의 명곡' 제목처럼 명곡은 영원하니까, 프로그램의 진화를 위해서 노력해야겠죠."
am8191@xportsnews.com / 사진=KBS 2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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