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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셋 우승' 현대캐피탈-IBK기업은행, 위기를 기회로 만든 '반전'

기사입력 2017.04.04 01:22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체력적 열세와 부족한 준비 기간. 여러모로 불리하다고 여겨졌던 남녀 정규시즌 2위 팀들이 약점을 극복하며 업셋 우승 '반전드라마'를 썼다.

4일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가 대한항공 점보스를 상대로 챔피언결정전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달 30일 IBK기업은행 알토스는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의 4차전에서 승리하며 3승을 선점, 챔프전 우승을 달성했다.

현대캐피탈과 IBK기업은행은 정규시즌 2위에 머물렀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 지난 시즌 정규시즌 1위를 마크했던 현대캐피탈은 부진한 외국인 선수로 인해 국내 선수들 위주로 경기를 치렀고, 확실한 외인 에이스 가스파리니가 있는 대한항공의 뒤에 머물렀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시즌 초반 주전 세터 김사니의 부상으로 휘청였다. 백업 세터 이고은이 투입돼 자리를 지켰지만, 김사니의 안정감에는 미치지 못했다. 결국 정규 1위는 박미희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의 차지가 됐다.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기에는 한 가지씩 모자랐던 양 팀이었지만, 이는 거꾸로 팀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됐다. 현대캐피탈은 시즌 중반 톤 대신 대니를 영입했으나, 대니 역시 정규시즌에는 두드러지는 모습이 아니었다. 이에 공백을 메우기 위해 토종 선수들이 더욱 단결했다.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대니에게 의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국내 선수들이 똘똘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문성민을 중심으로 신영석, 최민호, 박주형, 송준호 등 토종 선수들이 돌아가며 활약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대니마저 부상 투혼을 펼치며 팀이 완전해졌고, 10년만의 우승을 맛봤다.

IBK기업은행의 이정철 감독은 "초반 (김)사니가 시즌 소화가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었다. 대신 (이)고은이가 경기를 많이 뛰었고 경험을 쌓았다. 누가 선발로 나서더라도 경기 운영이 여유로우리라 본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는 사실이 됐다. 주전으로 뛸 수 있을만큼 성장한 이고은은 김사니의 공백을 메우며 제 역할을 확실히 해냈다. 여기에 '쌍포' 리쉘과 박정아가 펄펄 날았고, 김희진이 투혼을 발휘하며 뒤를 받쳤다. IBK기업은행은 든든한 또 한 명의 주전 세터 성장과 더불어 우승까지 일궈냈다.

정규시즌 정상의 자리에 오르지 못한 현대캐피탈과 IBK기업은행이지만, 위기를 통해 성장했고 챔프전 우승의 영광까지 안았다. 업셋 우승의 반전드라마를 쓴 두 팀이 다음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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