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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 감독 "챔프전 즐겨준 선수들, 놀랍고 고맙다"

기사입력 2017.04.03 22:34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인천, 채정연 기자] 아픈 눈물은 없었다.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최태웅 감독이 챔프전 우승 소감을 전했다.

현대캐피탈은 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대한항공 점보스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했다. 2006-2007 시즌 이후 10년만의 우승이었고, 지난해 정규시즌 1위에도 OK저축은행에게 챔프전에서 무릎을 꿇었기에 더욱 간절했다.

경기 후 최태웅 감독은 "울컥했지만 참았다"며 "대니가 발목이 돌아가는 것을 봤다. 그럼에도 끝까지 해줬다. 정말 프로선수구나 싶었다. 그때 울컥했는데, 참았다"고 전했다.

염원하던 챔피언이 됐다. 그럼에도 최태웅 감독은 "좋은데, 무엇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 너무 좋다"며 차분히 말을 이었다. 스피드 배구와 업템포 배구로 우승을 해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우리가 추구하는 배구는,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코트 안에서 보여주기 위해 공을 보고 도망가면 안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전체 선수들이 공을 보며 인위적으로 움직이는, 전체를 보는 것을 스피드 배구로 명명했다. 챔피언 1,2차전에서는 그런 수비가 안보였는데, 3차전 이후부터는 선수들이 내가 원했던 배구를 해줬다"고 말했다.

유독 뛰어났던 수비 집중력에 대해 최태웅 감독은 "작년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작년에는 멍하니 경기를 보고 있을 때가 많았는데, 올해는 그래도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MVP를 받은 문성민에 대해서는 "(문)성민이가 울더라. 이제 어떻게 해야 우승하는지 느꼈을 것 같다. 어떤 마음을 가져야 우승하는지 몰랐던 것 같은데, 알게 됐기에 더 성장했다고 본다"고 전했다.


최태웅 감독은 정상에 오르기까지 "외국인 선수가 가장 고민이었다"고 털어놨다. "트라이아웃에 지금도 레프트가 없다. 트라이아웃에 없는 것이다. 올 시즌도 고민 많이 했고, 포지션 바꾸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이 가장 아쉬웠다"고 밝혔다. 대니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현대캐피탈의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털어놨다.

플레이오프에서 이겼을 때는 자신이 있었으나, 믿었던 포지션이 무너지며 2차전에서 우려했다는 속내를 전했다. "3차전에서는 오늘 같은 경기를 생각해본 적 없다"고 최태웅 감독이 말할 정도로 암담헀다. "오늘 1세트를 보며 지난 3차전이 떠올랐다. 우리 선수들이 이렇게 어려운 경기에 이만큼 즐겨줬다는 것이 놀랍다. 선수들이 잘 이끌었다"고 선수들에게 결국 공을 돌렸다.

우승 후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최태웅 감독은 "여러번 우승을 한 감독들에 따르면, 우승 뒤에 위기라도 많이 하더라. 철저하게 그것을 믿고, 그에 대한 대비를 해서 좀 더 나은 팀을 만들고 싶다. 선수들에게 일단 휴식을 주고, 문성민과 해외에 배구도 보러가기로 했으니 그것도 하겠다. 올해 안된 점을 또 보완해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최태웅 감독은 "초보 감독인데, 구단에서 아낌없는 지원이 있었다. 선수들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설도 지원해주셨다. 그런 모든 지원과 아끼는 마음을 선수들이 많이 느꼈던 것 같다. 단장님이 내가 어리기 때문에, 흥분할 때마다 많이 가라앉혀주셨다. 내가 무엇이든 할 수 있게끔 도와준데 감사하다. 많은 일 묵묵히 해준 직원들도 고맙다. 올 시즌은 선수들은 자율 출퇴근을 했는데, 내가 집에 안 가니 스탭들도 집에 못 가더라. 다 너무 고맙다"고 여러 지원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화를 잘 안 내는 스타일이지만, 속으로 분을 삭이기 위해 운동장도 많이 뛰었다고 말했다.

우승을 한 후에도 최태웅 감독은 오로지 '배구 생각' 뿐이었다. 최태웅 감독은 "끝나고 트라이아웃 볼 생각 뿐이다"라며 웃었다.

"2차전에서 (문)성민이가 공을 때리고 (공격에 실패하자) 바닥을 쳤던 그 장면이 떠오른다"고 밝힌 최태웅 감독은 "(문)성민이가 마음을 풀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다. 자기 자신에게 화를 냈을 때 속상하더라. (문)성민이에게 애착이 더 있다고 보실 수도 있지만, 오랜 시간 봐온 사이여서 잘 안다"며 "오늘도 제일 먼저 뛰어와서 안더라"고 웃었다.

선수로서의 우승과 감독으로서의 우승은 많이 다르다며 "막 좋아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많이 어색하다며 멋쩍은 웃음도 지었다. 마지막까지 "내가 현대에서 지도자를 할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다. 1년만에 우승을 할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다. 선수들이 잘해줬다"고 말한 최태웅 감독이었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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