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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 복귀' 안영명, 손끝에서부터 피어나는 자신감

기사입력 2017.03.16 05:08 / 기사수정 2017.03.16 13:27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 투수 안영명(33)이 부상에서 복귀해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아픔은 훌훌 털어내고, 그 자리에 자신감을 채웠다.

안영명은 1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한화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지난해 5월 5일 SK전 이후 10여 개월 만의 대전구장 등판이었다. 안영명은 지난해 7월 웃자란 뼈를 제거하는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았고, 이후 재활에 매진했다. 그리고 안영명은 2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1-5로 뒤져있는 4회초 마운드에 선 안영명은 오지환과 유강남을 뜬공 처리한 뒤 히메네스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정성훈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5회초에도 이병규 중견수 뜬공 뒤 임훈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정상호를 삼진, 최재원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웠다. 안영명은 총 25개의 공을 뿌려 직구 최고 140km/h의 스피드를 마크했다. 직구와 슬라이더를 주로 던졌고,  커브와 체인지업도 한 번씩 시험했다.

이날 등판한 한화 투수 중 가장 깔끔한 투구를 보인 안영명이었다. 경기 후 그는 " 나 혼자 느낀 걸수도 있지만 올라갈 때 박수쳐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기분 좋게 던졌다"며 "나가기 전에 몸을 풀면서 기분 좋은 긴장감이 있었고, 굉장히 기대가 됐다. 처음 올라가 조금 힘이 들어가서 볼카운트가 안좋긴 했지만 5회 때는 괜찮게 던진 것 같다. 아프지 않으니까 만족하고 있다"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두려웠지만 피할 수 없었던 어깨 수술

지난해 안영명은 시즌 초반부터 어깨 통증을 겪었지만, 그의 수술은 7월중순에나 결정이 됐다. 그 전 7월 초까지도 2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안영명이 고집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투수로서 어깨에 칼을 대는 것은 민감한 사항일 수밖에 없었다. 안영명은 "감독님이나 팀에 굉장히 미안한 게, 사실 작년에 수술 권유를 계속 하셨을 때도 안 한다고 고집을 굉장히 피웠다. 트레이닝 파트와 트러블이 있을 정도로 '내가 책임질 수 있으니 안 하겠다'고 했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자신의 상태를 눈으로 확인하자 마음이 동했다. 안영명은 "3D 촬영을 해보니 손톱 만하게 뼈가 웃자란 게 보이더라. 그 때 '고집 부리면 안되겠구나' 느껴 바로 수술을 했다. 다들 '작년에 제대로 했으면 FA 했을텐데'라고 얘기하지만 그것보다 야구를 더 오래, 잘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빨리 치료하고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한 게 미안하다. 작년에 못한 만큼 올해 잘해야 한다"고 각오를 되새겼다.


조금은 늦은 결정이었을 지라도 수술 이후 안영명 본인이 느끼는 몸상태는 확실히 달랐다. 수술 이전 재활을 할 때는 진통제가 없으면 던지지 못할 정도였다. 안영명은 "캐치볼로 시작해서 피칭까지 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눈물이 찔끔 날 만큼 굉장히 고통스러웠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그렇게 1년을 해봐야 악화만 되고 의미 없지 않나. 그런데 수술을 하고 첫 캐치볼을 하는데 '와, 어렸을 때 던졌던 팔인데', '이런 상태로 내가 야구 했었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의 홀가분한 마음을 전했다. 

"통증 없어, 구속은 확실히 올려야"

시범경기를 치르는 현재 통증은 없다. 안영명은 "투수들 만이 아는 게 있다. 던지고 나서 손끝에 부상이 없을 때 느껴지는 감각으로 자신감이 생긴다. 아팠을 때는 던지고 나서도 코스가 정확해도 불안한 마음이 드는데, 지금은 그런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전 같이 날카롭게 찌르는 통증이 없어 근육에 힘이 붙고 구속만 올리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 회복을 마친 안영명의 목표는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안영명은 "수술을 하고 난 다음날 마음 먹은 것이, 2017시즌 개막전에 꼭 맞추자는 것이었다. 기간은 충분했고, 감독님께서도 캠프 재활군으로 빼주시는 등 배려를 해주셨다. 감독님은 지금 페이스가 빠른 게 아니냐고 하시지만, 조절도 못하면서 오버 페이스를 하면 프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스스로 충분히 본 경기까지 되겠다 생각을 해서 게으름 피우지 않고 훈련에 임했다"고 밝혔다.

일찌감치 목표를 잡은 안영명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쾌투를 보이며 정규시즌에 대한 청신호를 켰다. 일본 미야자키 캠프에서 136km/h를 찍었던 최고 구속은 140km/h까지 상승했다. 그럼에도 안영명은 "이 정도 스피도로는 우리나라 수준에서 치라고 주는 것 밖에 안된다는 생각이다. 구속은 확실히 올려야 한다. 제구력도 잡아야 한다"고 말하며 이내 "중요한 것은 내가 갖고 있는 자신감인 것 같다. 130km/h를 던져도 내 공은 못 친다는 생각으로 던지고 있다"고 전했다.

첫 등판으로 이미 스타트를 끊은 셈이다. 안영명은 "2이닝을 던졌으니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팔에 통증이 없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이번주 중에 연투도 해보고 싶고, 3회 이상 많은 이닝을 던져보고 싶다"고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2011년 류현진(11승7패) 이후 한화에서 10승을 거둔 토종 투수는 2015년 안영명(10승6패)이 유일하다. 이전에도 그랬고, 여전히 그는 한화에서 손꼽히는 든든한 투수다. 또 한결 건강해진 안영명은 그 어느 때보다 의욕이 넘친다. 그런 안영명을 바라보는 팀과 팬들의 마음 역시 열렬하지 아니할 수 없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대전, 조은혜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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