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이제는 '연기력 논란' 따위는 벗어나야 한다.
구혜선은 지난주 첫선을 보인 MBC 주말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에 출연 중이다. 불꽃 같은 인생을 사는 스타 가수 유지나(엄정화 분)의 모창가수 정해당 역을 맡았다.
정해당은 실직한 아버지 대신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밤무대에서 유쥐나로 살고 있다. 힘든 형편에도 밝은 성격을 잃지 않는 캐릭터다.
2회 만에 연기력을 평가하긴 이르지만, 대중의 엄격한 기준을 만족시키기에 역부족이었다. 어색한 캐릭터 표현과 발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함께 투톱으로 나오는 엄정화가 겉은 화려하지만 이면에 슬픈 사연을 간직한 캐릭터를 노련하게 소화한 터라 더 비교됐다.
구혜선에 대한 관심은 높았다. 그는 10일 종영한 tvN 예능프로그램 ‘신혼일기’에서 남편 안재현과 달달한 결혼생활을 보여줘 사랑받았다. 털털하고 솔직한 성격이 드러나 호감도를 높였고, 이는 자연스럽게 드라마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다.
아직까지는 자신만의 연기 색깔을 보여주기 힘든 듯하다. 특유의 과장된 듯한 행동과 어투 때문에 몰입을 종종 깨뜨린다. 식당에서 유지나를 뒷말하는 이들에게 발끈하는 장면, 모창가수로 무대에 서면서 멘트를 던지거나 퍼포먼스를 하는 장면 등에서 연기가 자연스럽지 않았다.
구혜선의 연기력 논란이 아쉬운 이유는 그가 벌써 데뷔 15년여를 맞은 배우이기 때문이다. 2002년 CF로 데뷔한 구혜선은 MBC 시트콤 ‘논스톱5’, ‘드라마시티’, ‘서동요’, ‘열아홉 순정’, ‘왕과 나’, ‘꽃보다 남자’, ‘더 뮤지컬’, ‘허난설헌’, ‘엔젤아이즈’, ‘블러드’ 등에 출연했다.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에 꾸준히 도전하면서 연기를 게을리 하지 않은 점은 칭찬받을 만하다. 하지만 이런 행보와 반대로 연기력 면에서는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왕과 나’ 이후 감정 표현과 발성 부문에서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당신은 너무합니다’ 이전의 최근작인 ‘블러드’에서는 어느 때보다 연기력 논란을 혹독하게 겪었다.
연기력이 부족한 배우들은 많다. 몇몇 신인 배우들, 혹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이 특히 그렇다. 하지만 구혜선은 다르다. 주인공이자, 연기 경력만 10년이 넘은 스타가 아닌가.
물론 연기력 논란이 비단 구혜선만의 문제는 아닐 터다. 다소 올드한 설정이 캐릭터 구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정해당이 대스타 유지나와 우연히 처음 만나는가 하면 집에 초대하고 남자친구와 셋이 여행까지 가는 등의 내용으로, 현실성이 떨어진다. 2회에서는 자극적인 치정극으로 흘러갈 조짐까지 보였다.
그런 가운데서도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는 게 배우의 의무일 터다. 50부작의 긴 호흡을 이어가는 드라마여서 배우의 역량이 더욱 중요하다.
정해당은 단순히 밝은 캐릭터가 아닌 시련과 실패를 겪으며 여러 감정 변화를 보여줘야 하는 복합적인 역할이다. 10년 사귄 연인의 변심과 유지나의 배신을 겪는다. '진짜'에 대한 열패감을 폭발해야 하는 인물인만큼 섬세하고 세밀한 표현력이 필요하다.
구혜선은 자신을 향한 대중의 미심쩍은 눈초리를 호평으로 바꿔놓을까. 예능을 통해 좋은 모습을 보여준 시점에서, 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는 새로운 변신을 보여줄 또 다른 기회가 될수 있다. 어느 때보다 구혜선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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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