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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②] 박경림 "유학 후 겸손해져…방송의 소중함 알게 됐죠"

기사입력 2017.03.07 12:50 / 기사수정 2017.03.07 12:5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다양한 나라에서 온 ‘비스트마스터: 최강자 서바이벌’의 참가자들은 라이벌과의 경쟁을 넘어 자기 자신의 한계에 도전한다. 그들 덕분에 박경림도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단다.

“누군가가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명언을 남겼잖아요. 우승 후보라고 해서 우승을 하는 것도 아니고 약체로 꼽혀도 약체가 아니더라고요. 허무하게 탈락하는 이들도 있고요. 좌절과 환희 속에 희비가 교차하는 공간이었어요. 열기가 엄청 났죠.” 

누구나 한 번쯤은 인생을 바꿀 만한 도전을 한다. 데뷔 20년 차 박경림에게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었을까. “내게 가장 큰 도전은 방송”이라는 뜻밖의 답이 돌아왔다. 

“한참 활동하던 시기에 미국을 간 게 큰 도전이었어요. 결혼도 하나의 도전이었고요. 인생의 전환점이 됐어요. 미국을 가냐 안가냐는 선택이지만 그 이후의 큰 변화는 모두 내가 감당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거죠.

사실 가장 큰 도전은 방송이에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방송인을 꿈꾸면서 될지 안 될지 모르는 것에 대해 10년간 준비했어요. 행사, 인터뷰 등 다 크고 작은 도전이고, 오래된 도전이죠. 도전의 연속이에요. 할지 말지, 그만둘지 말지 다 선택이죠. 뭐니뭐니해도 인생에서 방송이라는 것 자체가 도전이에요. 지금도 밀고 당기면서 하고 있어요. 너무 감사해요.” 

도전은 때로는 성공을 낳기도 하고, 때로는 실패를 맛보게 한다. 늘 긍정적인 성격의 박경림도 가끔은 슬럼프를 겪는다.


“슬럼프를 크게 겪을 때도 있고 자잘하게 겪을 때도 있어요.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법은 스스로 콤플렉스라고 생각하지 않는 거예요. 콤플렉스라고 생각하는 순간 되게 큰 콤플렉스가 되거든요. 허스키한 목소리는 의학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야 달라질 수 없고 빌린다 한들 내 것이 아니잖아요. 내 아이덴티티를 사람들에게 익숙하게 하는 게 낫다고 봐요. 목소리보다는 나의 다른 면을 깊이 보게 하고요. 각진 얼굴도 콤플렉스라고 생각하지 않으니 괜찮아졌어요.” 

슬럼프에 마냥 굴복하지 않는다. 자기만의 방법으로 이겨내려고 노력한다. 힘든 시기를 이겨내야 비로소 발전할 수 있는데, 박경림 역시 슬럼프를 통해 더욱 성장한다. 

“이 일만 바라보고 왔는데 버거워서 헉헉거릴 때는 내가 이 일을 하는 게 맞는지 고민하게 돼요. 내가 구설에 휘말리면 주위 사람들도 고통받고요. 하지만 힘들다가도 고비를 넘기면 일이 즐거워요. 반복되니까 자연스럽게 알게 되더라고요. 그때보다 빨리 깨우치게 되죠.

강한 슬럼프를 경험하고 나니 작은 슬럼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결혼하고 아이 낳고 슬럼프를 강하게 경험해서 공백이나 자잘한 슬럼프가 오면 제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아요. 그동안 못했던 걸 빨리해야겠다고 생각하죠. 꼭 만나고 싶었는데 못 만났던 고마운 사람들과 약속도 잡고, 읽고 싶은 책도 읽고 바빠서 못 본 영화도 찾아서 봐요.” 

인생에 있어 큰 도전 중 하나였던 미국 유학도 후회하지 않는단다. 그는 2003년 성공 가도를 달리는 시점에서 미국 유학길을 선택했다. 똑순이답게 뉴욕필름아카데미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는 등 유학 생활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2년여의 공백기로 한동안 부진을 겪기도 했지만 박경림은 이에 초연했다.

“내가 한 선택에 후회는 없어요. 하지 않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하겠지만 경험하지 않은 건 모르는 법이죠. 과거에 얽매여서 만약에 그때 안가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건 말 그대로 이프(If)인거지 정말 그랬을지는 모르는 거예요.

지난해에 본 영화 ‘플로랜스’에서 메릴 스트립의 말이 마음에 들어왔어요. ‘내가 죽기 전에 내가 못했다고는 할 수 있지만 안 했다고는 말하고 싶지 않다’라는 말이 딱 맞더라고요. 선택을 안 한 것에 얽매이는 건 자기 합리화예요. 그 선택을 안 했더라면 더 좋을지 아닐지는 모르는 거죠. 

미국에 다녀와서 겸손해졌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쉬어보니 방송의 소중함도 알게 됐고요. 방송이 중요한 일이고 의미 있는 거라는 걸요. 혹자는 예전보다 못 나간다고 할 수 있지만 굳이 유학을 다녀와서가 아니라 제 준비가 부족한 걸 거예요. 한국에 계속 있었더라도 끊임없이 준비를 안 하면 안 됐겠죠.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방법을 찾는 것도 저의 몫이죠.”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코엔스타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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