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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에 굶주린, 그래서 더욱 뜨거운 롯데와 컵스의 야구팬

기사입력 2008.04.24 11:33 / 기사수정 2008.04.24 11:33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의 프로야구 리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구단들의 행보가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MLB의 경우 최고의 명문구단인 뉴욕 양키스는 시즌 초반에 5할 승률에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는 반면, 라이벌 팀이자 역시 인기구단인 보스턴 레드삭스는 23일, 현재까지 15승 7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일본 프로야구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초반부터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승엽은 2군으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으며 에이스 투수인 우에하라는 심리적인 불안까지 노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의 프로리그에서 공통적으로 비교되는 팀들이 있습니다. 바로 많은 수승을 하지 못했지만 열광적인 팬들을 거느리고 늘 화자가 되는 팀들입니다. 미국 MLB와 같은 경우는 시카고 컵스가 가장 대표적인 팀이며 일본은 한신 타이거스, 그리고 한국엔 롯데 자이언츠가 바로 그러한 팀들입니다.



▲ 시카고 리글리 필드 (C) 시카고 컵스


올 시즌 잘 나가는 컵스, 시카고가 뜨겁다

이 구단들은 많은 우승 경험과 환희를 누리지 못하고 오히려 팬들에게 실망감을 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 시카고 컵스가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우승하지 못한 팀이라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올해로 컵스는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지 꼭 100년째가 됩니다. 한 세기 동안 우승 경험이 없다는 것은 어쩌면 MLB 역사에서 다시 나오기 힘든 기록일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우승에 굶주려 있고 월드시리즈 트로피에 가장 목말라하고 있는 구단이 시카고 컵스입니다. 미국에서도 가장 ‘불행지수’가 높은 팬들이 컵스팬들이라고 말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특히 지난 2003년에 벌어진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6차전에서 컵스의 한 팬이 파울볼에 손을 대고 난 뒤 일어난 믿기지 않는 역전패는 너무나 유명한 사건이었습니다.

이렇게 팀에 관련한 불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 열렬히 응원하던 팬들의 열정도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컵스가 이토록 행운이 따르지 않은 팀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팬들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특히 올 시즌의 열기는 더욱 뜨겁습니다. 최대수용 인원이 공식적으로 3만 8902명인 시카고 컵스의 홈구장인 리글리 필드엔 이번 시즌 들어서 거의 대부분의 경기에 4만 명이 넘는 관중이 몰리고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홈 팬들의 관중동원에서 좌석 점유율이 100%가 넘는 구단은 보스턴 레드삭스와 시카고 컵스입니다.

게다가 올 시즌 초반에 시카고 컵스는 짜릿한 명승부를 속출하고 있고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14승 6패로 7할 대의 승률을 올리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2005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임에도 불구하고 홈구장 평균 관중이 2만 5천에서 3만 명 초반에 이르는 같은 도시 팀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비교할 때, 경기마다 4만 명이 득실대는 리글리 필드를 보면 컵스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습니다.


 
▲ 부산 사직야구장 (C) 롯데 자이언츠


꽃피는 동백섬에, 로이스터가 왔다

그리고 시카고 컵스와 비슷한 한국 프로팀은 롯데 자이언츠입니다. 올해부터 새롭게 부임한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부산의 열광적인 팬들을 접한 뒤, 오히려 시카고 컵스의 팬들보다 더욱 열광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프로리그가 제대로 정착하려면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은 연고지 정착에 대한 성공이 우선적으로 따라야한다는 점입니다. 롯데 자이언츠는 고교야구에서 두각을 나타낸 명문팀들이 즐비한 부산 지역에서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팀입니다. 그러나 프로야구가 출범한 지 26년 흐른 지금까지 롯데는 84년과 92년에 단 두 번 우승한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즌이 시작될 때마다 LG 트윈스와 함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올려 늘 팬들의 애증의 대상이 된 것도 바로 롯데였습니다.

2000년을 넘어서면서 부산 지역에서 꾸준하게 나타난 응원문구는 '가을에도 야구하자'였습니다. 그만큼 플레이오프 진출을 간절히 염원한 부산 팬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롯데는 항상 하위권을 맴도는 저조한 성적을 올렸습니다.

팬들의 성원에 비해 성적이 나오지 않았던 팀들의 사례는 야구 이외의 종목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카고 컵스나 롯데 자이언츠와 같은 경우를 보면 성적을 떠나서 연고지 팀을 항상 지속적으로 응원하고 야구 자체를 즐기고 사랑할 줄 아는 진정한 야구팬들의 사례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MLB와 한국프로야구가 시즌 초반부터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점은 바로 시카고 컵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선전이 돋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번 시즌 초반부터 나타나고 있는 양 팀의 전력을 살펴보면 지난해와 비교해 훨씬 뛰어나고 안정적인 전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연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지 100년이 된 시카고 컵스와 팬들의 관심과 성원에 비해 우승 경력이 2회에 불과한 롯데 자이언츠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서 선전할 지의 여부도 벌써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만약 이 두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서 선전한다면 미국과 한국의 가을은 더욱 뜨거워질 것입니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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