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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 8강] 1차전을 통한 '2차전 전망'…4강행의 주인공은?

기사입력 2008.04.04 10:28 / 기사수정 2008.04.04 10:28

이재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재호 기자] 한국시간으로 지난 2일과 3일에 걸쳐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이 벌어졌다.

아넬카는 2년여 만에 페네르바체의 홈인 이스탄불을 방문했고, 로마는 정확히 1년 전 자신들에게 치욕스런 패배를 안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안방에서 맞아들였으며, 앞으로 일주일 동안 두 번은 더 얼굴을 맞대야 할 리버풀의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과 아스날의 아르센 웽거 감독은 오늘 3연전의 첫 대결을 벌였다. 마치 2년 전 마신 술이 덜 깬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바르셀로나는 독일로 원정을 떠났다. 이들이 격돌한 1차전 4경기를 돌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일주일 후에 있을 2차전에 대해 짚어보기로 하자.

로마, 결정력 부족이 패인

부상자와 출장 정지가 승부를 가른 한판이었다. 맨유는 경기 전 출장이 불투명하던 마이클 캐릭, 리오 퍼디난드, 파트리스 에브라, 에드윈 반 데 사르 등의 선수들이 선발로 출장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로마는 예상대로 프란체스코 토티와 시모네 페로타, 주앙 등 주요 선수들이 출장하지 못했다.

경기 초반 양 팀은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했으나, 로마는 맨유 공격의 핵 크리스티아노 호날두를 놓치면서 첫 실점을 허용했다. 이후 로마는 후반 초반까지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면서 동점골을 노렸으나, 찬스마다 결정력 부족을 드러내며 득점에 실패했다. 토티의 부재가 아쉬운 순간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맨유는 오히려 역습 상황에서 박지성의 헤딩 크로스를 웨인 루니가 혼전 끝에 추가골로 연결하며 2-0의 승리를 거두었다.


다가올 2차전에서는 1차전에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시모네 페로타가 돌아온다. 토티와 주앙 역시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며, 이들이 모두 복귀한다면 로마로서는 최상의 전력으로 맨유 원정에 나설 수 있는 셈.

그러나 맨유는 챔피언스 리그에서 지금까지 홈경기 10연승을 기록중이고, 이들이 마지막으로 패했던 홈경기는 2004~2005시즌 AC밀란과의 16강전이었다. 게다가 로마에게는 아직 지난 시즌 올드 트래포드에서의 1-7 패배가 기억에 선명한 상태. 맨유의 주전 수비수인 네마냐 비디치가 경기 도중 부상을 입어 2차전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이고 이 경기에 결장한 나니의 복귀 여부도 아직 불투명하지만,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보건대 로마의 고전이 예상된다.

바르셀로나, 방심은 금물

바르셀로나는 신예 보얀 크르키치의 골로 적지에서 샬케에 1-0 승리를 거두었다. 하지만, 내용 면에서는 만족할 만한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물론 적지에서의 경기라는 것을 감안해야겠지만, 바르셀로나 특유의 경기 스타일은 이 날 경기에서도 살아나지 못했다. 비록 한 골을 기록했지만 후반전 들어 샬케는 몇 번이나 동점 찬스를 만들었고, 바르셀로나의 수비진들은 특히 제공권에서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많은 찬스를 내주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의 준결승 진출 전망은 밝은 편이다. 원정에서 귀중한 득점을 올린 데다가, 샬케의 공격력이 수비력에 비해 뒤떨어지는 수준이라는 점(이번 시즌 지금까지 챔피언스리그 9경기 6득점), 그리고 샬케의 선수들 대부분이 바르셀로나의 홈구장 누캄프와 같은 거대한 경기장에서의 실전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무래도 준결승 진출은 바르셀로나 쪽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변수는 샬케의 노이어 골키퍼. 노이어는 비록 이날 경기에서 티에리 앙리의 슈팅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보얀에게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였지만, 지난 16강 2차전 포르투와의 원정 경기에서 뛰어난 선방을 보여주며 결국 팀의 8강 진출의 일등 공신이 되었으며, 바르셀로나는 그의 활약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어야 할 것이다.

또한, 1차전에서 양팀이 각각 4장씩이나 경고를 받은 점 역시 주의해야 할 요소. 바르셀로나는 가브리엘 밀리토, 카를레스 푸욜, 라파엘 마르케스 등 수비의 핵심 선수들이 모두 경고를 받았고, 샬케 역시 파비안 에른스트, 크리스티안 판더 등의 주전 선수들이 경고를 받았다. 특히 현 시점에서 준결승 진출이 더 유력한 바르셀로나의 경우, 자칫하면 수비라인의 주요 선수들이 준결승에서 대거 결장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이들 선수들은 경고를 받지 않기 위해 주의를 기울일 것이며, 이는 반대로 샬케의 공격수들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체력 소모 심한 3연전… 리그전에서 휴식 줄까?

프리미어리그 경기까지 도합 3연전을 벌이는 것으로 관심을 모은 아스날과 리버풀의 첫 대결은 무승부로 끝이 났다. 하지만, 이날 경기가 아스날의 홈경기였던 만큼 만족하는 쪽은 리버풀일 것이다.

아스날은 코너킥 상황에서 리버풀의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진 틈을 타서 에마뉴엘 아데바요르의 강력한 헤딩골로 앞서나갔지만, 불과 3분 만에 리버풀의 디르크 카윗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리버풀은 원정 경기임을 의식한 듯, 잔뜩 웅크린 모습으로 페르난도 토레스 한 명을 전방 깊숙이 위치시키고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방어에 치중하면서 역습을 노렸다.

이날 경기에서 아스날은 결정적인 장면이 두 번 다 무산되며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리버풀의 페널티 구역 안에서 돌파를 시도하던 알렉산더 흘렙은 카윗과의 몸싸움 도중 쓰러졌지만, 주심은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또한,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후반 26분 결정적인 슛을 했고 공은 리버풀의 골망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했으나, 골포스트 바로 앞에서 동료인 니클라스 벤트너의 발에 맞으며 오프사이드가 선언되고 말았다.

양 팀은 주말에 리그 경기에서 격돌한 후 다음 주 수요일(한국시간)에 2차전을 가진다. 아스날에게는 어려운 싸움이 될 듯하다. 이날 선발로 나섰던 로빈 반 페르시는 몸에 이상을 느껴 후반과 동시에 교체되었고, 현재 아스날에는 활용 가능한 공격수가 아데바요르와 벤트너 뿐인 상태. 테오 월콧을 포워드로 활용할 수 있지만, 아직 주전 공격수로 기용하기에는 무게감이 떨어진다. 게다가 아스날은 아직 우승권 싸움에서 완전히 멀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말에 있을 리버풀과의 리그전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는 입장이다.

반면 리버풀은 주전 공격수인 토레스가 홈에서 절정의 득점력을 뽐낸다는 점에서 좀 더 우세한 상황에 있다. 또한,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걸린 리그순위 4위 유지가 현실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아스날보다는 리그전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지난 리그경기에서 에버튼에게 승리를 거두며 승점차를 벌렸기 때문에, 주말 리그전에서는 토레스나 제라드 등 팀의 주축 선수들을 쉬게 하는 여유를 부릴 가능성도 있다.

지옥에서 돌아온 첼시

이스탄불 홈팬들의 주장대로, 역시 터키 원정은 다른 리그 팀들에게 있어서 지옥의 원정이었다. 첼시는 페네르바체와의 경기에서 1-2 역전패를 당하며 이번 시즌 인테르, PSV에 이어 터키에서 페네르바체에 무릎을 꿇은 강팀 리스트에 추가되는 수모를 당했다.

경기의 향방을 결정지은 것은 결국 감독의 용병술이었다. 페네르바체의 지코 감독이 경기 흐름의 반전을 위해 후반 이른 시간에 뽑아든 교체 카드였던 콜린 카짐-리처드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결국 동점골을 뽑아냈다.

반면 첼시의 아브람 그랜트 감독은 후반전 들어 중원에서 첼시의 미드필더들이 페네르바체를 효율적으로 압박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응하지 않았다. 그가 보인 전술적 움직임은 후반 31분 체력 안배를 이유로 프랭크 램파드를 존 오비 미켈로 교체한 것이 전부였다. 결국, 이런 안이한 대응으로 인해 첼시는 후반전 막바지에 자책골을 기록했던 데이비드의 통렬한 30m 중거리포를 허용하고 말았다.

객관적으로 볼 때 첼시에게 있어 1-2 패배는 최선은 아니지만 나쁜 결과는 아니다. 어찌됐든 원정에서 득점에 성공했으며, 첼시 또한 홈경기에서 무적을 자랑하는 팀이기 때문. 하지만, 그랜트 감독은 지금까지 그가 보여줬던 경기 중의 변화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문제를 이날 역시 노출하며 팬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특히 중원에서 압박이 느슨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마이클 에시앙을 계속해서 측면 수비수로 묶어둔 선택은 다소 의문스러운 부분이다.

또한, 이번 시즌 첼시가 중요한 경기에서 번번이 쓴 잔을 들이켰다는 것 또한 팬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부임 후 첫 경기였던 프리미어리그 맨유원정을 비롯한 토트넘과의 칼링컵 결승전, 반슬리와의 FA컵 등의 경기에서의 좌절 등이 바로 그것.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이니만큼 2차전에서의 첼시는 좀 더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 날은 후반 막바지에 조 콜과 교체되며 잠시 그라운드를 밟은 아넬카와 드록바를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울 수도 있다. 다만, 용병술에 능한 지코 감독이 던지는 승부수에 기민하게 반응하지 못한다면, 경기는 또 다시 첼시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 그랜트 감독의 분발이 요구되는 경기이다.

[사진(C) 아스날과 리버풀의 경기를 다룬 UEFA 챔피언스리그 홈페이지]



이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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