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4.03 07:53 / 기사수정 2008.04.03 07:53
[엑스포츠뉴스=김주연 기자] FC서울과 수원삼성의 경기는 퇴근길 지하철을 축구팬으로 가득 차게 한다.
삼성 하우젠컵 2라운드 서울과 수원의 경기는 컵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관중들이 꽤 가득 차 있었다. 평상시 같으면 퇴근 시간인 7시에 6호선은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머플러를 목에 두른 사람들과 빨간 머플러와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평일 8시에 하는 컵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퇴근길 지하철을 축구팬으로 붐비게 한 것은 역시나 두 라이벌간의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었을 것이다.
초반엔 두 팀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 줬으나 서울에 찬스가 많았다. 특히 전반 종료 직전 박주영의 포스트를 맞고 빗나간 슛이 가장 아쉬웠던 장면 중의 하나다. 후반 종반으로 갈수록 서울의 수비는 조금 집중력을 잃은 듯한 모습을 보여주며 결국 수원에 2골을 허용했고 0-2로 지면서 무패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내용은 전반적으로 만족할만한 내용이었으나 지난 대구전에도 지적받았었던 서울의 수비가 조금 아쉬웠다. 라이벌전인 만큼 경기가 과열되어 경기가 끝날 때쯤에는 선수들끼리의 몸싸움도 있었다. 이만큼 두 팀 간의 경기는 선수들도 많이 긴장하고 또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이날은 라이벌전답게 두 팀 써포터즈의 응원전도 대단했다. 수원에서 많은 원정 팬들이 서울의 홈 경기장을 찾아 오면서 마치 홈 경기를 연상케 할 정도로 파란 물결이 장관을 이뤘고 서울의 써포터즈인 수호신도 평일 오후 경기지만 많은 팬이 몰려와 경기 시작 전부터 응원 구호를 외치며 서울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하지만, 처음 시작과는 다르게 경기에 지자 병을 투척하고, 무슨(생략요망) '부전자전'이란 말이 '선전썹전'(선수, 서포터즈)이 된 것도 아니고 경기장에서 선수들의 몸싸움으로 눈살을 찌푸린 것으로 모자라 서울의 팬들이 수원 팬들에게 폭력을 가하면서 경찰까지 동원되어 사태가 진압이 되었다.
사실 기자는 서포터즈가 아니지만 경기장에 경기를 보러 갈 때 그들이 응원을 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뜨거워지고 자랑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팀이 졌다고 물병을 던지고 이긴 팀 팬들을 때리는 행동은 자신의 팀에 먹칠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팀이 진걸 깨끗이 인정하고 상대팀에게 박수를 보내주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어떻게든 심판의 핑계를 대보고도 싶고 이래저래 패배를 인정하기 싫은 건 사실이다. 라이벌 경기일 때는 더하다. 그러나 져서 화가 난다는 이유만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정당화할 수 없는 것이다.
축구선진국에 문화를 배우자는 말을 언젠가부터 항상 들어왔다. 오늘 경기장에 가는 길, 지하철 안에서 K-리그 팀의 머플러를 하고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고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병을 던지고 사람을 때리는 행동은 배우지 않아도 된다. 클린 서포팅을 했을 때, 그들이 더욱 멋져 보이고 한 사람의 팬으로서 더 자랑스럽게 생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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