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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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요지경] K-리그 '실바의 저주', 올해는 과연?

기사입력 2008.03.30 12:12 / 기사수정 2008.03.30 12:12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실바의 저주 희생자, 7명으로 늘어나는가?'

빗속에서 열린 29일 수원-경남 경기가 끝나갈 무렵, 이상윤 MBC ESPN 해설위원은 한 명의 공격수에 대한 아쉬운 멘트를 날렸다.

"경남의 실바(21) 선수는 공격수로서의 개인 능력이 좋지만 안타깝게도 마무리 능력이 부족합니다"며 수원전에서 부진한 실바에게 쓴소리 했다. 이날 실바는 경남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으나 상대팀 수원의 견고한 수비망을 뚫지 못해 고전했다. 그의 경기를 지켜봤던 일부 팬들은 곧 퇴출될 것 같다는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저주 또는 징크스는 추상적인 단어에 불과하나, 25년의 역사를 지닌 K리그에는 '실바의 저주'가 깨지지 않고 있다. K리그에서 '실바'라는 등록명으로 활약했던 6명의 외국인 선수들은(경남 실바 제외) 나란히 부진의 쓴맛을 보며 코리안 드림에 실패했다. 6명의 선수가 출전한 횟수를 합치면 34경기에 불과하며 K리그 팀의 주축 선수 1명이 한 시즌에 뛴 수치와 맞먹을 정도로 경력이 초라했다.

K리그와 실바의 악연이 시작 된 것은 8년 전인 2000년이다. 당시 성남은 신태용과 함께 장단을 맞출 공격 옵션으로 실바를 영입했으나 그는 7경기 출전 만에 기량 미달을 이유로 퇴출 됐다. 이듬해에는 포항이 코난의 보조 공격수로 또 다른 실바를 데려왔으나 K리그 그라운드를 밟아보지 못하고 한국을 떠났다.

2002년에는 전남의 실바가 10경기에 모습을 내밀었으나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해 소속팀을 떠났다. 2005년에 나란히 서울과 대구에서 활약한 두 명의 실바(각각 8경기 출전, 출전 경력 없음)도 마찬가지.

이러한 저주는 2006년 수원에 입단했던 실바가 깰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는 포르투갈 명문 스포르팅 리스본 등에서 활약하며 UEFA 챔피언스리그와 UEFA컵에 출전해 모두 6골을 넣었던 화려한 경력 때문에 등번호 10번을 부여받는 대우를 받았다. 그러나 리그 14경기에서 2골 1도움에 그쳐 입단 4개월 만에 퇴출 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올해는 '까보레 대체 선수'로 주목받는 경남의 실바가 저주 극복에 나섰다. 지난해 브라질 (전체) 2부리그 마릴야 AC에서 30경기 13골을 기록했지만 21세의 어린 나이와 미흡한 K리그 적응이 코리안 드림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3경기만을 소화했기 때문에 '실바의 저주'를 깰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충분하다.

K리그에서 7번째 '실바' 선수로 활약중인 그가 저주를 깨고 당당히 K리그에서 성공할지 아니면 저주의 희생양이 될지 지켜보도록 하자.

[부록] K리그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 선수 등록 이름은 7명의 실바. 그 뒤로 조란이 4명 있는데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전북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던 미드필더 조란을 제외하면 나머지 3명은 K리그에서 실패하고 돌아갔다. K리그 구단들은 외국인 선수들의 본명이 너무 길고 발음이 어려워 짧게 등록명을 쓴다. 그들 중에는 만화 주인공을 본 따서 만든 아톰(전 부천) 코난(전 포항)이 있으며 뽀뽀(전 경남) 쿠키, 아트(이상 전 부산) 같은 독특한 등록명을 지닌 외국인 선수도 있었다.

[사진=경남 공격수 실바 (C) 경남 FC 공식 홈페이지]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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