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인턴기자] 김지용과 진해수가 없었다면 LG의 후반기는 어땠을까. 시즌 중후반 LG가 상승세를 탄 데는 든든한 필승조의 기여를 빼놓을 수 없다.
김지용은 양상문 감독의 '히든카드'였다. 누상에 주자가 출루해 있는 터프 상황에 자주 등판한 김지용은 승계주자 실점률 11%로 리그 1위를 기록했다. 이따금씩 피홈런도 있었지만 도망가지 않는 정면 돌파로 빠르고 강한 승부는 그의 최대 장점이었다. 후반기 내내 꾸준한 활약을 보였고, 특히 9월 이후 출장한 1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2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지난 시즌 51경기에 출장해 3승4패 17홀드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한 김지용은 마무리 임정우와 함께 LG 불펜진에서 유일한 '3점대' 투수였다.
더불어 진해수의 '각성' 역시 놀라웠다. 2015년 SK에서 트레이드 되어 온 진해수는 상황 가리지 않고 팀이 필요로 할 때 마운드에 올랐다. 75경기로 지난 시즌 LG 투수 중 최다 등판을 기록했다. 성적은 4패 1세이브 16홀드로, 17홀드를 기록한 김지용의 뒤를 이어 팀 내 홀드 2위를 기록했다. 54이닝을 소화했고, 평균자책점 4.67을 기록했다. 전반기는 기복있는 피칭과 잦은 승계주자 실점으로 안정성에 의문부호가 붙었지만 후반기 32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2.33으로 그야말로 '철벽 불펜'으로 거듭났다. 특히 9월 이후에는 평균자책점 0.00으로 '제로맨'의 면모를 과시했다.
지난해 LG는 믿었던 필승조 자원이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며 뒷문 부실에 골머리를 앓았다. 베테랑 이동현의 컨디션이 늦게 올라왔고, 윤지웅은 교통사고 후유증에 시달렸다. 전반기 언터쳐블 모드였던 신승현은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적인 약점을 노출하며 구위가 저하됐다. 혜성처럼 등장한 김지용과,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후 믿음직한 구원진으로 거듭난 진해수의 존재는 LG의 후반기 돌풍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다.
2017 시즌 LG의 필승조도 김지용, 진해수가 맡아야 하는 비중이 크다. 김지용의 경우 지난해 짧은 휴식 후 잦은 등판 사실이 지적받기도 했다. LG 구원진의 사정상 김지용를 받쳐줄 확실한 자원이 부재했기 때문인데, 진해수가 점차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일정 부분 메울 수 있었다. 그러나 진해수 역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과부하 우려를 산 바 있다.
이들의 활약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각각의 약점 보완과 더불어 함께 필승조를 구성할 윤지웅, 이동현 등 또다른 자원의 분발이 필요하다. 군 제대 전력인 신정락이 불펜으로 먼저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두터워진 불펜진 속에서 김지용과 진해수가 지난해를 뛰어넘는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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