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인턴기자] 기대와 실망의 반복. 2016년에도 롯데 자이언츠에게 악몽은 계속됐다. 오프시즌에서 보여준 예상 밖 투자도, 새 감독 선임도 롯데에게 가을야구 초대장을 안겨주지 못했다.
2016 시즌을 준비하는 롯데 자이언츠의 분위기는 비장했다. 3명의 외인 조쉬 린드블럼, 브룩스 레일리, 짐 아두치가 모두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지만 허술한 뒷문이 발목을 잡았다. 스토브리그 때 과감하게 지갑을 열고 FA 윤길현과 손승락을 영입하며 필승조를 강화했다. 이제 롯데에게 약점은 없는 것처럼 보였다.
2016년에도 타선은 준수했다. 손아섭-황재균-강민호가 3할 타율은 물론이고 63홈런 266타점을 합작했다. 유망주 딱지를 뗀 김문호가 3할2푼5리의 타율과 함께 7홈런 70타점의 성적을 기록하며 전반기에는 2번타자, 후반기에는 6번타자 역할을 해냈다. 김상호라는 1루 자원이 등장하며 어느 정도 내야의 공백을 메우기도 했다. 주전 2루수 정훈과 1루 박종윤의 부진이 아쉬웠지만, 롯데 타선은 충분히 힘이 있었다.
문제는 투수진이었다. 롯데는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5.63으로 10개 구단 중 7위를 기록했다. 원투펀치로 기대를 모았던 린드블럼은 부진했고 불운했던 레일리는 승수 쌓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 해주길 기대했던 송승준은 7월 이후 1군에서 사라졌고, '소년 가장' 박세웅이 유일하게 로테이션을 지켰지만 6월 이후 체력 저하로 하락세를 탔다. 깜짝 선발로 나선 박진형이 선전했지만 불펜을 오가며 안정감을 잃었다.
선발 만큼은 아니지만 불펜도 불안했다. 필승조로 나선 이정민이 분전했지만 FA로 이적한 마무리 손승락은 다소 기대에 못미쳤다. 셋업맨으로 낙점됐던 윤길현은 7점대 평균자책점과 더불어 불미스러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김유영, 박시영이 가능성을 보이며 희망도 남겼다.
2017년 롯데의 우선적인 과제는 선발진 구축이다. 선발진이 잡히면 불펜도 정상적으로 운용되고, 강한 타선의 장점도 극대화된다. 외인 원투펀치의 구성이 일단 중요하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재계약을 할 수 없던 린드블럼 대신 파커 마켈을 영입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34승 26패 평균자책점 3.99을 기록한 마켈보다는 이미 KBO리그에서 2시즌을 치른 레일리에게 1선발의 무게감이 쏠린다. 최고구속 150km 중후반대를 찍는다고 알려진 마켈과, 지난해 에이스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레일리가 '믿을맨'으로 자리잡는다면
나머지 세 자리는 토종 선발이 채우게 된다. 미래의 롯데 에이스로 꼽히는 박세웅, 박진형이 유력한 가운데 남은 한 자리를 두고 명예회복을 노리는 송승준과 노경은의 경합이 예상된다. 지난 시즌 선발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시행착오를 겪은 박세웅의 성장이 기대되며, 보직 변경으로 어려움을 겪은 박진형이 선발 로테이션에 고정된다면 작년보다 나은 피칭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불펜에서는 윤길현의 부활과 손승락의 안정감 증가가 필수적이다. 셋업맨과 마무리를 각각 맡고 있는 만큼, 이 부분이 흔들린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이번 시즌 후 FA를 앞두고 있는 베테랑 강영식의 활약 역시 필요하다. 지난해 필승조의 기둥과도 같았던 이정민과 더불어 젊은 자원인 김유영, 박시영의 성장도 기대해 볼 만 하다. 수월한 마운드 운용이 가능해진다면, 타선과 더불어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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