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인턴기자] 지난해 와일드카드 2차전에서 물러났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오프 시즌 공격적인 투자로 보강을 끝마쳤다. 내년 시즌 도약을 준비하는 KIA 타이거즈 이야기다.
2016 시즌 KIA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중위권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승리하며 KIA로서는 LG에게 1.5게임차로 밀려 4위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컸다. 만약이라는 가정은 통하지 않지만, KIA가 4위에 올라 광주에서 와일드카드를 치렀다면 준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을지 모른다.
정규시즌 동안 잘 싸워온 KIA의 발목을 잡은 것은 두 팀이었다. KIA는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5승 11패씩 거두며 팀별 승패마진 -6을 기록했다. 패배가 승리의 절반이 넘었다. 지난해 두산은 롯데 자이언츠를 제외한 모든 팀을 상대로 승패마진 플러스를 기록했기에 논외로 치더라도, 넥센을 상대로 5승 밖에 거두지 못한 점은 치열한 순위다툼을 하며 두고두고 아쉬움이 됐다.
KIA를 이끄는 김기태 감독은 LG 감독 시절부터 이상하리만큼 넥센에게 열세를 보였다. '절친' 염경엽 전 넥센 감독과의 맞대결에서 웃었던 시즌이 드물었다. 김 감독은 염 전 감독 상대로 통산 14승 34패 전적을 기록 중이며,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승부의 세계에서 넥센과의 만남은 KIA에게 부담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2017년 넥센을 상대하는 KIA의 마음가짐을 편하게 할 두 가지 요인이 있다. 하나는 염 전 감독이 넥센 감독직에서 물러났다는 점이다. 염 전 감독의 존재가 열세의 '확실한' 이유로 꼽을 수는 없어도, 지난해와는 분명 다른 맞대결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이유는 FA로 이적해 온 최형우의 가세다. 최형우는 넥센 상대로 지난 3년간 4할 타율을 기록했다. 작년에는 넥센 상대로만 타율 4할6푼3리 OPS 1.479 5홈런 15타점을 올렸다. 장타율 0.963으로 10할에 육박한다. KIA에게 자신감을 더해줄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요인만으로 KIA가 다음 시즌 '넥센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맞대결에 나서는 두 팀의 조건이 지난해와는 달라졌다. 달라진 분위기 속에서 KIA가 넥센에 대한 열세를 넘어 더 높은 순위를 바라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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