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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2007년 후반기만큼만'

기사입력 2008.02.26 08:25 / 기사수정 2008.02.26 08:25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지난 시즌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찾기 위해 프레스노 그리즐리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산하 트리플 A)의 경기를 지켜보던 세이부 라이온스의 스카우트는 한 투수의 투구에 후한 평가를 내렸다.

"최고 97마일(155.2km/h)에 달하는 빠른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는 우리 팀의 에이스였던 마쓰자카 다이스케(28. 보스턴 레드삭스) 못지 않다. 게다가 투심을 이용해 맞춰 잡는 피칭도 구사한다. 당장 영입하고 싶을 정도로 아주 좋은 투수다."

마쓰자카에 비교된 그 투수는 김선우(31. 사진, 두산 베어스)였다. 김선우는 전반기에 2승 6패 평균 자책점 7.59를 기록, '이불 털기'처럼 난타 당했으나 후반기에는 제 구위를 찾으면서 6승 2패 평균 자책점 2.63의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비록, 세이부의 선택은 김선우를 외면하며 2003년 밀워키 블루어스에서 10승을 올린 전력의 팀 동료 맷 키니(32)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타자 지향적 리그인 퍼시픽 코스트 리그에서 보여준 김선우의 투구는 놀라웠다.

특히, 김선우는 2007년 8월 19일(한국 시간) 솔트레이크 비스(LA 에인절스 산하 트리플 A)를 상대로 5피안타 무실점 완봉승을 올리는 등 대단한 투구를 펼쳤다. 당시 솔트레이크에는 미래의 주전 2루수로 기대를 모았던 호위 켄드릭(25), 쿠바 출신으로 대단한 기대를 모은 켄드리 모랄레스(25) 등이 포진했다.

쉽지 않은 경기였으나 '셧 아웃'으로 경기를 장악한 것은 김선우였다. 김선우는 이 완봉승을 높이 평가받아 그 다음 날 퍼시픽 코스트 리그의 '이 주일의 투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고대하던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했던 김선우. 그는 지난 1월 1차 우선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두산과 입단 협상을 마친 후 현재는 대만에서 한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25일 타이중 구장에서 벌어진 단국대와의 연습경기에서는 4이닝 4피안타 무실점(탈삼진 5개)으로 나쁘지 않은 투구를 보여 주었다.

특히, 김선우는 1회 1사 만루, 4회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고도 직구, 투심, 슬라이더를 앞세워 실점하지 않는 투구를 보여 주었다. 애초부터 주자를 내보내지 않았다면 더욱 좋았을테지만 자신이 쌓아 놓은 장작에 불은 붙이지 않는 노련한 투구가 돋보였다.

대표팀 사령탑 김경문(50. 두산 감독) 감독은 "초반 남아프리카 공화국, 호주, 멕시코와의 3경기에서 승부를 결정 짓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최약체로 지목된 남아공을 제외하면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다.

호주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을 이끈 주역 크리스 옥스프링(31. LG 트윈스), 동양 야구에 대한 적응력을 쌓은 좌완 브래드 토마스(31. 한화 이글스)가 불참했으나 허투루 볼 수 없는 전력을 갖췄다. 호주보다 더 많은 메이저리거를 배출해 낸 멕시코의 전력도 마찬가지다.

만만치 않은 상대들에게서 승리를 거두고 일찌감치 올림픽 행을 결정짓기 위해선 그만큼 선발 투수진의 활약이 중요하다. 김선우는 류현진(21. 한화 이글스), 손민한(34. 롯데 자이언츠) 등과 함께 선발진에서 큰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2006'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 우승의 주역이자 큰 경기에서의 연이은 호투로 최근 주가가 급상승한 '샛별' 김광현(20. SK 와이번스)도 선발진에 가담할 수 있다. 그러나 투구폼이 갖춰졌을 때와 그렇지 못했을 때 김광현의 경기력에는 큰 차이가 있었음을 생각해야 한다. 김광현은 아직 피칭 밸런스가 완전하게 갖춰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에서의 10년 간 외국인 선수들과 많은 대결을 펼쳤던 김선우의 경험은 엄청난 메리트를 가져다 줄 것이다. 2007년 후반기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도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복귀하지 못했던 김선우. 그는 당시의 활약을 그대로 이어가며 한국에 '8년 만의 올림픽 행'이라는 선물을 안겨줄 수 있을 것 인가?

<사진=두산 베어스>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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