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인턴기자] LG 트윈스가 강했을 때는 언제나 '철벽 마무리'가 있었다.
강팀은 뒷문이 강하다. 한번 리드를 잡으면 끝까지 밀고나가 승리를 지킨다. LG의 역사 속에서도 걸출한 마무리 투수가 있었고, 이들이 활약하던 시절 LG는 누구도 쉽게 볼 수 없는 팀이었다.
LG의 마무리 계보 맨 처음을 장식한 사람은 김용수(56)다. KBO리그 토종 투수 최초로 100승-200세이브 고지에 오른 김용수는 LG의 마지막 우승 시즌이었던 1994년 42경기에 나서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56을 기록했다. 이후 2년간 꾸준히 25세이브 이상 기록하며 뒷문을 지켰다. 팀을 위해 헌신하며 기복 없는 활약을 선보여 '노송(老松)'이라고도 불렸다. 현재까지 LG의 유일한 영구결번(41번) 지정자다.
이상훈(45) 코치는 1997년 LG의 클로저였고, 일본과 미국을 거쳐 국내에 복귀한 후 다시 뒷문을 맡았다. 1997년 57경기에 나서 37세이브를 올렸고, LG가 마지막 한국시리즈를 치룬 2002년 52경기 18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듬해인 2003년 역시 55경기 30세이브로 LG의 뒷문을 책임졌다. '야생마'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LG 투수진의 상징적인 존재였다.
2007년 우규민(62경기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65)을 거쳐, LG가 다시 든든한 마무리를 갖게 된 것은 2012년이었다. 선발로서 호투를 펼쳤던 봉중근은 마무리 직책을 맡은 후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각각 26세이브, 38세이브, 30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지켰다. 특히 2013년에는 20세이브 이상 기록한 리그 마무리 투수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인 1.33을 찍었다. 봉중근의 활약에 힘입어 LG는 13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2016년 LG는 임정우를 새로운 마무리로 낙점했다. 지난해까지 선발, 불펜을 오가며 가능성을 보인 임정우는 4월 다소 고전했으나 5월부터 안정감을 찾아나갔다. 마무리 첫 해였기에 꾸준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시즌을 치러나갈수록 안정된 투구를 보여줬다. 이번 시즌 총 67경기에 출전한 임정우는 28세이브 평균자책점 3.82를 올리며 성공적인 안착을 예고했다.
다음 시즌 LG의 불펜에 기대를 거는 이유도 임정우의 존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성과 만큼 보완해야 할 점도 뚜렷했다. '명품 커브'로 타자들을 요리했지만 변화구 제구의 문제를 보이는 날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이제 마무리 2년차인 만큼 세밀해질 타 구단의 분석도 임정우가 극복해야할 부분이다. 그래도 전망은 밝다. 김용수, 이상훈, 봉중근이 이어 온 LG 철벽 마무리 계보를 임정우가 계속 이어나간다면, 내년에도 LG의 돌풍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LG 트윈스,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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