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진실 기자] 2016년 MBC 드라마는 약체로 평가됐던, 기대치 않은 작품들이 의외의 성과를 보였다. 이와 함께 국내 최초로 웹툰 세계와 현실 세계의 결합을 소재로 한 'W', 법정 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와 같은 다양한 소재의 드라마가 시청자를 찾았다. 하지만 막장 드라마 논란을 일으켰던 주말·일일극의 여전한 등장과 함께 '신드롬'을 일으킬 만한 대표작은 없었다.
▲ '쇼핑왕'·'결혼계약' 약체가 일으킨 반전…스토리의 힘
먼저 동시간대 경쟁작에 비해 배우들의 스타성이나 작품의 스케일이 작았기에 약체로 예상됐던 작품들이 의외의 선전을 보였다. 먼저 '힐링드라마'라는 수식어로 반란을 일으켰던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가 그 주인공이다.
배우 서인국, 남지현 주연의 '쇼핑왕 루이'는 김하늘, 이상윤 주연의 KBS 2TV '공항 가는 길', 공효진, 조정석 주연의 SBS '질투의 화신'과 맞물려 최약체로 평가됐다.
하지만 '쇼핑왕 루이'는 배우들의 호연, 보기만 해도 미소가 나오는 케미스트리와 더불어 복잡한 현실과 달리 순수하고 맑은 이야기 전개로 입소문을 탔다. 결국 '쇼핑왕 루이'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까지 탈환하며 역주행의 저력을 보이며 유종의 미를 장식할 수 있었다.
연초 방송된 주말드라마 '결혼계약' 역시 의외의 반란작 중 하나다. '결혼계약'은 주연을 맡은 이서진, 유이가 17세라는 나이차로 케미스트리에 대한 의문도 있었으며 부자인 남자와 가난하고 게다가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자가 만나 멜로를 펼친다는 이야기는 진부함 그 자체였다.
뚜껑이 열린 '결혼계약'은 우려를 거두고 성공적인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결혼계약'은 인물들의 감정 변화에 초점을 맞췄으며 섬세한 표현으로 시청률 20%대를 돌파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이서진, 유이 또한 나이차를 잊게 하는 커플의 애틋한 모습을 그리며 '재발견'이란 평을 얻을 수 있었다.
▲ '몬스터'·'옥중화', 소리 없이 강했던 장편작…묵묵히 제 할 일 했다
50회라는 대장정을 펼친 월화드라마 '몬스터'는 긴 기간 동안 평균 10%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소리 없이 강한 모습을 보였다. 주연을 맡은 강지환과 더불어 정보석, 진태현 등이 독한 악역의 모습을 탄탄한 연기력으로 그려내며 '몬스터'를 꾸준하게 이끌 수 있었다. '몬스터'는 리우 올림픽이라는 큰 행사에도 굳건한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주말드라마 '옥중화' 역시 51회라는 긴 레이스를 펼쳤다. '옥중화'는 '제2의 대장금'이라는 기대 속에 시작했지만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 공감을 얻기 힘든 이야기 전개로 아쉬운 평을 받았다. 그럼에도 '옥중화'는 51회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자체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 '금사월'부터 '황금주머니'까지, '막장 논란'은 올해에도
지난 2월 종영한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을 필두로 막장 드라마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출생의 비밀, 악행의 끝을 보이는 악역, 복수 등 막장 드라마의 모든 요소를 갖췄다는 '내 딸 금사월'은 막장 전개와 답답함을 느끼게 하는 이른바 '고구마 캐릭터'라는 오명을 안았지만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굳건한 흥행성을 입증했다.
방송 중인 주말드라마 '불어라 미풍아' 역시 숨겨진 출생의 비밀, 두 얼굴의 악녀 그리고 시집살이 이야기까지 막장의 요소를 공고히 담았다. 하지만 '불어라 미풍아' 역시 10%가 넘는 시청률을 유지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일드라마 '황금주머니' 또한 따뜻한 가족극을 표방하고 있지만 기억 상실, 캔디 캐릭터의 여자 주인공 등으로 막장의 요소를 갖추고 있다.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한 '황금주머니'는 이와 같은 막장의 요소들을 가족극으로 어떻게 풀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 웹툰부터 법정까지…다채로웠던 소재, 2% 아쉬운 드라마 왕국
수목드라마 'W'도 강한 돌풍을 일으켰다. 웹툰 세계와 현실 세계의 만남이라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시작된 'W'는 종영까지도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관심의 중심에 섰다.
이종석, 한효주, 김의성의 연기와 더불어 '나인', '인현왕후의 남자' 등 판타지 장르의 강한 송재정 작가가 만난 'W'는 함께 시작한 KBS 2TV '함부로 애틋하게'를 가뿐히 제쳤다. 하지만 'W'는 신선했지만 누군가에게는 어려울 수도 있다는 내용으로 압도적인 수목극 최강자가 되지는 못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그럼에도 'W'는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은 확실했다.
월화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 역시 최지우, 주진모가 출연하며 많은 기대 속에 시작했다. 법정드라마라는 소재로 그동안 비춰왔던 변호사, 검사 등의 삶이 아닌 사무장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색다른 모습을 보였다. '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초반 기대나 화제성에 비해 한자리대와 두자리대 초반을 오가는 다소 아쉬운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전혜빈, 장현성 등 악역들의 호연과 탄탄한 스토리텔링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처럼 한 해 동안 MBC 드라마는 약체의 반란과 더불어 장편드라마의 꾸준한 흥행세는 이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한 막장 논란과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의 드라마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드라마 왕국'의 명성이 조금은 아쉽게 느껴지는 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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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