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시 모델은 구형 에어백 장착, 일반 모델 대비 에어백 6개 축소
- 신형 에어백 대비 최대 30% 저렴, 옵션 시 추가 비용 55만원
[엑스포츠뉴스(엑스토크) 김현수 기자] 현대차가 지난 22일 내놓은 신형 그랜저(IG) 택시 모델이 원가 절감을 위한 '꼼수'를 부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번 신형 그랜저(IG) 택시 모델에 일반 모델과 달리 구형 에어백을 장착하고 에어백 개수를 무려 6개나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사고 발생 시 생존율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에어백이 줄어들면서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서운 꼼수를 부린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특히 신형 그랜저 택시에 탑재된 구형 3세대 에어백은 신형 4세대 에어백보다 20~30% 저렴한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지적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29일 현대차는 3.0리터 LPi 엔진과 6단 자동 변속기를 탑재한 신형 그랜저 택시 모델 가격을 개인형 2560만원, 모범형 2830만원, VIP 패키지 2930만원으로 책정했다. 같은 엔진과 변속기를 얹은 렌터카 모델은 2620만원부터다.
기본형 기준으로 신형 그랜저 택시와 렌터카 모델의 가격 차이는 60만원에 불과하지만 다른 사양의 에어백이 장착되면서 기본이 돼야 할 안전이 회사의 수익 도구로 전락했다는 지적 또한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 택시 모델의 모든 사양에 3세대 스마트 에어백을 기본 장착했고, 택시를 제외한 렌터카, 장애인, 일반 모델에 4세대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3세대 에어백은 충돌 속도나 충격 강도에 따라 에어백 팽창 압력을 조절하며, 4세대 에어백은 충돌 속도는 물론 탑승자의 체격이나 자세 등을 감지해 에어백 팽창 압력을 더 세밀하게 조절하는 방식으로 안전에 있어 더욱 유리하다.
최근 출시된 준대형 차급 이상의 신차들은 4세대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과거 2세대나 3세대 에어백을 사용했으나 4세대 에어백을 적용한 북미 수출용과 내수용 차별 논란이 불거지면서 2014년 이후 대다수 신차에 4세대 에어백을 장착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차가 신형 그랜저(IG) 택시 모델의 에어백 개수를 일반 모델 대비 무려 6개나 줄이면서 원가 절감을 위한 '꼼수'라는 비난이 더욱 거세다.
택시를 제외한 신형 그랜저 모든 모델은 9개의 에어백이 기본으로 장착됐지만, 택시 모델은 에어백 3개(앞좌석·운전석 무릎)가 기본이다. 즉 일반 모델과 같이 9개의 에어백을 갖추려면 55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양지우 자동차 칼럼니스트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북미 시장의 경우 모든 신차에 4세대 에어백을 장착하도록 법으로 의무화하고 있지만 국내는 세부 규정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며 "일반인이 많이 이용하는 택시에 대한 안전 기준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4년 8월부터 신규 등록하는 모든 택시에 에어백 설치를 의무토록 했다. 하지만 앞좌석(운전석·조수석 2개)으로 한정돼 현대차는 법적인 테두리를 벗어나게 됐다.
khs77@xportsnews.com/ 사진=신형 그랜저 IG 택시 ⓒ현대차 제공 및 홈페이지 캡처
김현수 기자 khs7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