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정지원 기자] 가수 겸 방송인 문희준과 그룹 크레용팝 소율이 백년가약을 약속했다. 이들은 내년 2월 결혼을 예정하고 있으며, 두 사람 모두 24일 팬카페에 게재한 자필편지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연애와 결혼발표 모두 비밀스러웠다. 팬들을 향한 마지막 예의를 지킨 '아이돌' 문희준의 배려였을지도 모른다. 소율 역시 문희준의 입장에 백 번 동감하며 따랐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속사와 소속 그룹 멤버들에게 이같은 발표는 청천벽력이었다. 팬들을 향한 예의는 지켰지만 비즈니스 파트너를 향한 예의는 지키지 못한 셈이다.
크레용팝 소속사 크롬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지난 24일 늦은 오후 아무것도 모른 채 소율의 결혼발표를 접했다. 수많은 주변인들의 전화를 받고나서야 소율이 결혼 발표를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소속사는 뒤늦게 팬카페에 올린 소율의 자필편지를 확인하고 나서 연락을 시도했지만, 전화는 닿지 않았다.
문희준 소속사 코엔스타즈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공식입장을 발표하며 갑작스런 결혼 소식에도 능숙하게 대응했던 것과 달리, 크롬엔터테인먼트가 별다른 공식입장을 발표하지 못했던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소율과 전혀 연락이 닿지 않았기 때문. 사실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는 관계자의 설명이다.
크롬엔터 측은 소율과 연락이 닿지 않자 크레용팝 멤버들에게 연락을 취했고, 멤버들 역시 갑작스런 발표에 놀랐다고 밝혔다. 크롬엔터테인먼트는 24일 공식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25일 오전 공식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소율과 뒤늦게 연락이 닿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크롬엔터테인먼트의 고민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크레용팝 팬들은 공황장애로 활동을 중단했던 소율의 행보에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게다가 소율은 '현역 아이돌'이다. 당장 지난 달 정규 1집 앨범을 낸 상황에서, 회사와 상의 없이 결혼을 발표했다. 당장 그룹 활동을 어떻게 이어나가야 할지 고민에 빠진 것이다.
유키스 일라이, 슈퍼주니어 성민이 현역 아이돌 활동 중 결혼을 발표했으나, 여성 멤버로는 크레용팝 소율이 처음이다. 원더걸스 전멤버 선예의 경우, 결혼 후 사실상 연예계를 은퇴했다. 하지만 소율은 자필편지를 통해 연예계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임을 암시한 바, 선예와는 궤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소속사 관계자는 "(자필편지를 게재하기) 5분 전에만 알려줬더라면…"이라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과연 크레용팝 소율과 크롬엔터테인먼트는 접점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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