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용운 기자] '패트리어트' 정조국(광주)은 청소년대표 시절 한국 축구의 공격수 계보를 이을 재능으로 평가받았다. 2003년 안양 LG(현 FC서울)에서 프로로 데뷔하자마자 두 자릿수 득점에 신인상을 거머쥘 때는 꽃길만 펼쳐진 것 같았다.
강산이 한번 변할 정도의 시간이 흐른 올해 정조국이 마침내 기대에 부응했다. 서른하나의 나이에 화려한게 부활한 정조국이 2016년 K리그를 가장 빛낸 스타로 우뚝 섰다.
정조국은 8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했다. 생애 첫 MVP이자 신인상 이후 13년 만에 받는 큰 상이다.
정조국은 자신이 MVP 수상자로 호명이 되자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단상에 올라 트로피를 수상한 후에도 쉽사리 소감을 잇지 못했고 목이 메인 듯 감정을 추스르느라 바빴다.
시상식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난 그는 "깜짝 놀랐다. 오랜만에 시상식에 와서 즐기려는 생각이었는데 큰 상을 주셔서 정신이 없었다"면서 "작년에 정말 많이 힘들었는데 주마등처럼 그때 생각이 스쳐갔다. 어려웠던 시절도 내 경험이었고 그 아픔이 있어 오늘이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성실히 모범이 되는 K리그의 선배가 되겠다"고 말했다.
정조국은 이날 MVP뿐만 아니라 득점왕, 베스트11 공격수상까지 휩쓸며 3관왕의 기쁨을 누렸다. 축구를 하면서 최고의 날로 올해를 정의한 그는 "내년에도 준비를 잘해서 이동국 선배처럼 롱런했으면 한다. 아까 영상을 보니 동국이 형이 8년 동안 두자릿수 득점을 하셨던데 좋은 선배가 멋진 길을 만들었으니 나도 축구선수 정조국으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더할나위 없는 2016년을 마감한 정조국은 "올 한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좀 더 충전해야 하는데 주위를 돌아보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고민을 해야겠다. 개인적으로 현재에 집중하자는 마인드인데 지금 기분을 계속 즐기고 싶다"고 길었던 부담을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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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