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7] '68년 숙원' 컵스 만큼 절실했던 클리블랜드의 무릎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풀리지 않는 저주는 없었다. 시카고 컵스가 무려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클리블랜드 역시 절실하긴 마찬가지였지만, 컵스에게 무릎을 꿇어야했다.

클리블랜드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컵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7-8로 패했다. 앞서 시리즈 전적 3승3패로 팽팽하게 맞서있던 두 팀, 결국 승부는 7차전까지 이어졌고 컵스가 이 일전에서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됐다. 클리블랜드는 3승1패로 앞서있었으나 연달아 내준 5차전과 6차전이 너무 뼈아팠다.

1회부터 컵스가 선두타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덱스터 파울러는 클리블랜드 선발 코리 클루버를 상대로 중견수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기록, 컵스가 1-0의 리드를 잡았다. 클리블랜드는 코코 크리스프의 좌전 2루타와 로베르토 페레즈의 희생번트, 카를로스 산타나의 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들었지만 컵스는 4회와 5회 각각 2점씩을 더 뽑아내고 5-1로 도망갔다.

클리블랜드는 5회말 산타나가 볼넷, 킵니스가 내야안타로 출루, 포수 데이빗 로스와 투수 존 레스터 배터리의 실책을 틈타 모두 홈인하면서 3-5로 컵스를 바짝 쫓았다. 그러나 컵스는 6회초 로스가 솔로 홈런으로 실수를 만회, 한 점을 더 달아나고 6-3을 만들었다. 

그러나 클리블랜드가 8회말 호세 라미레즈와 브랜든 가이어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면서 한 점을 따라붙었고, 아롤디스 채프먼 상대 데이비스의 극적인 동점 투런 홈런이 터지면서 6-6의 균형을 맞췄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돌입, 결국 컵스가 10회초 두 점을 추가했고 클리블랜드가 10회말 한 점을 따라붙었지만 결국 점수를 뒤집는 데는 실패했다.

컵스의 우승은 무려 108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지난 1907년과 1908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컵스는 이후 시리즈 우승이 없었다. 리그 우승은 17회가 있지만 시리즈 우승에는 번번히 실패했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염소의 저주'에 걸렸다고 말했다. 1945년 월드시리즈 4차전 자신과 염소 표까지 두 장을 사서 야구장에 입장을 한 빌리 시아니스가 염소의 악취를 이유로 나가라고 했고 "컵스는 다시 우승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한 것이 발단이다.

하지만 클리블랜드 역시 우승의 맛을 본 지 오래된 것은 마찬가지였다. 클리블랜드는 1948년 시리즈 우승을 한 이후 68년 동안이나 우승이 없었다. 컵스에게 '염소의 저주'가 있었다면, 클리블랜드에게는 '와후 추장의 저주'가 있었다. 로고로 인디언 추장을 희화화해 우승과 멀어졌다는 이야기다. 클리블랜드는 드라마같은 동점 홈런을 때려내며 그 저주를 깨는 듯 했지만, 결국 108년 만에 컵스가 '염소의 저주'를 깨는 제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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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