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종서 기자] "이제 최고의 포수가 되지 않았나 싶다."
두산 베어스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4전승. 이런 앞도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는 배경에는 선발 투수들의 호투가 있었다.
1차전 선발 투수 니퍼트는 8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2차전과 3차전 선발 투수 장원준과 마이클 보우덴은 각각 8⅔이닝 1실점, 7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마지막 유희관 역시 5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이들의 호투에 배경에는 포수 양의지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양의지는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볼배합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이들의 호투를 이끌었다. 특히 니퍼트와 보우덴 때는 직구를 적극 활용한 정반대의 볼배합을 선보이기도 했다. 양의지는 니퍼트가 선발투수로 나섰던 1차전에서는 초반 직구 위주의 볼배합을 쓰다가 후반 변화구로 바꿨고, 3차전 보우덴 때는 초반 변화구 위주에서 중·후반에는 '하이패스트볼'을 적극 활용한 직구 일변의 볼배합을 선보였다.
NC 타자들은 양의지의 변화 가득한 볼배합에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선발 투수에 이어 이현승, 이용찬 등 마무리 투수까지 호투를 펼치면서 두산은 한국시리즈 4경기 38이닝 동안 2실점을 기록했다. 이는 포스트시즌 최소 실점 신기록이다.
양의지의 노련한 볼배합에 김태형 감독은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은 "(양)의지는 경험이 풍부하고, 머리 회전이 빠르다"라며 칭찬했다. 이어서 김 감독은 "보통 포수는 공 3~4개를 미리 한 번에 구상하고 들어간다. 원하는 공이 나와야 '다음 구'를 풀어갈 수 있는데, 원하는 쪽에 공이 들어오지 않으면 전체적으로 생각이 꼬인다"며 양의지와 선발 투수들의 호흡이 좋다. 좋은 투수 덕분에 좋은 포수가 만들어지고, 이 좋은 포수는 어린 투수를 성장시킬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김태형 감독은 "사실 양의지는 입단할 때부터 똘똘했다. 군대를 다녀올 때부터 김경문 감독님이 키우려고 하셨다"라며 "이제는 정말 최고의 포수가 된 것 같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런 김태형 감독의 칭찬 덕분이었을까. 양의지는 4차전에서 2회 선제 홈런이자 결승 홈런을 날리는 등 3안타 2타점 3득점으로 타격에서도 활약했고, 결국 장채근(해태, 1991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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