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인터뷰 ①에 이어) '달의 연인'은 차세대 청춘 배우들이 총출동한 드라마로 방영전부터 화제가 됐다.
94년생 남주혁부터 90년생 홍종현까지, 대부분의 황자들이 90년대 생 20대인 가운데 4황자 왕소 역을 맡은 이준기와 윤선우만이 80년대 생 30대 배우들이었다. 더구나 윤선우의 역할은 9황자로 황자들 중에선 뒷서열에 속했다. 때문에 초반에는 10황자 왕은(백현)이나 14황자 왕정(지수)와 붙어있는 장면도 많았다.
적게는 다섯 살, 많게는 아홉 살까지도 차이나는 배우들과 또래 연기를 하기 위해 배우 윤선우가 따로 노력한 건 없었을까. "그 친구들과 비슷한 연배로 보이기 위해 딱히 준비한 건 없는데, 대사를 칠 때 말 톤을 높이고 더 밝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또 그는 "촬영 현장에서는 그 친구들이 어리다고 느껴지지 않았어요. 다 같이 고생하는 입장이라 서로 의지하고, 농담도 던지고, 장난치며 힘을 줬어요. 현장에서 배우들이 기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래도 배우거든요"라며 팀워크를 자랑했다.
모두가 성격이 좋기에 형성된 팀워크겠지만 팀 내에서도 분위기 메이커는 있을 터. "(이)준기 형이 리더십이 좋아서 배우들을 모두 모으고 이런 건 잘해주셨어요. 또 (백)현이는 항상 밝은 에너지를 줬어요. 왕은이랑 되게 비슷해요. 늘 현장에서 노래 부르고, 춤추고, 농담하고 그랬었죠. (강)하늘이랑 (홍)종현이는 동갑내기라 그런지 서로 잘 맞았어요. 매일 농담을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만담쇼를 보는 것 같았어요. 지수랑 (남)주혁이도 동갑인데 맨날 붙어다니면서 친하게 지내더라고요"
이런 좋은 분위기 때문인지 '달의 연인' 출연진들은 유독 같이 찍은 재미있는 인증샷을 많이 남겼다. 배우들의 SNS에 매일같이 새로운 사진이 올라올 정도. "저는 SNS를 자주 하는 편이 아닌데도, '달의 연인' 촬영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빨리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좋은 현장에서 좋은 친구들과 작업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죠"
사전제작 드라마라 촬영은 예전에 끝났지만 '달의 연인' 팀은 여전히 소통하며 친목을 이어가고 있다. 얼마 전 그들은 팀 회식을 통해 모였으며, 최종회 방송 후 다 같이 모여 자체 종방연을 가지기도 했다. 짧은 기간 이렇게 친해질 수 있었던 비결이 있었을까.
"드라마가 특이한 게 황자들이 매일 떼거지로 등장했어요. 매일 촬영 때마다 떼로 몰려다니다보니까 자연스레 친해질 수밖에 없었어요. 드라마 한 신이 나오기 위해서는 몇 시간씩 걸리거든요. 저희는 어떤 장면을 찍는 데 이틀을 쓰기도 했어요. 그 시간 동안 강제로 붙어있으면서 같이 놀면서 찍으니까 촬영도 더 재미있었어요"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가진 배우들이 독특한 캐릭터들을 연기했다. 캐릭터와 실제 성격이 가장 다른 사람은 누구였을까 "모두들 캐릭터와는 다른 매력이 있었어요. 저를 예로 들면 원래 그렇게 왕원처럼 촐싹대고 그런 성격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촬영 때도 평상시 제 마음을 즐겁게 만들고, 촐싹대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드라마가 끝나고 나니 그렇게 끌어올렸던 촐싹거리는 성격이 다 신기하게도 다 사라졌어요"
시작부터 끝까지 떠들썩했던 '달의 연인'. 초반엔 낮은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높은 화제성을 기반으로 종영 땐 10%의 고지를 넘는가 하면 동시간대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런 '달의 연인'을 통해 윤선우가 가장 크게 얻은 건 무엇인지 물었다.
"왕원은 제가 이제까지 연기해본 적 없는 새로운 캐릭터였어요. 되게 많이 고민하고, 캐릭터의 성격이나 리듬, 템포, 애드리브 등을 많이 준비했었어요. 한 신마다 다섯 개 버전의 애드리브를 준비할 정도였죠. 그래서 현장에서의 순발력이나 생동감을 살리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다음 작품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길 기대해요"
2003년 EBS 어린이드라마 '환경전사 젠타포스'를 통해 데뷔한 윤선우는 이후 드라마 '신의 퀴즈', '일편단심 민들레', 영화 '7번방의 선물' 등에서 다양한 캐릭터와 연기를 선보이며 차츰 이름과 얼굴을 알려왔다. 지구를 지키는 전사부터 '달의 연인'의 악역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온 윤선우가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 궁금했다.
"일상적인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어디서든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예를 들자면 '팔월의 크리스마스'의 한석규 선배님 역할요. 시한부 인생이긴 하지만 병을 앓고 있음에도 영화에서 보이는 그의 생활은 굉장히 일상적이라고 생각해요. 표현하는 것 자체도 되게 큰 감정을 격정적으로 하는 것보다 섬세한 감정들을 표현해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그는 드라마를 시청해준 팬들에게 귀여운 당부를 남겼다. "'달의 연인'에서 왕원은 미운 짓만 골라서 했지만, 사실 전 안 그렇습니다. 앞으로는 더 사랑받을 수 있는 캐릭터로 찾아뵐게요. 그때는 많이 사랑해주시길 바라요"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SBS
[XP인터뷰 ①] '달의 연인' 9황자 윤선우 "악플도 관심, 감사하다"
[XP인터뷰 ②] '달의 연인' 윤선우 "황자들 팀워크? 이준기 리더십 덕분"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