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배우 이준기가 강렬한 연기로 긴 여운을 남겼다.
지난 1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려'에서 이준기가 맡은 광종은 사랑하는 여인 해수(아이유 분)를 떠나보내고, 주변의 사람들도 잃은 가운데 천년의 정인인 해수를 잊지 못하는 아련한 엔딩을 맞이했다.
이날 광종(이준기)은 해수가 14황자 왕정(지수)의 부인이 됐다는 사실에 해수가 자신의 아이를 낳은 것과 죽은 것까지 모를 정도로 소식을 끊고 살았다. 뒤늦게 해수의 죽음을 알고 후회했지만 돌이킬 수 없었다. 그저 해수의 유골만 지킬 뿐이었다. 뒤이어 광종의 곁을 지켜줬던 백아(남주혁), 최지몽(김성균)도 광종을 떠났다.
첫 등장부터 광종, 4황자 왕소는 혼자였다. 얼굴의 흉터로 엄마인 황후 유씨(박지영)에게 버림받고, 변방에서 자란 덕에 형제들과도 친하게 지내지 못했다. 트라우마로 가득 찬 가면 안 맨 얼굴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으려했고, 그렇게 혼자 고립되어 갔다.
그런 왕소를 세상밖으로 꺼내 준 사람도 그가 처음으로 정을 준 사람도 해수였다. 해수를 만나 혼자가 아닌 기분을 알게 된 왕소는 해수가 떠나면서 다시 혼자로 남았다. 그리고 이런 왕소의 쓸쓸함과 외로움은 이준기의 풍부한 감정 연기로 완성됐다.
이준기의 연기가 특히 호평을 받은 장면은 8회 엔딩 장면과 최종회였던 20회 엔딩장면이다. 공교롭게도 두 장면 모두 이준기가 혼자서 열연한 장면들. 해당 신들은 기우제를 주재한 왕소에게서 해수가 '피의 군주' 광종을 보는 신과 죽은 해수를 그리워 하며 어디에 있든 만나러 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는 신이다.
다른 배우와 연기 합을 맞추는 것도 아니고, 대사로 감정을 전달하는 것도 아니었다. 오로지 화면에 가득찬 이준기의 표정으로 캐릭터가 겪는 감정을 설득력있게 풀어내야했다. 이준기는 눈빛 하나에도 왕소의 복합적인 상황을 담아내며 '역시 이준기'라는 감탄을 자아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달의 연인'이었지만, 배우 이준기가 대체불가능한 배우임을 증명해냈다. '달의 연인' 시작 전에는 "또 사극인가"는 우려도 들은 이준기지만, 이제까지 캐릭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그 우려를 "또 다른 인생캐다"는 평으로 바꿔냈다. 그렇기에 '달의 연인' 시청자들은 이준기의 새로운 인생캐를 기대하며 다음 작품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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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