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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그들만의 리그. 해결책은 없는가?

기사입력 2007.12.03 19:34 / 기사수정 2007.12.03 19:34

편집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훈희 기자] 한국전력과 상무, 두 아마추어팀의 V리그 참가를 놓고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결국 지난해와 별다를 바 없이 끝났다.

프로화 전환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한국전력의 드래프트 지명권 요구와 상무의 외국인선수 출전에 대한 논의는 두 아마추어팀의 의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채 기존 4개 팀의 자율적 제한이라는 선에서 끝난 상태고, 두 팀은 모두 각자의 문제와 불만을 가진 채 올해도 V리그에 참가, 그들만의 리그를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런 문제가 왜 생겼는가? 1차적으로 두 팀에 선수들이 가길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스포츠진흥법이 국회계류중인 현시점에서 입단하기 위해서는 한국전력의 평사원자격으로 참가해야 하며, 계약금 혹은 그에 준하는 입단비용을 지불할 수 없는 특성상 전력강화가 프로팀에 비해 매우 제한적이다.

상무는 다른 종목의 선수들과는 달리 열악한 시설문제와 선수들의 공익복무 선호, 구단의 미온적인 태도 때문에 우수한 병역미필선수들이 입대연기 혹은 공익전환으로 상무입대를 기피하는 바람에 제대로 된 선수층을 갖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프로리그를 준비하는 팀들에게 전력보강은 권리가 아닌 의무이다. 팬들에게 환호받는 경기를 위해서는 우수한 경기력이 필수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한국전력과 상무 두 팀은 아마추어팀이라는 태생적 한계와 국내배구계의 현실에 밀려 V 리그에서는 4개 프로구단의 승수 쌓기 제물처럼 간주되는 것이 현실이며, 그들이 아마추어적 팀 운영을 벗어나지 않는 이상 두 팀의 경기력과 성적에 대한 보호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여자부 도로공사처럼 준프로 자격으로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의지와 내부 사규 개정으로 프로팀에 가까운 환경을 제공하는 사례가 있지만 공기업의 그러한 개정은 절차상의 문제로 인해 쉽지만은 않다.

그렇다면, 한국전력과 상무, 두 아마추어팀의 경기력을 고양하고 그들의 노력을 대우하고 보호해줄 방법은 무엇인가? 가장 현실적인 방법 중 하나는 KOVO의 중재를 통해 두 팀의 선수보강을 돕는 것이며, 필자가 제안하는 방법은 선수의 임대이다.

상무는 군인 팀이기에 불가능하지만, 한국전력의 부족한 선수수급을 일시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프로팀의 선수들을 일부 임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수단이 있다. 위에서도 언급한 외국인 선수의 출전을 제한하는 규정 도입을 상무와 한국전력이 원하고 있지만, 논의 시점이 늦었기에 올 시즌은 프로 4개 구단의 자율에 맡겨야 할 것이다.

조금 더 근본적인 방안은, 아마추어팀의 추가적인 참가를 허용해 리그를 2부 통합으로 운영하는 방법이다. 한국전력과 상무 2팀만이 있는 그들만의 리그에 친구들을 늘려주는 것이다. 서울시 체육회, 전남 체육회등 실업연맹소속의 팀을 V리그에 추가로 초청하여 V리그를 프로 4팀,아마 4팀 규모의 리그로 만든 후, 리그전을 벌인 뒤 순위를 프로와 아마 따로 매기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지난 2004년 올림픽 예선처럼 국제경기에도 필요에 따라 쓸 수 있는 규정이며, 아마추어 수준에 맞는 팀들과의 경기는 비록 프로 4팀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다.

신생팀을 바라는 배구팬, 관계자의 염원을, 단지 감나무 밑에 서서 입 벌리고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듯 몇몇 기업에 매달리는 수동적 자세로 일관하기보단, 배구를 하길 원하는 사람과 팀들에게 기회를 주며, 장기적으로 그들이 기업들에 가치를 인정받아 스폰서를 얻어 프로와 동등하게 뛸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해줄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는 측면에서 아마추어팀의 추가가 V리그의 경쟁력에 도움이 될 수 있어 보인다.

사실 한국전력과 상무를 V리그에서 제외하자는 의견은 지난 시즌 후반 일부 프로팀에서 흘러나온 말이기도 하다.

한국전력과 상무와의 경기에서 얻는 승이 애초부터 과장되어있기 때문에 사실상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경쟁 환경이 다른 프로와 아마추어팀을 같은 틀에다 넣고 억지로 경쟁시켜서 얻는 경기력이나 흥행 이득이 전무한 프로의 입장도 그렇지만, 무리한 경쟁에 휘말린 아마추어팀의 경기력 보호와 책임감에 대해서 프로 4개팀과 KOVO사무국이 무관심한 대처를 보이는 것은 아마추어팀에 대한 지나친 처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한국전력과 상무가 어느 날 갑자기 관련법개정을 통해 전력강화를 노릴 수 있는 환경이 되더라도 근본적인 것은 바뀌지 않으며, 그들이 아마추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프로의 세계는 가혹하고 냉철하다. 원치 않게 던져진 그들의 사정을 무시한 채 당장 내 팀의 승리만을 바라는 마음이 있는한, 여전히 한국 배구의 근간을 이루는 아마추어 배구의 발전, 나아가 한국 배구 전체의 발전은 이기주의라는 벽에 부딪혀 무너지고 말 것이다.

[사진 (C) 한국배구협회]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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