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7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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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 V] 브라질 배구를 통해 배워야 할 것들. - 2.

기사입력 2007.11.28 10:48 / 기사수정 2007.11.28 10:48

편집부 기자

        

  
(지난 5월 천안 유관순 체육관에서 있었던 월드리그 때 한국과 브라질 선수들.)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현재 러시아나 미국, 그리고 이탈리아와 스페인 같은 강팀들이 브라질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부분은 조직력과 스피드, 그리고 기술적인 면에 있습니다.

  히카르도 세터를 필두로 한 빠른 플레이는 브라질 배구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위력적인 C퀵과 중앙 시간차 후위공격은 좀처럼 막을 수 없는 브라질의 주무기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빠르고 상대방을 교란시키는 플레이를 완성하려면 탄탄하게 다져진 조직력이 우선적으로 갖춰져야 합니다.

  베르나르도 레젠데감독은 우수한 선수진을 최대한으로 활용해서 상대팀이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공격루트를 완성해 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격이 가능하게 하는 서브리시브와 수력도 한층 보완했습니다. 리베로인 세르지오를 비롯해 공격의 신이자 수비의 신인 지바를 비롯해서 같은 레프트 포지션의 단테와 백업 멤버인 무릴료도 서브리시브와 수비력이 좋은 선수들입니다.

  여기에 하나의 예술 작품을 보는 것처럼 감탄스러운 플레이를 완성해 가는 히카르도 세터의 토스는 그야말로 브라질 배구의 백미입니다. 어느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며 상대편 수비수들과 블로커들을 교란시키는 그의 능수능란한 볼 배급은 정말 탁월합니다. 이번 대회에는 히카르도가 참여하지 않았지만 대신해서 주전세터로 뛰고 있는 마르첼로도 훌륭한 세터임은 틀림없습니다.

  마르첼로가 히카르도만큼 탁월한 세터는 아니지만 기존에 브라질 팀이 장점으로 가지고 있던 빠르고 다양한 플레이는 여전히 마르첼로 세터를 통해 재현되고 있습니다. 서브-리시브-토스-공격-블로킹-리시브-이단연결로 이루어지는 배구의 과정 중 어느 부분도 미숙하게 진행되지 않는 것이 바로 브라질 배구의 특징입니다.

  이번 월드컵 대회에서 현재까지 무패를 달리고 있는 러시아 팀과 이에 도전하는 미국 팀을 보자면 모두 높이와 파워, 블로킹과 서브에서 세계 최고의 기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이런 강점에 그들보다 한수 더 뛰어난 수비력을 갖췄으며 이것을 기반으로 다양하기 그지없는 공격라인을 만들었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움직임까지 곁들어서 최고의 조직력을 완성해 냈습니다.

  이런 구조를 가진 팀이라면 제 아무리 세계에서 가장 높고 위력적인 공격을 구사하는 러시아도 넘을 수 없는 산으로 존재합니다. 지난 7월 17일에 벌어진 2007 월드리그 결승전에서 맞붙은 브라질과 러시아의 경기를 보면 파워와 높이에서 최고의 강점을 보이는 러시아보다 배구의 모든 요소가 결합된 조직력을 가진 브라질이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들이 속속들이 나타납니다.

  이렇게 높이와 파워, 그리고 신체적인 능력에서 탁월한 선수들이 배구의 기본기에 충실하며 스피드를 가미한 조직적인 플레이를 습득한다는 점은 정말로 한국 팀이 본받을 사항입니다. 현재 브라질이 추구하는 배구는 오히려 높이와 파워가 떨어지는 한국팀이 구사해야하는 배구입니다.

  배구의 모든 부분을 중요시 생각하며 협력 플레이를 펼치는 점에 중점을 둬야합니다. 그리고 대표팀과 한국의 프로팀들이 이런 형태로 발전해야겠지만 무엇보다 현재 자라나는 유망주들을 공격만 잘하고 수비는 못하는 그런 반쪽짜리 선수들로 키워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조직력이 강한 이상적인 팀을 완성시키려면 그런 팀의 구성원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을 육성시켜야 합니다. 한국 대표팀의 신장이 많이 좋아졌다고 만족하기 보다는 오히려 우리보다 작은 브라질 팀이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는지를 유념해야 합니다.

  한국의 기대주인 김요한과 문성민, 박준범, 신영수 그리고 김학민 등은 모두 수비와 서브리시브에 약하고 조직적인 배구를 추구하는데 있어서 창의적이지 못한 플레이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은 정말로 한국배구 지도에 대한 반성이 뒤따라야하며 앞으로 국제적인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선 단순히 공격력만 좋아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배구의 모든 기초를 습득하고 이해하는 기본기가 다져져야 합니다. 또한, 단조로운 구조의 배구가 아닌 토털적인 조직력의 배구를 습득하고 실행할 수 있는 그런 선수로 성장해야 합니다. 

  500개의 클럽 팀에 배구선수만 무려 1만 명이 넘는 브라질과 남자 4개 여자 5개의 프로팀이 존재하는 한국이 비교되는 것은 무리가 많이 따르지만 최소한 미래에 한국 배구를 짊어지고 갈 유망주들이 반쪽짜리 선수가 아닌 다양한 플레이를 펼치고 그런 선수들이 모여 조직력이 넘치는 그런 배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완성시키는 것이 한국 배구 지도계의 임무일 것입니다.


 <사진 = 대한배구협회>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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