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최진실 기자] 보이콧부터 태풍까지 바람 잘 날 없었던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강수연 집행위원장의 활약이 빛났다.
6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에서는 배우 설경구와 한효주의 사회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식이 열렸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2014년 영화 '다이빙벨'의 외압 논란 등으로 진통을 겪으며 영화 단체의 보이콧과 함께 반쪽짜리 영화제라는 상처를 피할 수 없었다.
이와 더불어 레드카펫에는 설경구와 한효주를 비롯해 안성기, 박소담, 한예리, 김의성, 조민수, 배종옥, 예지원, 샤이니 민호(최민호), 이엘 등 배우들과 임권택 감독, 곽경택 감독, 김기덕 감독 등이 참석했지만 예년에 비한 스타들의 부재는 어쩔 수 없었다.
게다가 개막식을 앞둔 지난 5일 제18호 태풍 차바(CHABA)의 북상으로 부산, 울산 지역이 큰 피해를 입고 야외 행사가 진행되는 해운대 비프빌리지도 타격을 입었다. 이에 비프빌리지에서 예정된 행사는 영화의 전당으로 변경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강수연의 활약은 돋보였다. 강수연은 레드카펫 행사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행사를 진행하며 다들 어려움을 겪었지만 특히 올해 여러 일이 많았다"며 "부산국제영화제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시간 동안 걱정을 끼친 만큼 영화제 본연의 자세로, 영화의 축제로, 관객과 함께 할 수 있는 영화제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강수연은 블랙 드레스를 입고 우아한 모습을 선보임과 더불어 사회를 맡은 후배 한효주를 환한 미소로 다독여주는 모습으로 영화제의 안방마님 다운 면모를 보였다.
강수연은 개막식에서 직접 개막작 '춘몽'(감독 장률)을 소개하기도 했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유려한 말솜씨를 선보였으며 "춥고 힘들었던 겨울, 다 떨쳐버리고 따뜻하고 행복한 봄을 품으시길 바란다"는 영화와 영화제를 아우르는 메시지를 전했다.
개막식 전 열린 개막작 '춘몽' 기자간담회에서도 강수연의 진가는 입증됐다. 강수연은 '춘몽'에서 배우로서의 면모를 보인 양익준, 윤종빈, 박정범 감독에 대해 "한국의 좋은 영화를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는 대단한 감독들이다"며 "세 감독의 연기를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는 것이 개인적으로도 행복한 일이다"고 칭찬했다.
또한 강수연은 세 감독의 대표작을 합한 이름으로 "'용서 받지 못한 자 똥파리로 산다'라는 제목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개막작 기자간담회에서도 한예리, 이주영의 연기력에 대해 칭찬하고 앞으로를 응원하는 따스한 모습을 보여 훈훈함을 더했다.
여러 악재가 겹쳤던 부산국제영화제의 첫 시작을 알렸던 개막작 기자회견에서 강수연은 다소 무거울 수 있었던 분위기를 특유의 미소와 센스로 이끌어 나갔다. 예년과는 확연히 다른 부산국제영화제의 분위기였지만 데뷔 45년 강수연의 내공은 더욱 빛날 수 있었다.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15일까지 열흘 간 CGV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드, 소향씨어터 센텀시티, 영화의전당 등 5개 극장 34개 스크린에서 월드 프리미어 96편(장편 66편, 단편 30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27편(장편 25편, 단편 2편) 등 69개국에서 초청된 총 301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개막작은 장률 감독의 '춘몽', 폐막작은 이라크 출신 후세인 하산 감독의 '검은 바람'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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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