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1년 만에 취재진 앞에 선 정형돈은 조심스럽지만 당당했고, 진중했지만 위트를 잊지 않았다. 신발 뒤축을 꺾어 신는 그의 습관까지 그대로, 정형돈이 돌아왔다.
방송인 정형돈은 21일 오전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 녹화를 위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스튜디오를 찾았다. 지난 11월 이후 약 1년 여 만에 공식 일정을 소화하는 정형돈은 취재진을 피하지 않고 현재 심경과 아픈 손가락인 MBC '무한도전'에 대해 솔직하고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녹화에 들어가기 전 정형돈은 "(불안 장애는)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약도 많이 줄였다"고 했다. 그는 복귀 후 처음 '주간아이돌' 녹화에 임하는 소감으로 "'오늘 녹화를 하는 게 맞나'하는 생각이 든다. 어제 잠을 못 잘 정도로 굉장히 떨린다"고 털어놓았다. 정형돈은 복귀 프로그램으로 '주간아이돌'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 "아무래도 내가 잘 돌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닐까 한다. 심리적으로 부담이 덜한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무한도전' 하차와 관련해서도 "많은 분이 기다려줬는데 그릇이 작다 보니까 이렇게 됐다. 죄송하다. 그리고 열심히 응원하겠다.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자신을 믿고 기다려준 '무한도전' 팬들을 향한 고마움과 미안함이 드러났다. 또 정형돈의 복귀를 둘러싼 부정적인 여론 또한 알고 있는 듯한 답변이었다.
정형돈은 '주간아이돌'로 방송 복귀에 시동을 걸었고, 배우 신현준이 제작하는 웹영화를 통해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한다. 또 22일에는 '형돈이와 대준이'로 신곡 '결정'을 발표한다. 정형돈이 직접 작사한 곡으로 알려져 더욱 눈길을 끈다. 일부 대중은 정형돈을 기다리고 응원해준 '무한도전'에 복귀하지 않는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대다수 팬들은 정형돈의 결정과 새로운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푸근한 웃음과 소탈한 매력을 그대로 간직한 채 팬들 곁에 돌아온 정형돈이 당면한 과제는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휴식기 전과 다를 바 없이 운동화 뒤축을 꺾어 신은 모습처럼, '4대천왕' 정형돈의 '미친 존재감'을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정형돈이 이날 녹화한 '주간아이돌'은 오는 10월 5일 오후 6시 볼 수 있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